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가대표팀 단상.
1.
브라질이 최근 A매치가 좋지 않긴 한데 강팀 원정이 많다는 건 어느정도 감안을 하긴 해야 합니다. 비니시우스 엔드릭 호드리구 밀리탕 등이 있어서 브라질 국가대표 경기는 계속 팔로업을 하고 있긴 한데...
네이션스리그 이후로 친선전 마저 없어진 이후 남미와 유럽 사이의 축구 수준이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알길이 없습니다. 다만 클럽 축구 수준으로 격차가 나지 않는 건 확실합니다.
주요 특징은 뭐랄까, 굉장히 거칠고 신경질적이라는 것. 게다가 홈팀 응원이 열광적이라서 어떤 강팀도 원정에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최근 분위기가 좋은팀은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콜롬비아는 회광반조중인 하메스 외 다른 친구들도 제 기량을 보이며 매력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는 비엘사 체제 이후 세대 교체에 성공하며 폼을 끌어올리고 있지요.
2.
브라질은 안첼로티에 매달리다가 망했습니다. 이것 자체가 브라질 축협이 제대로 된 일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임시감독체제로 멸망테크를 걷다가 간신히 도리발 감독을 임명했는데, 이 양반이 상당한 저니맨 감독이라 평가가 많이 엇갈립니다. 내내 브라질 내에서만 일을 해서 브라질 선수들 파악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고, 경험이 풍부하긴 하지만 전술을 잘 쓰는 감독인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있지요. 코파에서 강팀 우루과이한테 지긴했지만 상대가 1명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모가지를 자를 법했으나 부임한지 얼마 안된 덕을 봤고요.
암튼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중인데, 기본적으로는 433을 씁니다. 키퍼와 센터백 라인은 모자람이 없는데 좌우 풀백은 영 아쉽습니다. 불가사의하게도 리더십이 있는지 유벤투스와 브라질의 주장을 맡고 있는 다닐루가 우풀백으로 주로 나오고 좌풀백은 아틀레치구 미네이루의 아라나가 나오는데 다닐루는 멘디수준으로 공격이 거세된 상황이고 아라나는 이도저도 아닙니다. 아마 가장 골머리를 앓을 포지션 중 하나.
미드필더의 파케타와 기마랑이스는 자리를 확실히 잡고 있는데 나머지 하나, 보통은 좌중미로 나오는 이 한 자리가 누굴써도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입니다. 비니 쪽으로 볼 전개가 아쉬운 것도 이 자리의 아쉬움이 한몫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나마 파케타는 호드리구랑 합이 좀 맞는 편인데...
공격수는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가 고정된 가운데 나머지 하나를 9번 혹은 우윙으로 기용하며 호드리구 포지션이 변경됩니다. 파라과이전에선 엔드릭을 9번으로, 호드리구를 우윙으로 기용했습니다. 결국 9번과 우윙을 어케 할지가 관건이라고 보여집니다.(우리랑 비슷한데;;;)
3. 파라과이전
사실 엔드릭의 중앙 9번 기용이 굉장히 파멸적? 이었습니다;;; 비니시우스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들이 많은데, 사실 젤 눈에 안띈건 엔드릭이죠. 엔드릭은 fotmob 평점 5.6을 찍으며 잠수했습니다.(비닐은 6.1, 호구는 6.9) 슈팅을 한번도 못때렸나 한번 때렸나 그럴겁니다. 속도는 되게 빠르다는 느낌인데(비니만큼 빠르지 않나 합니다;;), 뭔가 움직임이 아직 잡혀있지 않다는 생각. 공격진영을 그저 헤메고 다니지 않았나.
다만 엔드릭의 편을 들어주자면, 점유만 높고 공격으로 공이 전개되지가 않았어요. 그나마 파케타나 호드리구가 공을 잡았을 때에 뭔가 될랑말랑했지(제대로 되지도 않았음), 공 돌아가는게 뻑뻑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파라과이는 브라질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정말 거칠게 몰아붙였고 거기서 에너지 낭비가 심했습니다. 비니시우스 견제도 확실하게 해서 빠른 선수 1명이 달라붙고 동시에 1명이 뒤에서 커버가 들어왔습니다. 돌파가 되는 장면이 경기를 통틀어 두어장면 있었나...제 아무리 비니시우스가 빨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좌풀백 아라나가 멘디보단 공격력이 낫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니시우스랑 유려하게 연계가 되진 않았고, 좌중미는 브라질의 숙제로 계속 남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중원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되게 좋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이고 이걸 어떻게 할지가 사실 9번을 누굴 쓰느냐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윙으로 나온 루이스 엔리케도 나쁘지 않았고, 레알과는 달리 거기엔 하피냐, 사비우 등 좋은 인재가 많은 만큼 호드리구를 굳이 우윙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9번으로 쓰등가 아니면 아예 빼는 것도 방법 같고, 굳이 호드리구를 쓰고 싶다면 4231혹은 4411같은 형태로 쓰는게 훨씬 더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대신 양 윙들의 수비가담이 많아져야만 하겠죠.
4.
비니시우스의 비판이 많은데, 경기를 보다보면 브라질 자체가 아직 제대로 체계가 안잡혀있다는게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브라질이 국가대표팀은 되게 밋밋하고 재미없는 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국가대표랑 클럽에서의 선수를 어떻게 쓰느냐는 조금 접근방식이 다른 것 같습니다. 수준을 떠나서, 국가대표팀은 보다 다양한 선수를 폭넓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뭐가 됐든, 이 사이에서 균형점을 잘 찾질 못한다면 비니시우스에게도 불행한 일이 될테고, 브라질도 예년의 명성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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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ud Moon 2024.09.12엔드릭의 거의 첫 선발이었는데, 전반 끝나고 바로 교체되어서 엔드릭 개인으로서는 엄청 아쉬울거 같습니다. 잘 컸으면 좋겠어요. 지금 레알에서는 엔드릭의 자리가 거의 없어보여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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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9.12@Ruud Moon 아직 10대인만큼 길게 봐야죠;;; 브라질 선배들이 잘 케어해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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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2024.09.12비니시우스는 마드리드에서 보여주던 모습을 국대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시도하는데 지구 반바퀴를 도는 먼 여정을 떠나오다보니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 능력을 적극 이용하는 돌파 시도를 하다보니 본인의 장점인 스피드와 체력이 크게 반감되는 게 국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 같아요. 좀 더 동료들을 활용하고 지능적인 플레이에 눈을 뜨지 않는 이상 국대에선 고전을 이어갈 거 같습니다.
엔드릭은 선발로 나와 고전했는데 아직 어린 선수이니 천천히 시간을 들이면서 기회 줘가며 키워나가야겠죠. 국대에서나 마드리드에서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최전방 자리는 요즘 브라이튼에서 잘 나가는 주앙 페드루에게 기회를 줘보는 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호드리구는 국대에서도 여기랑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은 그래도 골은 넣어서 승점 3점을 챙겨준 활약을 하긴 했고 2차전에서도 공격진 선수들 중 그나마 가장 괜찮은 활약 보여줬으니 그 활약을 꾸준히 이어가야겠죠.
이번 9월 경기들에서 브라질의 가장 큰 수확은 안드레의 발견 같습니다. 그동안 6번 자리에 기마랑이스를 써왔었는데 안드레를 그 자리에 쓰면서 기마랑이스를 오른쪽 메짤라로 기용하고 하피냐를 왼쪽 메짤라로 써봤는데 다른 두 선수는 좀 기대 이하였지만 안드레는 수비적으로 단단하고 기본기 괜찮아 보였네요. 적어도 그 전에 도리발 감독이 자기 제자라고 싸고 돌던 주앙 고메스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안드레는 이번에 울브스로 이적했었고 주앙 고메스는 그 전부터 울브스에서 뛰던 선수였는데 이 둘 중에선 안드레가 훨씬 영향력이 좋았네요.
이번에 얀 쿠투가 부상이라서 아예 소집도 못했는데 복귀하게 된다면 또 하나의 선택지일 것이고 하피냐가 경고 누적으로 첫번째 경기를 못 뛰는 상황이어서 아예 소집을 안했더라고요. 요즘 하피냐의 폼이 매우 좋아서 하피냐를 기용하면서 파케타를 빼는 방식으로 4-2-3-1 포메이션도 한번 써봤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파케타가 웨스트햄에서도 국대에서도 썩 폼이 좋아보이진 않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9.12@San Iker 비니는 축구를 조금 더 편하게 했으면 합니다. 일단 발롱부터 받고 마음의 여유를 찾았으면 해요. 아직 이룬것보다 이룰게 더 많은 친구라.
확실히 주앙 고메스 보다는 안드레가 좋은데 뭔가 보다 창의적인 선수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케타가 그런 면모가 있지 않나 싶었는데 왠걸 좀 더 하드워커? 스러워진. -
LEONBLANC 2024.09.12요즘 브라질 국대는 징가라던지 삼바축구라는 얘기는 이제 꺼내기도 민망한것 같네요.
국대경기까지 다 팔로우도 못하고 개인적으로는 클럽외에 국대에서는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홀란같이 국대가서 부상당할일 별로 없는 나라 태생이였으면 할정도라..
국대자체도 부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진과는 상관없이 경기외적인 이슈로 우리 선수가 입방아에 계속 오르내리는것은 이제 그만 보고싶습니다. 이제는 누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 피로감이 누적되네요.
경기 잘 못할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데 선수나 팬이나 경기 자체만 갖고 얘기하는게 바람직 할것 같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9.12@LEONBLANC 조금만 틈을 보여도 물어뜯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고, 특히 레알은 대다수의 타클럽 팬들이 기회만 엿보는? 팀이죠;; 잘나도 문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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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한 2024.09.12브라질이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브라질리언 스러운 유려함을 갖춘 선수보다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상대방의 중심을 무너트리는 것보다는 단단한 피지컬이 더 눈에 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 간극에서 오는 불협화음이 좀 큰것 같습니다.
특히 미들은 파케타가 전통적인 공미 스타일의 선수로 알고 있었는데, 보기보다 더 하드워커 스타일이라 아무래도 중원 - 공격진 간의 연결이 좀 답답해 보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4.09.12@아르한 저도 파케타가 공미스러운 선수인줄 알았는데 보다 8번스럽더라고요;;;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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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존조셸비 2024.09.14@아르한 오히려 지금 브라질이 피지컬이 예전만큼 안되죠.
카를로스 호돈 히바우두 딩요 아드리아누 다들 기술만 좋은게 아니라 몸으로도 상대팀 선수들 겨냈는데 현재 브라질 선수들은 그게 안되요. -
포코 2024.09.15일단 네이마르가 참 대단했다고 생각듭니다. 어떻게든 멱살잡고 버티게 한건 네이마르 덕이 크긴 했고 일단 브라질은 감독부터 제대로 뽑아야 할듯 하죠. 옆나라 아르헨만 봐도 감독 한명 바뀌고 오히려 기량이 내려간 메시를 잘 활용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팀을 만들어냈고 결과물까지 완벽 그 자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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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의레알 2024.09.25아무리 비니시우스가 지금 잘해도 MSN 시절 네이마르에 비한다면 부족하죠. 솔직히 메날두만 아니었어도 네이마르는 발롱도르를 적어도 한 번은 받았을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