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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24-25시즌 26라운드 베티스전 단상.

마요 2025.03.02 16:49 조회 4,381 추천 2

후일 돌이켜봤을때 가장 뼈아플 수 있는 경기.

1.

선발라인업의 센터백 2명은 다 부상 이슈가 있는 선수들입니다. 젊고 팔팔한 아센시오를 굳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이유가 있을지. 게다가 악천후라 피지컬이 후달리는 선수일수록 고생하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멘탈 이슈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안첼로티가 그렇게 멘탈을 잘 보살피는 감독이었나 싶네요. 비니시우스가 인종차별에 시달릴때에도 딱히 선발에서 제외한 일은 없었는데 말이죠. 

아센시오의 기량에 문제가 있다면 모르겠거니와 상당히 증명된 상황에서 1년 반을 쉬다온 선수를 그래도 주전이었답시고 꾸역꾸역 선발로 낼 필요가 있었나. PK를 내주는 상황에서 무작정 튀어나가 파울로도 끊지못한 판단력(알라바), 그리고 그닥 빠르지 않은 베티스 선수를 잡지 못하는 주력(뤼디거). 아센시오가 선발이었다면 과연 PK를 내줬을지. 

맨시티전 이후 부터 무슨 자신감이 붙었는지 모르겠는데, 로렌을 후보로도 불러올리지 않더군요. 이 스쿼드 그대로 시즌 끝까지 가겠다는 생각으로 보이는데 솔직히 생각을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바스케스의 현재 기량을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제 아무리 발베르데를 향후 RB로 기용한다 할지라도 포지션에 맞는 백업 선수 하나가 필요한데, 아센시오라는 좋은 사례가 있음에도 하코보 라몬 사례를 들어서(뇌피셜) 1군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빠르게 손절할 이유가 있는지를 정말 모르겠어요. 헌신과 고민과 열정이 부족한 건 오히려 안첼로티 본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전방압박 체계도 제대로 못만들면서 압박 얘기를 하는 건 솔직히 좀 이해가 안가요. 제대로 체계를 만들었는데 선수들이 수행을 못하고 있는 거라면 선수 문제겠지만 그렇게 생각되지가 않습니다. 

전방투톱이 키퍼랑 선수 하나를 잡고 있어도 좌중우 3방향 중 2방향 밖에 커버가 되지 않습니다. 상대를 전면적으로 압박을 하려면 좌우윙을 모두 밀어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중앙이 비잖아요. 중앙으로 삼각패스를 돌릴 줄 아는 빌드업이 가능한 팀이라면 우리팀의 압박을 쉽게 벗어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우리 중앙도 밀어올리라고요? 적당히 압박을 가하고 442 블록을 구성하라는게 안첼로티의 요구잖아요. 어느 장단에 춤을 맞춰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죠. 압박을 하기위해 앞으로 나간 브라힘이나 호드리구가 상대가 쉽게 압박을 벗어난 후에 442블록을 형성하기 위해 자리를 찾아가는 셔틀런 노가다를 계속 수행하는 건 솔직히 얼차려에 가깝습니다.

전방압박 못하는 거야 알고 있으니 탈압박 빌드업 체계라도 이쁘게 만들라고 요구하지만 사실상 몇년 째 대답없는, 불가능한 요구죠. 결국 선수의 퀄리티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데, 그 선수가 빠져버리니 답이 없습니다. 그나마 투볼란테 구성으로 세바요스를 중용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찾았지만, 세바요스가 없어지니 다시 원상복귀가 되었네요.

바스케스-멘디 이 양 풀백들이 압박을 풀어낼 역량도 없고, 전방으로 볼을 차낼 역량도 없으니 결국 센터백이나 GK에 떠넘기고 이들도 압박을 털어내기가 힘겹다 보니 전방으로 뻥뻥...차라리 세컨볼을 따내기 위한 포지셔닝이라도 잡아줬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보니 다 상대에게 뺏겨버리죠. 솔직히 말하면 수준 차가 나버린 경기였습니다. 악천후도 한몫했지만.

좌측의 경우 벨링엄이 있을때에는 벨링엄이 후방으로 빌드업에 가담하며 이걸 풀어냈는데, 브라힘이 못한 건지 브라힘에게 지시를 안한건지 잘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우측의 모드리치-바스케스라인은 한 두번 뚫어내다가도 서로를 신뢰(?) 할 수 없어서인지 이후에는 계속 베티스의 피지컬에 밀려났고요. 하다못해 호드리구가 내려와서 빌드업을 돕다보니 전방의 무게감이 떨어져 버렸죠.

라리가 중위권 팀도 할 수 있는 전방압박 그리고 탈압박 빌드업 체계가 없는 팀이 바로 우리팀입니다. 이걸 선수 역량으로 숨기고 혹은 눌러왔지만, 몇몇 선수가 빠져버리면 바로 티가 나 버리죠. 질만한 팀이 진거라 봅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팀들은 이걸 알고 있죠. 당장에 플릭이 이걸 알고 호구 잡고 우리팀을 잡아먹은 거고.

3.

음바페는 이빨을 뽑은 후유증인지 날카로움이 아쉬웠습니다. 비니시우스의 경우 상대가 돌파를 엔드라인쪽으로 유인하는데, 그게 돌파가 된 거라 생각하고 신난다고 구석으로 가버리는 것 까지는 좋다고 해도,  패스 타이밍도 크로스 타이밍도 놓쳐버리면 기회가 생성이 될 수가 없습니다. 공간이 나지 않는다 싶을 때에는 빨리 회전을 시켜줘야 해요. 에이스가 이렇게 공격을 계속 실패하고 미스가 나오면 안됩니다.

귈레르와 엔드릭은 뭐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귈레르에 대해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닌데, 제대로 된 지시를 받고 경기장에 투입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마빙가도 마찬가지고요. 엔드릭은 급할수록 좀 돌아가는...그런 면모가 필요하다 싶었는데 아쉽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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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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