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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슈퍼리그에 관하여

Maecenas 2023.08.30 04:31 조회 7,424 추천 22

1. 슈퍼리그 설명에 들어가기 전 금융 헤게모니에 대하여
여러분도 기억하시다시피 원래 영국은 축구산업에 목숨을 거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축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왜 하게 됐고 왜 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야 그들이 왜 슈퍼리그에 반대하는지 또 다 반대하는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제조업이 쇠퇴한 후 HSBC, 바클레이스, RBS 등으로 유명한 은행과 회계, 보험 등이 유명한 금융 강국입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부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러나 영국의 금융패권은 케인즈가 설계한 브레튼우즈 체제로 60년대 말까지 유지됩니다. 닉슨이 68년에 금태환 정지, 석유 결제를 73년에 달러로만 하면서 금태환 체제에서 아메리카 페트로 달러체제로 됩니다. 여기서 영국 금융은 한번 타격을 받았고 소로스의 공격으로 유로화 합류에 실패합니다. 여기서 영국은 독일 통일과 유로화=마르크화가 되는 광경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99년에 체이스 맨하탄 은행과 JPMorgan이 인수합병 되면서 미국 내 있던 영국계 자본도 더 이상 영국 것이 아닌 상황이 오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서론이고 이제 본론입니다.
07-08년에 발생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09-10년 남유럽 경제 위기 도중에 압도적 2등 자리를 유지했던 영국 금융이 또 다시 한번 타격을 입게 됩니다. 바로 리보 금리와  런던 금시세 조작 사건이죠. 파운드=달러간 환율에 붙는 가산 금리인 리보 금리와 금,은 시세는 런던에서 정했습니다. 이 두 사건에서 런던은 두 권리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것이 영국 금융에 큰 손상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몇 년 뒤에는 은시세 결정 권한도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여기서 EPL의 오랜 스폰서였던 바클레이스와 RBS는 세계구급 은행에서 영국 내 은행으로 전락하고 HSBC는 홍콩으로 헤드쿼터를 옮기게 됩니다.(바클레이스, RBS 서울 지점도 이 때 폐점하죠.)
계속 되는 패배에 영국 금융 귀족들은 묘수를 내게 되는데 이게 과거 영국이 쌓았던 구소련과 제3세계 부자들의 돈을 영국 내 투자할 수 있게 해서 영국은 부족한 유동성을 채우고 카타르, UAE, 러시아 부호들은 가치가 불안정한 자국 내 자산이 아닌 런던 부동산이나 파운드 등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것이죠. 여기서 나온 것 중에 하나가 EPL 구단들입니다. 아브라모비치의 첼시는 90년대 입은 손실을 메꾸기 위한 러시아 호구들인 것이고 10년대 맨시티는 바클레이스와 RBS 땜빵인 것이죠. 영국 금융이 계속 쇠퇴하니 영국 경제가 독일의 산업과 프랑스 금융에 먹힐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해 독일 유로화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옥스브릿지 두뇌와 개도국 호구 자본을 믹스해 최첨단 제조업을 육성해보자 해서 내린 결론이 브렉시트입니다.
브렉시트와 코로나로 축구판에서 EPL 자본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됐던 것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투자심리라는게 본전심리가 있기에 투자자들이 라리가나 베총리가 망쳐놓은 세리에, 축구산업에 노관심인 분데스보다는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영국 레거시도 있는 EPL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겠습니다.
2.  영국의 입장
본론보다 긴 서론이었지만 영국 금융이 2위자리라도 공고했던 00년대까진 올리가르히 돈세탁 용도 정도로만 EPL을 생각했지 커머너들이 즐기는 것으로 돈을 많이 벌어보자는 마인드가 없었습니다. 10년부터 2등 자리를 독일이나 일본에 위협 받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시작한 것 중 하나가 EPL이고 그 때 들어온 상징적 인물이 아부다비와 만수르입니다. 수쿠크라는 이슬람 채권이 있습니다. 이 수쿠크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곳이 런던입니다. 수쿠크를 통해 런던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맨체스터 등 몰락한 지방 도시를 재개발하고 EPL 파이를 키워 1부 리그 연고 도시를 해외자본으로 다시 위대한 브리태니카를 일으켜 보자는 취지입니다. 현재까지는 그 계획이 잘 맞아떨어져 버립니다.
페레스 회장과 미국 최고 존엄인 JPMorgan의 슈퍼리그는 영국 금융 귀족들의 자존심을 긁습니다. 자신들보다 급 낮다고 생각하는 스페인 건설 재벌과 아픈데 계속 때리는 미국 거대 자본과 싸움에서 더 이상 물러나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옛날 신토불이 같은 구호로 로컬이 짱이다라는 미명 하에 반미 갬성과 피레네 이남 놈이 감히라는 이중적 갬성이 제가 보는 슈퍼리그 반대의 본질입니다.
Big 5~6 입장에선 슈퍼리그 하는게 좋죠. 영국 금융보다는 JPMorgan 백이 더 든든하고 돈 더 벌 수 있잖아요.
그러나 EPL 활성화는 영국 금융귀족 뿐만 아니라 집권당인 보수당의 빅 플랜이었고 브렉시트 이후에는 초당적으로 노동당도 동의 하는 바였습니다. 빅클럽도 당장 장사 해야하니 굽히고 들어간 거죠.
슈퍼리그 창설 반대는 어떻게 보면 일반 유럽인들이 느낄 수 있는 영국 금융의 마지막 심리적 보루 같은 느낌입니다.
올 해, 크레디트 스위스가 무너졌고 최근 HSBC가 돈 세탁 이슈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스위스 금융은 더 이상 예전만큼 못하고 영국도 HSBC까지 나락 가면 EPL에 투자했던 중동 자본이 위기감을 느낄 수 있겠죠. 지금 기로에 서 있습니다. 슈퍼리그에 참가해서 유럽 중에선 최대 지분을 요구할 것인가 계속 저항할 것인가?
음바페 사가는 어찌보면 페레스와 켈라이피의 싸움이지만 반 슈퍼리그와 찬 슈퍼리그의 전초전일 수 있습니다.
글이 워낙 길어서 다음에 독일 입장을 쓰고 짧게 프랑스 입장을 쓰면서 2부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긴 의식의 흐름 뇌피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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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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