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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바르셀로나:

세계공식(?) 올타임 레전드 계산 방정식을 알려드립니다.

UXLee 2022.06.02 02:03 조회 5,295 추천 17

시즌이 막 끝난 후 약간의 공백기 동안 축구팬들이 자주 언쟁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직전 시즌의 활약을 업데이트하여, ‘올타임또는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라선 현역 선수들 간의 서열 매기기인데요. 레매에도 보니까 올시즌 좋은 퍼포먼스를 보인 벤제마의 재평가 과정에서 벤제마/레비/수아레즈의 서열 논쟁을 하고 계시더군요.

 

사실 축구 선수 간의 서열 매기기는 당연히 공식국제표준계산법같은 것은 없으며, 각자의 주관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결정되기에 답이 없는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각자의 서열 매김에 있어 약간의 참고 정도는 도움 드리고자, 제가 그동안 적지 않게 축구 관련 정보들을 봐오면서 느낀 그래도 세계의 축잘알(주로 기자, 해설가, 칼럼니스트 등)들이 올타임 레전드를 계산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산출하는지정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게 주관적이라고 해서 아 몰라, 아무튼 손흥민이, 벤제마가 축구 역사상 최고임이러면 그래도 축구 좀 봤다고 하는 곳이라면 어디 가서 좋은 소리는 못 듣고, 그 소속된 커뮤니티도 얕잡아 보일 수 있으니까요.

 

 

일단 올타임 넘버원을 계산할 때 (이건 개별 레전드 선수들 간 우위 계산도 마찬가지) 꽤나 공통적으로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주요 요소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주요할 수 있는 4가지만 말씀드리려는데요.

 

 

1. 호날두는 왜 마라도나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까?

 

첫 번째는 그 선수의 전성기 최고점 퍼포먼스입니다. 쉽게 말해 그 선수가 선수 생활 내내 가~장 잘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잘했냐, 라는 의미인데요. 어떤 분들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지만, 어떤 점에서는 다소 못마땅할 수 있는 게 이 요소와 대척점에 있는 고점의 지속성요소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마라도나를 예로 들어볼게요. 마라도나가 최고점일 때 보여준 퍼포먼스는 올타임 레전드들 중에서도 매우 돋보이는 수준입니다. 나폴리 시절부터 해서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과정에서 개인의 퀄리티로 매우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죠. 하지만 마라도나가 은퇴할 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그 고점을 유지했느냐, 한다면 그건 또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마라도나 정도가 전성기가 짧았냐, 라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지만, 지금 논하는 레벨은 올타임 클래스이니 이 기준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거의 모든 매거진과 칼럼니스트들에게 적어도 올타임 다섯 손가락 안에 매번 들고 있습니다. 사실 여러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라도나가 펠레보다도 높은 순위에 있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이건 마라도나의 최고점 퍼포먼스를 반영한 부분이 분명 적지 않을 겁니다.

 

앞에서 고점의 지속성이 대비되는 요소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요소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마라도나에 대비하여 호날두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호날두 또한 최고점만으로도 올타임 레전드에 뽑힐 수 있는 클래스이지만, 호날두의 가장 큰 퀄리티는 그 누구보다 고점을 오랫동안 유지하는부분입니다. “2~3시즌 반짝이면 뭐하냐, 10시즌 넘게 유지하는 게 더 큰 업적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속성은 올타임 수준의 선수들을 평가하는 요소 중에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런 여러 평가 요소 중에서 가중치를 둔다고 했을 때는 역사적으로 여러 축잘알들은 최고점을 좀 더 중요한 가치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일례로 호날두의 경우 (물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올타임 순위를 평가할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빈도가 마라도나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럼 왜 최고점 퍼포먼스가 가중치가 높냐? 라고 한다면..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아무래도 축구를 보는 원초적 재미에 연관되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축구는 즐거움을 줘야 하고, 그 즐거움은 특정 팬이 아닌 이상 이 선수가 오래가는 것을 봤을 때 느끼는 즐거움보다, 당장 그 경기에서 신선한 인상을 줬을 때 즐거운 것처럼요(ex. 지뉴) 물론 그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죠.

 

 

2. 호날두는 왜 메시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까?

 

두 번째는 컨트롤타워역할입니다. 여기서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능력은 한 90 정도는 플레이메이킹능력이고 10 정도는 리더십능력입니다. 그니까 단순히 표현해, 골만 많이 집어넣는 스코어러보다, 경기 자체를 만들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높게 평가받습니다. 전자의 능력치로 대표적 선수가 게르트 뮐러, 호마리우, 호날두가 있겠고, 후자는 크루이프, 마라도나, 메시가 있겠네요. 아시다시피 후자가 전자보다 보통 올타임 순위가 많이 높습니다. 객관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지표가 축구에서 ’(최근에는 어시스트도)임에도 불구하고, 축잘알들은 평가를 할 때 그 골 수에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이 역시 왜 플레이메이킹이 더 가중치인가?를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선수가 플레이메이킹이 되면 독자적인 전술이 보다 용이하게 생성됩니다. 메시의 티키타카, 크루이프의 토탈사커 등이 예시가 되겠네요. 반면 호날두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부분전술은 수없이 많겠지만, 호날두로 인한(호날두가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새로운 전술적 패러다임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전술적 패러다임은 축구 자체를 발전시킵니다. 굳이 예전 사키, 크루이프 시절까지 가지 않더라도 2010년대 펩의 바르샤 이후로 수많은 패러다임이 생성되었고 지금의 첼시/리버풀/맨시티 경기를 보면 즐거우시잖아요? 축구적 퀄리티와 재미를 높이는 요소라 그런 것 같습니다. 약간 결이 다르긴 한데 리더십의 경우에는 주로 국가대항전에서 성과를 낼 때 얼마나 개인이 리더로서 을 움직였는가를 보는 듯 합니다. 베켄바우어, 크루이프, 지단 등 모두 뛰어난 리더였고, 여기서 메시, 호날두는 조금 평가가 좋지 않죠.

 

사실 이 최고점컨트롤타워는 결국 한준희 옹이 자주 인용하는 ‘Footballer’‘Athlete(운동선수)’를 축잘알들이 어떻게 평가하는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건 축구니까, 좀 더 본질적이고 원초적으로 축구자체를 잘하는 사람을 좀 더 선호한다, 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footballerathlete니까 서로 독립된 게 아닌, 당연히 중첩돼서 보여주는 것이지만요.(특히 올타임 레벨 급에서는)

 

 

3. 왜 전체 열 손가락 안의 올타임 레전드 평가에서 수비수(+골키퍼)는 베켄바우어 밖에 없을까?

 

올타임 평가에 있어서는 확연히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골키퍼보다 더 높은 순위를 받습니다. 올타임 레전드로 수비수에도 훌륭한 인물이 많습니다. 피게로아, 바레시, 보비 무어 등등이 있습니다. 올타임 레전드로 골키퍼에도 훌륭한 인물이 많습니다. 부폰, 뱅크스, 디노 조프, 야신 등등이 있지요. 하지만 베켄바우어를 제외하고는 사실 수비수/골키퍼는 올타임 레전드에 10위권에도 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이번 챔스에서 레알이 우승하는데 쿠르투아와 모드리치가 둘 다 좋은 활약을 했지만, 역사적 평가를 할 때는 모드리치가 더 유리하게 계산됩니다.

그 이유를 또 나름의 논리로 추론하자면, 사실 반복되는 건데 축구적 즐거움을 어느 포지션이 더 잘 보여줄 수 있는지와 연관되는 것 같습니다. 아놀드가 80분 잘 뛰어다녀도 한 번 수비마킹 놓쳐서 골 먹혔을 때 축구팬에게 주는 인상과, 비니시우스가 80분 내내 잠수타고 결승골 넣고 레알 엠블럼에 키스할 때의 인상, 이런 것들이 예시가 될 수 있겠네요.

 

 

4. 왜 여전히 펠레/마라도나의 입지가 공고할까?

 

올타임 평가를 할 때는 혼자만의 개인 퀄리티전혀 그정도 성과를 내지 못할 것 같았던 팀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려놓았는가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마라도나와 펠레의 득점 수가 메시/호날두보다 떨어짐에도 선수로서 더 높게 평가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요소가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라는 언더독의 팀을 이끌고 세리에 우승을 이끌었고, 월드컵에서도 역사에 남는 장면들을 만들어가며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펠레는 우승까지 이끈 데뷔 월드컵의 임팩트가 매우 강렬했죠.(사실 펠레는 그 이후의 월드컵 우승은 펠레 개인의 임팩트가 팀적으로 봤을 때 압도적이지는 않습니다. 부상도 그렇고 다른 잘하는 팀원들이 꽤 있었거든요) 축구라는 팀 스포츠에서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성과(특히 월드컵 우승 같은 세계 레벨이라면)는 정말 희귀한 성과입니다. 그렇기에 상징적 부분을 제외하고도, 펠레/마라도나가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신흥 레전드들이 생기는데도 입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호날두, 메시의 경우 마라도나와 다르게 클럽에서는 크카모/세얼간이라는 충분한 조력자가 있었으며, 국가대표로서는 개인의 퀄리티로 우승까지 시키지 못했거든요.(유로와 코파 우승은 개인 퀄리티로 캐리했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기에) 그리고 우승과 준우승은 등수로는 1/2위라는 근소한 차이지만, ‘세계적인 수준/성과를 논할 때는 많은 격차를 두고 점수를 매기는 듯합니다.

 

 

 

번외.

 

사실 올타임 레벨을 정할 때는 이런 꽤나 명확한 지표 외에도 주관적인 편향이 섞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1) 마라도나의 경우 잉글랜드 쪽 언론/칼럼니스트가 다른 대륙 축잘알들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이건 마라도나가 잉글랜드를 월드컵에서 침몰시킨 임팩트가 영국 축잘알들에게 더 큰 임팩트를 주었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브라질 쪽 언론은 호나우두의 순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심지어 호마리우도 꽤나 상위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결국 축잘알도 완벽히 독립적인 개인은 아니기에 편향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2)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처음 축구에 빠졌을 때, 가장 처음 깊은 인상을 받은 선수를 최고의 선수로 뽑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 모 다음카페(축구영상 올리는) 이용하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호나우두를 최고의 선수로 뽑는 수치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저는 이게 축구팬 유입이 가장 많이 된 시점이 2002한일월드컵이었고, 그 당시 최고 스타가 호나우두였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다시 주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기에 아무래도 자국 스타에 대한 순위가 높은 건 단순히 의도적인 국뽕만의 요인은 아닐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결론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세계의 축잘알이고 평론가고 칼럼이고를 떠나서, 올타임 순위를 매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세계적인 공감대는 이렇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꼭 이게 이 기준을 안 따르면 축알못이야라는 논지로는 안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만해도, 저는 최고점보다도 지속성을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호날두를 3위 정도에 놓는 편입니다. 사실 개인 마음 속 깊이 가지는 순위는 자기 마음이 아닐까요? (손흥민이 1위 일수도) 다만 누군가와 이런 주제로 대화/토론을 할 때는 그래도 논리와 근거는 있어야 하니 그때를 위한 버전은 따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종종 커뮤니티를 보면 이런 류의 순위매기기를 오로지 개인적 팬심으로 타인과 논쟁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괜히 제가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래도 밥먹고 축구만 보는 세계적인 직업 축잘알들이 공감대 혹은 경향성 정도를 형성한 지표들이 있는데, 마냥 무시할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레알팬들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올타임 순위는

펠레-마라도나-메시-크루이프-디스테파노-베켄바우어-푸스카스-호날두

정도까지가 종합했을 때 가장 자주 나오는 평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앞뒤로 오차는 평가자마다 있고, 메시/호날두는 현재진행형이므로 바뀔 여지가 다분합니다. 특히 디스테파노부터는 좀 더 바뀌어요. 그 뒤에 오는 선수들이 지단, 플라티니, 가린샤, 호나우두, 지쿠, 사비 등등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재는 펠레-메시-호날두-마라도나-크루이프-베켄바우어-디스테파노 순으로 생각하는 중입니다.

 

*** 이런 여러 지표+주관적 가치 판단 상에서 저는 수아레즈-레비-벤제마논쟁에서 벤제마가 적어도 분명한 1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전자 입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계속 언급되는 소위 축잘알들은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 보통 이니에스타보다는 사비가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단순히 플레이메이커 능력 이상으로 사비는 굵직한 패러다임의 중심에 있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모드리치가 이 둘과 비교해서 어느 위치에 있냐라는 논쟁이 있던데, 모드리치는 앞에서 말씀드린 최고점 측면에서 둘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히 축잘알들에게 사비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할 것 같고, 이니에스타와는 이제는 축잘알들도 평가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사비-모드리치-이니에스타 순인데 매우 근소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단과 사비는 동급이거나 매우 근소하게 지단 우위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지단을 제일 좋아하고 현역 선수 중엔 모드리치를 제일 좋아합니다.

 

이번 시즌 래매 자주 눈팅했었는데 즐거웠습니다:) 챔스 3연패 시즌 때는 팬의 입장에서 축구를 정말 잘 하는 팀의 편에 서 있는게 즐거웠는데, 이번 시즌은 스포츠의 가슴벅참을 느낄 수 있는 감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깊이 축구 좋아하시는 거, 다들 축잘알 되시길 응원합니다. 아는만큼 더 즐길 수 있는 듯 합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세계 공식 월클 계산법은 어떻게 되는가도 간단하게 끄적여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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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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