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단평
1.
안첼로티가 선임되었을 때 많은 분이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노장의 구태의연한 전술이 아닌, 현재의 마드리드를 잘 아우르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네요. 이미 나간 바란과 라모스는 그렇다쳐도, 크로스와 멘디까지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선수와 조합을 실험해보면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네요. 특히 (마리아노를 제외하고)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유스인 미겔까지 끌어올리고, 아센시오나 이스코, 호드리구까지 다양한 기회를 주고 있네요. 벤제마의 백업으로 낙점된 듯한 요비치가 어느정도 백업 롤을 소화해준다면 스쿼드 운용에는 큰 지장은 없을 분위기입니다.
안첼로티의 장점 중 하나인 선수들의 장점을 잘 조화롭게 연결하는 성향이 현재 팀에서 발전 못하고 있거나, 폼이 하락한 선수에게 큰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결과가 썩 좋지는 않지만 아자르 - 비니시우스를 공존시킨 셀타 전처럼요. 아자르의 폼이 좀 더 좋았거나, 공격 포인트를 올렸으면 성공적이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아자르는 아직 자기가 슈퍼 스타라고 착각하고 떨어지는 수비력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2.
소위 노력에 의한 능력치와 경험은 선형이지만, 결과는 계단형으로 나온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스포츠도 많은 부분 그렇죠.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였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잘하기 시작합니다. 비니시우스가 그런 경우에 가까운 듯 싶습니다. 계속 1군에서 부딪치면서 쌓아올린 경험치가 이제서야 슬슬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하네요.

20/21 리그에서의 슈팅 위치입니다. 보면 박스 바깥이나, 안까지 진입해서 얼마 나아가지 못하거나, 수비를 피해서 안쪽으로 가면서 대부분 세이브(파랑)/블로킹(보라)/미스(빨강) 되어버린 슈팅이 대부분입니다.

21/22 시즌이 되면 다릅니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합니다만, 좀 더 박스 안쪽까지 들어오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그 결과 안쪽으로 들어와서 날린 슈팅은 6개 중 4골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실패한 슈팅조차, 그전에 비하면 가까운 위치에서 볼을 차고 있고요. 본인이 슈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레인지를 이제 이해하고, 수비수를 어느 지점에서 제껴내야 하는지 이제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90분당 슈팅 갯수는 딱히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비 유효슈팅은 단 1개 뿐일 정도로 정밀하게 차고 있고요.
다만 비니시우스에 대해서 과평가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건 비니시우스의 발전 때문만이 아니라 안첼로티의 조언이나 전술도 영향을 주었을거고, 공격적인 우리 팀 분위기에 밀려 상대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진 탓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니시우스 본인도 아직 수려한 볼키핑, 절묘한 키패스, 안정적인 슈팅 같은 본래 못하던 걸 갑자기 하게 된 것도 아니니까, 시즌 계속 되면 약점을 공략 당할 거고 본인도 폼의 등락을 겪을 거에요. 박스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밀어내고, 견제할 겁니다. 좀 바꿔서 말하면, 이제야 겨우 1군 스타트라인도 제대로 끊지 못했던 비니시우스가 진정한 시험 무대에 오른거죠. 아직 멀었습니다.
3.
알라바. 참... 말이 많았던 선수죠. 껄껄.
제 생각보다도 더 팀에 알토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발 빌드업이라는 기존 팀에 없던 유형이라는 점에서도 꽤나 새로운 바람을 불어 주고 있습니다. 밀리탕이 아직 헤메고, 멘디가 이탈한 상황이라 이게 아직 100%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알라바가 이 팀에서 가장 화려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마도 크로스의 백업으로 출장해서 빠른 빌드업 솜씨와 키패스를 보여주는 거겠죠. 하지만 수비와 미들 라인의 상태를 고려하면, 한동안은 전천후 수비수로 활동하는 모습만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언젠가 알라바의 수비적 결함(공중볼, 집중력)에 인한 세금도 지불해야 할 거고요.
개인적으로 알라바는 고정된 자리를 주는 것보다, 부상/로테이션/경기 중 변화 등 좀 더 다양한 카드로 쓸 수 있길 바라는데 지금 센터백의 부실로 인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긴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알라바를 스쿼드 내에서 활용할지 보는 것도 이번 시즌 재밌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4.
현 시점 팀 분위기는 좋지만, 역시 걱정되는건, 안첼로티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B플랜에서의 급격한 경기력 하락입니다. 특히나 현 시점 전술적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 카세미루와 벤제마가 혹시라도 장기 이탈한다면 꽤나 큰 타격일거라 봅니다. 이 얘긴 언젠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매년 하는데도 매년 약점이 되네요.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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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람되는 호날두욕 질 2021.09.17수비엔 알라바 공격엔 비닐신이 이번시즌 행방을 가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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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외 람되는 호날두욕 질 이번 시즌 중요한 변인들이 꽤 많은 거 같긴 합니다. 밀리탕이 제대로 안정되느냐, 왼쪽 풀백 3인방(미겔, 알라바, 멘디) 중 누가 낙점될 것인가, 아자르는 올라올 것인가, 비니시우스의 폼은 유지될 것인가, 벤제마의 폼과 부상은? 발베르데, 카마빙가는 유지될 것인가... 크로스는 제대로 복귀할 수 있을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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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1.09.17라데시마를 이룩한 이후로 나이를 먹은 베테랑들과 그 이후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돌아온 안첼로티의 말년이 잘 마무리 되기를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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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마르코 로이스 다양한 교체가 안첼로티스럽진 않아서 좀 놀랍긴 한데, 어떻게 보면 큰 틀에서 교체까지 감안한 A플랜을 돌리는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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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 2021.09.17너무잘읽었습니다. 자주 써주세요.
전성기 라모스 페페 라인이라면 카세미루가 필수옵션은 아닐텐데 지금은 그렇지않아서..강팀들이 전방압박시 카세미루가 노골적으로 공략당하는데 안첼로티가 그걸 어떤식으로 풀어낼지 궁금하긴 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ILLIONAIRE 2021.09.18@마요 저도 안첼로티 오면서 이 문제 해결될거라 기대했었는데 아쉽네요 비단 강팀 뿐 만 아니라 챔스 2차전 맨시티전 기점으로 웬만한 팀들도 우리팀이랑 경기할때 노골적으로 빌드업시 카세미루 공략하는 느낌이라 너무 불안하고 답답합니다
특히 에네지 레벨 올라가있는 전반에는 나초 알라바 제공권이나 수비 불안보다 이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젠 카세미루 기용으로 인한 득과 실을 잘 따져봐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마요 캄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이번 시즌은 알라바가 카세미루 압박 해소에 대한 키가 아닐까 싶어요. 카세미루가 후방으로 쓱 빼준 상황에서 알라바가 크게 전방으로 질러주면 압박하던 옵션들이 무용해지죠.
원체 허리가 강한 안첼로티식 전술이다보니 어지간한 강팀은 찍어누를거라 보는데, 기본적으로 중원 레벨이 높은 맨시티나, 내려앉았다 튀어나오는 첼시, 아틀레티코는 좀 걱정이 되네요. 안첼로티 전성기 시절에도 무리뉴나 시메오네에게는 많이 약한 편이기도 했고... -
라젖 2021.09.17*안첼로티 정도로 성공을 거둔 인물이라면 합리적인 피드백에 반응하여 약점을 수정하는 일에 익숙할 수밖에 없을 텐데도 \"고질병\"이라고 부를 만한 위크포인트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시즌 중에 분명히 한 번 이상은 있을 플랜 B 가동 기회에서 뭔가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라젖 뭐 시즌은 길고,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지만 이게 본인의 성공 방식이었던 점도 있고 어떻게 보면 본인의 장점과 연동되는 부분도 있어서 고치기 어려운거 같아요. 안첼로티 입장에서는 A플랜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게 중요하지, 온갖 변수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는건 낭비라고 볼 수도 있는거죠. 그래서 A플랜이 잘 나오는거일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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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있짱나 2021.09.17사실 근데 누가와도 카세미루 벤제마 없이는 힘들겁니다 이팀은 ㅋㅋ
다만 이들의 체력적인 부분은 분명 고려를 해야겠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애있짱나 꼭 안첼로티 만의 약점이야 아닙니다만, 14/15처럼 모드리치가 이탈하면서 경기력이 급락했던걸 생각하면 걱정되는 일이죠. 이야라멘디에게 모드리치 롤 그대로 맡겼다가 이야라멘디도 자신감 잃고 급몰락해버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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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T 2021.09.18안첼로티 플랜b 가 없다기엔 그 플랜b 가지고 있는 감독을 본 적이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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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9T 글쎄요, 자주 지적되는 단점이긴 합니다. 물론 13/14처럼 케디라 부상 이후 디마리아 메짤라 전환으로 깜짝 성공한 사례도 엄연히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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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A_HalaMadrid 2021.09.18*뭐 지단도 작년엔 B플랜만 돌렸다하면 경기력이 박살나서 엄청 고생하고 선수들 갈아넣었는데 설마 그것보다 심하겠나 싶네요 ㅋㅋ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팀 리빌딩이 차근차근 진행중이었던 듯하여 기쁘네요. 이번에 우리팀이 초반 좋은 페이스로 순항하고 있는 것은 신구조화가 아주 좋은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베테랑과 유망주의 시너지가 아주 잘 나고 있을 뿐더러 유망주들이 기용하면 보답을 해주니 안첼로티는 유망주를 투입해도 무언가 만들어 낼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는게 큰 것 같아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RMA_HalaMadrid 지단은 원래는 이런저런 대안을 많이 들고 와서 꽤 잘 돌린 편이었는데, 유독 전술의 고착화랄까 20/21 시즌이 심했어요. 아쉬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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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레오 2021.09.18팀이 지고 있는 후반 상황에는
알라바랑 카세미루 자리를 바꿔서 한번 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알라바의 영입이 참좋았는듯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D.레오 알라바를 미들 카드로 기용하는 것도 저는 충분히 의미있는 전술이라고는 생각하는데, 지금 카마빙가 영입으로 미들 뎁쓰가 어느정도 여유가 있어서 또 한동안은 보기 힘들 거 같긴 합니다. 크카발 3미들이 주전이라고 했을때 모드리치, 이스코, 카마빙가가 있으니까요. 반대로 수비 뎁쓰는 지금 멘디 혼자 이탈한 상황에서도 여유가 없고요. 이번 시즌은 거의 수비 땜빵일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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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오 2021.09.18알라바가 성공적으로 팀에 잘 안착해서 다행인듯 합니다. 다만 수비진 쪽에서 키큰 선수들이 없다보니 공중볼 불안이 쉽게 가시질 않더라구요. 인테르전에서도 너무나도 쉽게 공중볼을 따여서 바란이 그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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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9.19@떼오 답지않게 알라바에 너무 베팅을 해버려서 쫄렸는데 살았습니다. 최근 경기를 볼 때 알라바 - 밀리탕 라인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둘이 건전하게 흘러가려면 양 풀백도 안정화가 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왼쪽이 무너진게 너무 큰 거 같습니다. 멘디가 제 폼으로 복귀해주기를 기다릴 수 밖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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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라모스 2021.09.19멘디와 크로스가 얼른 복귀해서 좋은모습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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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021.09.20다만 비니시우스에 대해서 과평가 할 필요도 없다는 부분과 알라바의 수비적 결함에 대한 세금을 낼 시기가 올 것이라는 말이 정말 공감됩니다..
참 신기하네요. 마드리드라는 클럽을 좋아할 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면 잘하는 대로 응원하기 보다는 팀분위기 좋을 때도 걱정이 앞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