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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24-25 27라운드 라요전 단상.

마요 2025.03.10 10:41 조회 5,009 추천 4

1.

안첼로티가 결국 우승트로피로 평가받았을 때 좋은 감독이라고 한다면,

보드진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이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요.

"원하는 대로 영입안해줬어도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들의 영입방침이 틀리지 않았다,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지 않았다. 라는 것.

센터백 영입안해줬어도, 풀백영입안해줬어도, 9번 영입안해줬어도

거봐 잘 돌아가잖아. "

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생각에 동조한다는게 아니라, 결과주의로 가자면 이런 해석도 나올 수 있단 이야기.


2.

라요의 압박이 그렇게 거세다 할 것이 아니었음에도 많이 헤멨습니다. 양풀백들은 전방에 공을 전달하기 힘겨워했고, 무엇보다도 이런 국면에서 그간 실마리를 잘 풀어주었던 벨링엄의 부진이 꽤나 뼈아팠습니다. 뒤쪽에서 들어오는 수비에 이렇게 경계없이 공을 내줬던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덩달아 벨링엄을 신뢰하고 있던 중원-풀백진들이 모두 흔들려버렸죠.

추아메니가 무쌍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원은 힘겨웠습니다. 공을 쥐었을때의 모드리치는 그래도 볼만하지만 공이 없을때의 저지력은 영 시원찮기에. 빌드업의 난맥을 깨닿고 모드리치가 후방으로 오고나서부터는 전방과 미들이하가 거의 분리되어버렸습니다.

라센쇼는 볼을 방출할 때 미묘한 딜레이가 있고, 선택지가 늘 최선이다 싶진 않습니다. 딜레이가 있다 보니 상대가 달려들 때 선택이 늦는 경우가 있는데, 충분히 고민하고 볼을 정확하게 방출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듯 상대 압박이 들어올때에는 선택을 빨리 가져가는게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선택지의 아쉬움은 결국 축구력이 여물어야 하는 일이라. 암튼 그러한 플레이가 빨리 몸에 익기를.

상대가 특별히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선수가 없다 보니 알라바가 수비에서는 그럭저럭 역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킥감각은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정확도의 문제도 그렇고, 누구에게 주어야 하는지, 언제 주어야 하는지의 선택지의 문제도 그렇습니다. 빌드업에 도움이 된다는 선수가 아직 이 정도라는 건 못내 아쉽습니다.

3. 프란이야기

축구를 쉽고 재미있게 하려면, 아군 선수를 신뢰하고, 최적의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최적의 순간에 공을 건네주며 전방으로 향해야 합니다. 프란이 무작정 뛴다는 비판도 아예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위치에 있는 프란에게 공은 적절하게 투입되고 있는지, 그리고 프란이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았을 때 아군 선수들도 좋은 위치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남습니다.

줘봤자 별거 없다. 란 생각도 들 수 있는데, 그렇게 까지 프란에게 적절하게 공을 그동안 주었는지도 의문이고, 견제 당하는 선수가 상대를 끌어들인 후 견제를 덜받는 선수에게 공을 내주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것은 모든 공을 가지고 하는 팀스포츠의 기초이고 기본입니다. 농구에서야 '신명호는 놔두라고' 라고 할 수 있지만, 축구는 경기내내 몇번 안되는 찬스를 골로 만들어야 하는 스포츠고 이런식으로 아군을 활용하지 않고 무시하는 건 비효율의 극치라는 이야기죠.

그렇다고 해서 프란이 뭐 이팀의 레귤러감이냐 라고 하면 솔직히 말하면 좀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합니다. 아니 냉정하게 말하자면 후보가 최대한의 깜냥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은 차치하고서라도 최대한 잘 써먹어야 한다는 이야기. 비니시우스가 무쌍 찍는게 더 낫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팀 스포츠가 그런식으로 굴러가는게 맞나. 싶은. 감독이 전술적으로 뭔갈 더 만져주고 요구할 수 있어 보이는데 말이죠. 빌드업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소위 강팀이라는 팀들 중에 작금의 우리팀만큼 풀백진들이 공격에 기여 못하는 팀이 있나 싶어요.

4. 비니시우스

현역시절 호날두(아, 아직 현역이구나 암튼)에게 아쉬웠던 것은 골에 대한 비교적 과도한 집착이죠. 물론 호날두는 그만큼의 아쉬움을 경기당 1골로 보답하면서 비효율얘기가 나오지 않게 만들긴 했지만서도, 분명 보다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줄 수 있는 시야와 능력이 있음에도 1옵션이 본인의 슈팅이라는 게 늘 조금씩 아쉬움을 남기긴 했어요.

비니시우스는 제게 슬램덩크 만화의 강백호와 같은 선수. 항상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어제 득점 장면 직전만에도 전 혼자서 욕을 중얼거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다시 돌아와서 상대를 제끼고 골을 넣을 줄이야. but...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갈락티코 시절 피구가 레알에 와서 안좋아진 부분이 개인기를 좀 많이 부리고, 접는 동작이 조금 과도했다는 점. 그래서 뭐랄까 크로스나 패스타이밍이 좀 안좋아졌거든요. 저는 이게 개인기에 있어서 당대 원투톱을 달리던 지단과 호나우두에 대한 의식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라 보지만. 비니시우스도 뭔갈 보여주고 싶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몇번을 얘기했지만, 좋은 패스는 최대한 빠르게 받는 사람이 원하는 순간에 정확하게 주는 것. 본인이 주고 싶은 타이밍에 주는게 아니라요. 어차피 상대들은 비니시우스를 약발-엔드라인 쪽으로 몰아붙이는데 전진이 된다고 그걸 거기까지 끌고 들어가는 동안 페널티 에어리어 안팎에 자리잡는 아군 선수들은 베스트 포지션을 잃고 헤메게 됩니다. 비니시우스가 돌파하고 패스를 넣는 다 해도 상대 수비수들은 이미 제대로 포지셔닝을 할 시간을 번 상태구요. 이에 대해 좀 본인도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시금 강조하는 건, 공격 기회의 소중함입니다. 특히, 우리팀은 압박과 역압박을 통한 볼탈취가 부실한 팀이므로 상대에게 리드를 내줬을 때에 그 공을 따내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선제골이 그 어느팀보다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팀입니다. 모쪼록 집중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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