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감독은 누가 오든 힘들 듯
이건 저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분이 수없이 다뤘던 문제점인데, 바르셀로나라는 팀의 감독을 맡는 건 매우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라이벌 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직도 매우 어려운 직업이지만, 성적과 경기력이 최우선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과 달리 바르셀로나 감독직은 그들의 자랑인 크루이프즘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죠.
저는 레알 마드리드와 인터 밀란 팬이지만,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기반을 닦은 크루이프즘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분명히 이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왔고, 오랫동안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죠. 이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 축구에서 바르셀로나의 근본이자, 자랑인 이 크루이프즘은 점점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저는 바르셀로나의 철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철학을 지켜야 하느냐, 바꿔야 하느냐는 어느 기준에 따라서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까닭이니까요. 오랫동안 그들의 철학을 유지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이게 정답이다, 틀렸다를 논할 수는 있어도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유교적 가치관이 무조건 틀렸다, 맞다고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하죠)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점은 단순히 크루이프즘이 아닌, 바르셀로나라는 구단은 반드시 이 크루이프즘을 지켜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 관념이 심하게 강하다는 겁니다.
옛날에 제가 봤던 다큐멘터리였나, 웬 영상에서 바르셀로나라는 구단은 요한 크루이프 감독이 쌓아놓은 성전을 지켜야만 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거대한 성공을 거둔 이후부터 후임으로 왔던 감독들은 대부분 크루이프즘을 하고 있지 않다, 이건 크루이프즘이 아니다 등 구단의 철학을 놓고 거대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현재 바르셀로나의 감독인 키케 세티엔 감독처럼 열렬한 크루이프즘의 신봉자들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는 점이죠. 즉, 바르셀로나라는 팀을 이끌어야만 하는 감독은 크루이프즘도 신봉해야만 하고, 성적도 내야만 합니다. 이건 레알 마드리드를 이끄는 감독이라면 성적은 기본이고, 재밌는 축구를 구사해야만 한다는 것과 비슷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라는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습니다. 메시, 분명히 잘해요. 하지만 메시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전술적으로 손해를 보는 부분도 적지 않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현대 축구에서 점점 빠른 공수전환과 강한 체력, 그리고 강한 압박 등을 요구하는 추세인데, 바르셀로나는 점점 이런 부분에서 약해지고 있습니다. 네이마르 이적 이후 측면이 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네이마르 이적 이후 약해진 부분들을 보강하고,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영입했던 우스망 뎀벨레와 필리페 쿠티뉴, 앙투안 그리즈만 등이 모두 실패한 영입으로 끝났다는 점이죠. 그렇다 보니 메시에게 의존하는 성향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메시는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그만큼 활동량이나 쓰임새가 점점 제약이 생기는 중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를 떠나면, 그리즈만이 반등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즈만은 지금 메시가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선수인데, 측면에서만 쓰기에는 드리블 돌파 능력이 좋지 않고, 그렇다고 제한적인 역할을 쓰기에는 그 재능이 여러모로 아쉬운 선수입니다. 그리고 전방에서 누구와 발을 맞추느냐도 중요한 선수죠. 즉, 쓰기가 매우 까다로운 선수입니다)
무엇보다 리오넬 메시라는 존재는 거대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있으니까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게 당연시 됐고, 챔피언스 리그 성적 여부에 따라서 바르셀로나의 시즌이 실패했느냐, 성공했느냐가 판가름 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안 그래도 높았던 바르셀로나 감독직의 성적 기대치가 더 높아진 셈이죠. 그만큼 감독들이 받는 압박감이 거대해졌음을 부정하기 힘듭니다.
또한, 제가 보는 바르셀로나 감독직은 단순히 성적이나, 크루이프즘 때문에 힘든 것만도 아니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 감독들은 유독 정치적인 문제점을 겪는 것 같더군요. 특히, 외국인 감독들일수록 카탈루냐 언론 특유의 텃새가 심한 편.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저는 현재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사비 에르난데스인 경우 구단의 전설적인 존재였다는 점 때문에 카탈루냐 언론과 팬들의 지지를 받겠지만, 결국 성적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지지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감독이라는 직책은 결국 성적을 내야만 하는 자리니까요.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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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 Isco Alarcon 2020.07.02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크루이프즘은 환상적인 선수진 + 호마리우, 메시같은 그 방점을 찍어줄 선수가 있지 않는 이상 \'빛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보는맛도 있고, 누구보다 잘 맞아본팀 팬이라서 완성시의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한데, 그만큼 선수보는 조건이 까다로운 느낌이 종종 드네요.
사실 세얼간이 + 메시 + 피케가 유스에서 동시에 나온게 말이 안되는 일이긴한데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20.07.02@NO.23 Isco Alarcon 본문에 깜빡하고 안 썼는데, 바르셀로나 팬들이 그때 거대한 성공에 취해서 그런지 라 마시아 중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해진 것 같네요. 근데 저런 성공은 진짜 어쩌다가 한 번씩 얻어 걸리는 것인데, 너무 라 마시아 만능주의가 강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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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NO.23 Isco Alarcon 2020.07.02*@Benjamin Ryu 저정도 클래스를 가진 선수들이 유스에서 동시에 터지는걸 또 볼수 있을까 궁금하긴합니다ㅋㅋ
굳이 따지고 들어가면 퍼거슨의 맨유, 뮌헨이 있긴한데 메시 + 세얼간이 + 피케랑 비교하면 너무 약해보이구요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TheWeeknd 2020.07.02@NO.23 Isco Alarcon 인혜가 얘기했어요 바르샤 황금유스 다시는 안나올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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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날둥 2020.07.02세얼간이 덕분에 크루이프즘이니 뭐니 뜬거지, 그전엔 꾸레가 딱히 크루이프즘으로 재미봤거나 그런팀컬러였나요? 예전 히바우두, 과르디올라 시절엔 딱히 안그랬던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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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NO.23 Isco Alarcon 2020.07.02@라울☆날둥 그때 축구를 못봐서 잘모르겠지만 크루이프가 드림팀 1기를 만들었는데 이때 축구가 지금 바르샤 축구의 모티브라고 들었습니다. 성적도 좋았다고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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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Kroosco 2020.07.02@라울☆날둥 과르디올라가 크루이프 밑에서 6번자리에서 뛴 거 아닌가요? 크루이프이즘의 시작이 그때인걸로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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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경계인 2020.07.02@Kroosco 크루이프 시절에도 끽해서 챔스 1번 우승한게 다입니다. AC 밀란 깔보다가 4-0 으로 개박살나고 무관으로 크루이프가 팀에서 쫓겨났죠. 그 이후로 레이카르트가 챔스 우승할때조차 쿠루이프이즘이란 얘기는 나온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패스 플레이 잘하는 팀 정도? 실제로 레이카르트 감독이 챔스 우승했을때는 피지컬을 중시해서 호나우딩요나 데코가 중용되고 사비도 간간이 교체 출전했거든요.
그러다가 과르디올라가 올라오고 3얼간이 터지고 메시가 철강왕이 되면서 티카타카가라는 말이 자주 쓰이더라구요.
과르디올라 전까지는 패스 플레이는 뛰어났지만 지금처럼 점유율에 목숨거는 쿠르이프이즘 팀은 아니었습니다. -
BLACK우 2020.07.02세얼간이+과르디올라 아닌 이상 ㅋㅋㅋㅋㅋㅋ 그 축구를 다시 완벽 재현 할 수 있을까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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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네스 2020.07.02*이런 글 볼때마다 지단과 페레즈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네요... 클럽 운영 방안이라던지 안목이라던지 참
지단 페레즈 종신합시다 사랑해요!
(중간에 두 분에게 마음속으로 욕한 것 반성합니다...) -
마르코 로이스 2020.07.03샤비가 얼마나 해줄지가 궁금하네요 크루이프즘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였고 바르셀로나의 팀 구조를 이해하는 감독이라 여러모로 지단이 선임 됐을 당시와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요즘들어 팀의 레전드가 그 팀의 지도자가 되어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경우가 빈번한데 과연 샤비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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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20.07.03솔직히 매시사비인혜를 비롯해서 알베스 비야 등등 넘나 강력 그자체....스페인은 메이저 3연패를 해먹었으니 뭐..
어떠한 형태의 전술이든 역대로 거론되는 본좌급 선수들이 그 전술에 찰떡같이 가미되면 안될것도 되버리니..또 다시 엄청난 선수들이 모인다면 부활할수 있겠죠~
하지만 그때 만큼은 절대 아닐겁니다.ㅋ -
라그 2020.07.03발베르데가 좀 실리적, 혹은 어중간한 전술로 나갈 때마다 비난이 빗발치는거보면, 어떻게 보면 펩이 세워놓은, 크루이프즘이라는 독이 아직 남아있는거죠. 구단과 팀에 특정 철학이 있는게 과연 요즘 시대에 좋은 것인가...... 싶습니다. 한때는 나름 멋있기도 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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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쥬옹 2020.07.03팀 철학이라는 크루이프즘을 기반으로 해서 메시라는 엄청난 선수와 함께 축구사 역대급의 포스를 내뿜으며 황금기를 보냈지만 이젠 역으로 그 크루이프즘에 발목잡혀서 어지간한 명장들도 성공하기 어려운 독특한? 클럽이 되어버린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