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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슈퍼리그 사태가 어떻게 끝나던 다음 시즌, 늦어도 다다음 시즌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판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펜딩챔피언 2021.04.20 16:17 조회 2,754 추천 14

이미 유럽을 대표하는 12개 빅클럽이 되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만큼 코로나 이전의 축구 산업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겁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몰락하고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 중심의 빈 체제를 통해 구 왕정 시대로 복고하려고 했으나 결국 전 유럽이 혁명을 통해 입헌 군주제나 공화정으로 정치 체제가 바뀌었습니다.


호-메 라이벌리가 끝나면서 매출액이 정체되고 구단의 수익 대비 고정 지출이 늘어났으며 더 이상 전세계 1020세대에게 축구의 위상이 절대적이지 않은 지금, 과거로의 회귀만으로 파산 직전의 축구 산업을 부활시킬 수는 없을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 스포츠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유럽 축구만큼 볼썽 사나운 민낯을 보여 준 스포츠 산업은 없을겁니다. 실제로 이름 있는 구단이 파산하기도 했고 (위건 등), 100개 이상의 축구 클럽이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제가 작년에 레알-바르샤 재무제표 분석글을 레매에 올렸었는데 실제 바르셀로나는 슈퍼리그든 뭐든 목돈 들어올 일 없으면 몇년 내 100% 파산합니다. 

(라포르타 회장은 몇개월 전만해도 슈퍼리그에 부정적인 인사였는데 바르샤 회장되고 구단 재무제표 까보고는 맘이 바뀌었는지 라이벌 팀이 주도하는 쿠데타에 적극 협력 중이죠.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그 외에 AC 밀란을 비롯해서 유명 구단들의 재무상태도 위태위태한 상황이죠. 20-21 시즌 개막 못했으면 EPL, 분데스 구단 절반이 파산했을거란 말도 있었는데 (번리 구단주가 직접 하기도 했음) 지금 축구 산업의 재무적 기반이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줍니다.


축구산업의 위기는 결국 수익 대비 비용이 너무 높다는데 기반합니다. 특히 EPL 중계권료 배분, 챔스 수익 배분 등으로 1부 리그 소속 팀들 전반적인 수익이 높아지면서 그들이 '이적료'로 돈을 벌기 보다는 어떻게든 1부 리그에 잔류하고 챔스에 발이라도 걸쳐서 돈을 버는게 더 이익이 크고 쉬우며 명예욕도 채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했습니다. (무리뉴가 맨유 감독일 때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결국 2010년 초반까지는 비교적 쉽고 저렴한 가격에 선수 수급을 할 수 있던 빅클럽들은 이제 떼돈을 들여야 슈퍼스타급 선수를 겨우 겨우 영입할 수 있고, 그게 안되니 죄다 유스를 키우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그러나 대형 팀 로컬 지역에 무조건 천재가 등장한다는 법은 없으니 결국 검증된게 없는 10대 유망주, 남미 유망주를 영입하게 되고 영입료는 물론이고 부모와 에이전트에게 찔러주는 뒷돈까지 폭등합니다. 

1년이라도 새로운 선수 영입이 없거나 성적이 조금 부진하면 여론에 뭇매를 맞는 대형 클럽으로서는 어떻게든 좋은 인재를 수급해야 하죠. 성적 떨어지면서 매출 떨어지면 기존 슈퍼스타들 연봉은 물론이고 여기저기 벌려 놓은 수익 사업들에 들어가는 돈도 못 벌게 되니 좋든 싫든 달려야 합니다.


그렇게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커져만 가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확실히 축구에 대한 인기는 정체되었고 특히 새로운, 가장 열성적인 팬층이 되어 주어야 할 1020들에게 축구의 인기는 매우 떨어집니다. 새로운 세대들은 넷상에서 축구 대신 더 자극적이고 재밌는 놀이를 더 많이 향유하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축구 산업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UEFA는 네이션스컵이니, 챔스 확대안이니 양적으로 경기 숫자만 늘리려고 하고 있고 피파는 카타르에 저개발 국가 출신 노동자 7000여명을 죽여가며 억지로 월드컵 열겠다고 쇼를 하고 있죠. UEFA 회장, 부회장이 비리 혐의로 깜빵 가는건 이제 뭐 충격도 아닙니다.

그런데 돈은 꾸준히 80%씩 세금처럼 뜯기고 있는 지금 빅클럽들 입장에서는 가라 앉는 배에서 일단 탈출해서 살 수 있는 사람이라도 생각한거겠죠. 제일 좋은건 부패하고 비전과 능력이 없는 UEFA 수뇌부들이 지휘권을 넘겨주는거겠지만 높은 자리에서 거들먹 거리고 연봉 공개도 안해도 되는 그런 자리를 누가 알아서 포기하겠나요?


결국 빅클럽 위주로 새로운 배를 만들고 거기에 차례 차례 다른 축구클럽들이 앉을 자리도 만들겠다는 구상이겠죠. 뭐 이게 정말 제대로 된 방법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축구 산업은 지금 대변혁이 필요한건 사실입니다. 이대로는 다 같이 가라 앉아 죽는걸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요.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이미 축구 클럽은 수익의 80% 가량을 스폰서십과 중계권료, 물품 매출로 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매출의 근간이 되는 축구 자체에 대한 관심이 식어 가는데 고정 지출을 줄이는건 힘겹기만 합니다.


영국에서는 정부, 왕실까지 나서서 슈퍼리그 제동을 걸고 있는 현재 슈퍼리그가 오픈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건 축구 시장이 이대로 가면 공멸할 것이므로 완전히 변혁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북미 시장과 아시아 시장 공략입니다. 시대의 흐름이 이렇기에 슈퍼리그가 무산되더라도 결국은 슈퍼리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던 방향성 자체는 다른 방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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