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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소시에다드 전 전술 포인트

온태 2020.06.23 23:35 조회 2,889 추천 26

글을 통해 짚어볼 부분은 2가지입니다.


1. 하메스 선발

2. 35~40분 기점의 시스템 변화


real madrid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하메스 40분 히트맵


하메스 선발은 겉보기로는 굉장히 납득이 안 됐습니다. 일찌감치 시즌 플랜에서 제외됐던 바 있고, 5미들을 쓸 정도로 미들 자원을 끌어쓰던 때도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며, 하다 못해 체력 안배용 교체로조차 외면받던 선수였기에 라인업만 봤을 땐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특별한 롤을 줬나 싶어 킥오프 직후부터 유심히 봤는데 크게 특별할 건 없었습니다. 이전 5미들에서 배제했었다시피 5미들도 아니었고 전술 변화가 들어가기 전인 전반 40분까지는 히트맵에서 확인할 수 있듯 평범한 라이트 윙으로서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발베르데 30분 히트맵


차이가 있던 건 다른 선수들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발베르데가 평소보다 훨씬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도적인 전진을 기대하기 힘든 하메스가 나왔고 패싱게임을 잘 구사하는 소시에다드를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전진하나 했는데 그건 부차적이었고 주목적은 벤제마의 움직임을 보고서야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벤제마 40분 히트맵


다들 아시다시피 벤제마는 전후좌우의 제약이 거의 없는 선수이고, 따라서 트롤은 할 지언정 고립되는 장면은 거의 보기 힘든 선수인데 벤제마의 이번 경기 40분까지의 히트맵은 벤제마치고는 굉장히 한정적인 활동폭을 가져갔음을 드러냅니다. 이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7일 간 3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에 적지 않은 나이, 대체자가 마땅찮아 이전 두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체력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때문에 벤제마의 활동폭을 왼쪽으로 몰아넣고 발베르데를 전진시켜 전방의 숫자를 보강하고자 했던 겁니다. 그리고 이 구상에서 하메스의 기용 의도가 드러나는데, 발베르데의 가동 범위를 종적으로 길게 잡았기 때문에 측면에는 중앙 방향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왼발잡이가 우선순위에 올랐고 높이 올라간 발베르데 대신 측면에서 볼을 다시 중앙으로 순환시켜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됐는데 이를 가장 잘 충족하는 게 스쿼드에선 하메스입니다. 베일이 지난 교체 출장에서 완전히 신뢰를 잃어버린 탓도 있을 테고요.



하메스 40분 패스맵


카르바할 40분 패스맵


그러나 이러한 깜짝 기용이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경기 초반 기동력이 살아있을 땐 감탄이 나올 만한 패스웍으로 상대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전진하는 장면이 종종 나왔지만 반짝이었고 이내 한계가 드러났죠. 가장 큰 문제는 하메스의 전진 역량이 형편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팀이 상대 압박을 이겨내고 전진하는 상황에선 별 문제가 안 되는데 상대가 이를 파악하고 강하게 누르자 앞을 바라보고 공을 잡아놓는 것조차도 버거워집니다. 그러다 보니 볼 받는 위치는 점점 내려오고 패스 길이는 길어지는데 압박을 통해 패스 각을 다 줄여놓으니 긴 패스는 죄다 상대에게 전달됩니다. 당연히 카르바할도 영향을 받습니다. 경기 초반 상대 진영 깊숙히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본인 위의 윙이 나가질 못하니까 카르바할 본인도 묻힙니다. 카르바할 패스맵을 보시면 하프라인 아래에선 전진 패스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대각선 뒤쪽으로 향하는 패스고 패스를 내보내는 위치도 극단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지난 발렌시아 전에 비해 훨씬 컨디션이 좋아보였음에도 경기 초반을 제외하면 그걸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real madrid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하메스 40분 이후 히트맵


발베르데 40분 이후 히트맵


그래서 전반 35분~40분을 기점으로 지단은 하메스의 위치를 옮기며 시스템에 수정을 가합니다. 하메스는 본인의 주 위치인 2선 중앙을 기반으로 좌우로 굉장히 넓게 움직이고, 발베르데는 측면으로 나가 우측 윙에 가깝게 움직입니다. 전진이 되는 발베르데를 통해 측면의 숨통을 트이고 우측에 한정될 수밖에 없던 벤제마의 동선 보조를 하메스를 공미로 올리면서 좀더 전방위로 보조하기 위한 안배입니다.



벤제마 40분 이후 히트맵


비니시우스 40분 히트맵


비니시우스 40분 드리블 시도


비니시우스 40분 이후 히트맵


비니시우스 40분 이후 드리블 시도


우측면이 활력을 얻고 중앙 동선을 보다 원활히 나눠먹게 되자 벤제마의 동선이 우리가 알던 것과 유사하게 돌아옵니다. 그리고 벤제마가 살아나며 수비를 끄니 비니시우스가 측면에서 박스로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중앙에서 시선을 끌어주고 패스 기점이 되어주니 비니시우스가 속도를 붙인 채 어태킹 서드로 진입할 수 있고 그 방향으로 패스가 한두번만 들어가도 상대는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PK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고요.


하메스는 개인의 폼은 엉망진창이었고 팀원들간 합도 썩 잘 맞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위치에 있음에도 팀원들의 신뢰가 부족해 공을 받지 못하는 장면도 언뜻언뜻 보였고요. 그러나 본인에게 주어진 전술적 역할은 그럭저럭 잘 소화했고 이스코가 아웃된 상황에서 당분간은 미들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간간히 기용될 텐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안나가진 않을 테고... 리가 일정이 굉장히 빡빡한데 이번처럼 과감한 로테에도 승리를 챙긴 건 분명 고무적인 결과입니다. 제 생각엔 라모스랑 카르바할만 부러지지 않는다면 리가는 무난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부디 선수단 관리 잘 하길 바랍니다. 다행히 라모스도 큰 부상은 아니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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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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