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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útbol

클린스만 이야기

마요 2024.02.04 22:20:08 · 1812 views

요새 종종 여기저기서 클린스만과 안첼로티 얘기도 들려오고 어떤 분이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어보셔서 부족한대로 잡글한번 끄적여 봅니다. 

뭐 감독이 가져야 할 능력이나 소양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좀 좁혀서 봤을 때 감독의 전술이 어떻게 구현되느냐는 대개 3개의 과정을 거친다고 봅니다.

1. 감독이 전술적 철학이나 지향점이 있는가

2. 그리고 그 감독의 전술적 철학이나 지향점을 선수들에게 잘 적용시키는가.

3. 그리고 그러한 전술이 결과를 내는가

- 1에 관하여

감독이라면 아마 누구나가 갖고 있는 거겠죠. 이게 없는 감독이 있을리가요. 단순히 433 442 같은 포메이션 놀음보다도 어떠한 전술적 지향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점유를 기본으로 하고 상대를 억누르길 원하는지. 아니면 점유는 좀 내주더라도 역습을 주로 삼을 것인지. 선수의 개성을 살릴 것인지, 혹은 보다 조직적인 축구를 원하는지. 이는 감독의 철학에 달려 있는 것이기도 하고 팀의 상황에 달린 일이기도 합니다.

- 2에 관하여

여기서 수많은 입만 산 감독들이 탈락합니다.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감독들이 명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감독이라고 봐요. 게리 네빌, 폴 스콜스, 피를로...등등이 좋은 예가 됩니다. 머릿속에는 펩 조차 아래로 깔 정도의 전술적 지식이 들어있다고 해도 이를 선수들의 플레이에 녹여내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일이겠죠.

- 3에 관하여

사실 1,2만 제대로 해도 좋은 감독이라고 봐요. 다만, 감독이라면 3에 대한 무게감을 지울 수가 없겠습니다. 결국 축구는 단순히 바라보고 감상하는 예술이 아니라 승부를 가리고 타이틀을 차지하는 팀 게임이고, 이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것이 감독일테니까요.


클린스만

먼저 대전제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클린스만에게 원하는 것이 아시안컵 타이틀인지, 아니면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인지, 혹은 축구대표팀의 능력을 신장시킴과 동시에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원하는 것인지. 저는 솔직히 제일 후자라고 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클린스만이 잘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클린스만이 지향하는 축구가 솔직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략 7-8경기 제대로 본 것 같은데 정말 진짜 잘 모르겠어요. 취임회견에서는 공격축구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지금의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이겨나가는 과정이 공격축구인지 혹은 그 공격축구를 위해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별예선에서 보여준 것이 과연 공격축구인지 .실점이 많다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쓰리백을 쓰는 것이 공격축구의 일부분인 것인지. 과연 아시아에서 4강 안에 든다는 팀이 사우디 상대로 그런 축구를 하는 것이 맞는 건지. 저는 도저히 이 모순을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제게 클린스만은 전술에 있어서 1도 좀 애매모호 하고, 2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쓰리백도 사실 그 전에 연습한것도 아니고, 아시안컵 토너먼트를 치르다가 도입했다는 말도 솔직히 좀 이건 아니다 싶긴 해요. 제가 어거지로 찾은 장점 하나는 그래도 선수보고 못한다고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 하나 더 하자면 적어도 아직까지는 팀 분위기가 망은 아니라는 것 정도(이게 클린스만의 공인지는 의문이 듭니다만)

결국 클린스만에겐 3만이 남아 있습니다. 어찌됐건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건 대단히 큰 성과일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클린스만을 아시안컵 까지만 보고 쓰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한국이 떨어지면 좋겠다는 식의 말엔 동의하진 않습니다. 클린스만 자르기 위해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이 아시안컵 우승을 못하기 바라지 않아요. 다만, 지나치게 결과론에 치우쳐 과정을 미화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몽규의 일방적인 독단과 이해가 가지 않는 행정을 욕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거지요. 저 사람이 회장 하면서 월드컵도 16강가고 했잖아요. 

안첼로티와의 비교

안첼로티가 특히 무전술 '해줘' 축구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안첼로티에겐 대단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안첼로티가 선수의 자유도를 높게 주고, 그 선수가 잘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맞아요. 최소한 그 정도는 마련을 해주고 선수가 날뛸 수있게 합니다. 그 정도는 해야 비교가 가능하단 소리에요.

자,  클린스만의 경우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보이던가요?

손흥민이 잘 뛸 수 있게 최적의 포지션에서 뛰게 함과 동시에 손흥민을 받쳐주기 위한 개인전술 혹은 팀 전술적인 배려가 있던가요? 아니면 이강인이 잘 뛸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가 눈에 보이던가요? 아쉽게도 제 눈엔 그런게 잘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안첼로티는 제가 말한 1, 2, 3을 다 구현해 낸 감독입니다. 아 솔직히 클린스만과 안첼로티가 비교되는 건 모욕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클린스만이야말로 진정한 해줘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안첼로티는 해줘축구의 사짜에 가깝고ㅎㅎ

벤투와의 비교

전 벤투는 소임을 다했다고 봐요. 그래서 굳이 클린스만과 비교할 이유가 없단 생각입니다. 벤투가 UAE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못낸다 한들, 그것이 벤투가 우리나라에 와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대표팀을 잘 이끌고 월드컵 16강 간 것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올려치길 원하지도 않아요. 16강에서 브라질 전은 솔직히 기대이하긴 했어요. 다만 과정과 지향점은 상대적으로 명확했고, 우리 팀도 그러한 전술적 명확함을 바탕으로 우루과이전 가나전, 포르투갈 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클린스만

전성기의 마지막을 달리는 손흥민, 전성기를 구가하는 김민재, 전성기의 초입에 들어선 이강인. 엄격하게 봐도 한국 축구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중 3명을 달고 클린스만이 하고자 하는 축구가 무엇일지. 또 어떠한 지향점을 갖고 어떻게 한국 축구를 발전시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지. 좋은 과정이 있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필연은 아니지만 적어도 '확률'은 높여준다고 생각해요. 지나온 과정과 지금의 상황을 보자면 전 기대와는 별론으로 예측을 하자면 솔직히 회의적이긴 합니다. 국대 축구 나름의 특이성과 어려움을 감안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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