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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헤타페 홈 단평

라그 2021.02.10 22:45 조회 3,096 추천 8


1. 기분 좋은 승리

 숟가락이 없으니 손으로라도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물론 헤타페가 상당히 공격력에서 부실한 팀이기 때문에 못 이겼으면 안되는 경기긴 하지만, 부상자나 빠지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이겼다는 점은 당연히 칭찬 받아야 합니다. 


 오늘의 지단은 그간 부정적으로 평가 받는 부분을 말씀히 걷어내는 이상적인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실 1기 지단이나 지난 시즌 지단은 있는 선수단을 알뜰살뜰 잘 꾸려가는 면모는 언제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5미들이 그렇듯이, 가끔 과하게 운영해서 선을 넘는 경우는 있어도 시도 자체를 항상 하는 사람이었죠. (굳이 개선할 마음이 없어 보이는건 쓸놈쓸 경향이지만 뭐 그건 넘어갑시다)


 굳이 벼랑 끝까지 몰려서야 판을 뒤집을 결심이 생겼다는건, 그만큼 지단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부담을 지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거라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부담을 지고 있는만큼 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가볍게 팀을 흔드는게 어려운거겠죠. 


2. 3백, 마르셀루, 멘디

 3백에서 제일 눈에 띄는건 멘디의 스토퍼 사용일겁니다. 멘디의 부족한 공격력과 수비력 중 수비력만을 취하겠다는 건데, 나초의 빌드업, 바란의 우측면 방어와 같이 괜찮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실 스토퍼로서의 역할은 멘디가 이미 출중했고, 이번 시즌 부진한 경기에도 그 역할만큼은 잘 수행해왔다는걸 생각하면 이렇게 활용하는건 좋은 선택지겠죠. 지단이 멘디의 이런 활용법에 대해서 앞으로 꼭 옵션으로 생각하고 미리 많이 준비시키길 바랍니다. 다만 멘디의 공격력 역시 개선되야 할 부분이니 너무 한정하는 것도 곤란하겠죠.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오늘 마르셀루의 위치, 윙백에서 기용하는 것도 고려했으면 좋겠네요.

 마르셀루는 보통 3백에서 실격인 선수라는 평을 많이 듣습니다. 활동량이 떨어지고, 물리적인 속도가 아주 빠른 것도 아니라 종적 영향력을 크게 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예 종적 영향력이 사라진 수준인 지금은 4백보다는 3백에서 특유의 볼 컨트롤과 시야로 하프스페이스에 관여하게 하는게 오히려 선수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본인이 절치부심하고 몸 관리를 한 것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있고요. 

 지단이 멘디와 마르셀루 활용은, 없는 자원을 깔끔하게 끌어냈다는 점에서는 참 좋았습니다. 서로 안되는 수비력과 공격력을 분담한, 참으로 마드리드스러운 역할 분배가 시원시원하게 이루어졌죠. 많은 팬들이 바라던 '맞춤형 전술'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오늘 두 선수의 활용 아닐까 싶습니다.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맞춤형 전술'이라는게 굳이 그 선수에게 몰빵하는 올인 전술을 말하는게 아니라, 그 선수가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롤과 위치를 쥐어줘야 하는거고, 그간 외데고르나 요비치 관련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죠. 이미 없는 두 선수를 아까워할 순 없지만 나머지 선수들이라도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3. 크로스

 사실상 마드리드의 전개를 쥐고 있는 선수기 때문에 크로스가 빠진 마드리드의 공격 양상은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미안한 소리지만, 오히려 크로스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 더 활발한 공격 양상을 보인게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들어서 조금 저 자신이 놀랬습니다. 크로스의 안정적인 빌드업과 절묘한 패스, 우수한 세트피스 킥력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너무 팀이 크로스에게 공 줄기를 맡기고 팀 전체가 매몰되어 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카르바할과 마르셀루가 주전에서 자주 이탈하는 상황에서 팀 침체의 원인 중 하나는 지나친 크로스 의존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면서 고민해볼 사안이 아닌가 싶었네요. 크로스가 못한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얘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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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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