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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

상실의 시대

파타 2019.03.06 19:08 조회 1,481 추천 16
(편의상 반말로 적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낭만의 시대’라 불러도 좋았던 시기가 있었다. 축구 팬들이 해외축구를 접하기도 어려웠던 저화질 속 영웅들이
뛰어다녔던 그 시절, 대륙과 리그 수준을 넘어 명문이라 불린 역사적인 팀들속에 하나씩은 알법한 네임드 선수들이 있었던 그 시절. 호날두와 메시로 대표되는 ‘신들의 시대’ 10여년 이전을 그리워 하듯 별명을 붙였던 어떤 축구 팬의 작은 글귀 였지만, 꽤나 인상적인 표현이였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 이겠지만 그 강렬한 인상이 축구계의 르네상스로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낭만과 신들의 시대를 지나 이 앞은, 미래는 어떤 시대라 불릴까..또한 현대를 대표하던 신들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면 우린 이 시기를 또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마도 우리의 현재는 그 끄트머리 어디쯤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이름을 붙여보자면 ‘상실의 시대’정도가 좋지 않을까

크랙의 상실
날두의 이적은 신들의 시대의 폐막식처럼 느껴졌다. 그 무대는 레알 이였고, 3연패 챔스는 화려한 폐관식의 마지막 행사처럼 지나갔다. 이는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상실이란 원래 있던 것이 사라짐으로써 가벼워졌다는 뜻하기도 하다. 하나의 절대적 크랙이라는 무거움에서 날두의 이적은 시대의 변화를 강요하였고, 자연스레 가벼워졌다. 이 가벼움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라는 판단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중요한건 성질이 달라졌고, 팀은 ’달라져야 했다는것’. 가벼워진것에 맞게 달라져야 했으나, 이 시도들은 모두 망했다. 심지어 솔라리는 여전히 무거운 시절의 전술로 지단의 유산을 반복할 뿐이니 현재의 결과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걸지도 모르겠다.

모멘텀의 상실
스포츠에서 멘탈리티는 중요하다. 단순히 심리적 방어 전략 이나 전술/ 목표심 같은 걸 떠나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흐름’을 나타내는 것, 이것이 스포츠에서 모멘텀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일 것이다. 쉬운말로 ‘분위기를 타고 있다’, ‘ 흐름이 넘어 왔다’와 같은 추상적 표현들 말이다. 레알 선수들의 정신력이 헤이헤졌다고 단순하게 표현하기 어려운건 이 모멘텀의 약화를 너무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멘텀은 여실히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 작게는 한 경기, 크게는 전체시즌을 관통해서말이다. 현실 경기에서는 때론 집중력이 낮아 보이거나 악착같은 투쟁심이 결여 되 보이거나 여러가지 형태로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3연패의 병폐는 목표의 상실감과 함께 지나치게 팽팽했던 긴장감의 부작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간단한 인용을 하자면
1. 경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심리적 준비
2. 돌발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어 기제 활성화 전략과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심리적 안정화 전략
3. 심상훈련을 통해 경기 중에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4. 심상훈련이나 대리적 경험을 통해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심리적 모멘텀을 유지
5. 경기 끝날때 까지 자신감을 도모 하고 전술과 전략이 제대로 발휘하도록 노력한다.

단순 인용이라 뭔가 어려워보이지만, 간단히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 해야되고 이 피로감은 감독의 매니지먼트가 어떻게 하느냐와 결부되어 있다. 지단은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모멘텀 관리자라 볼 수 있다.
(물론, 모멘텀 자체를 미지의 알 수 없는 힘같은걸로 치부해서 우승의 또 다른 요소로 까지 보고 싶진 않다. 레알이 이라는 선수들에 대한 부족한 변명꺼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클 뿐이다. 애초에 데이터화할 근거도 없고…)

팬들의 상실
3월에 모든 레이스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팬들은 이 기나긴 잔여 경기들을 거대한 상실감으로 지켜봐야 하는 고문에 시달릴 것이다. 마음속 한 가득 허무함을 안고서, 과연 내년에는 달라질까 의문을 품고서 여름이적시장을 기다려야한다. 누구나 인정할만한 영입 혹은 미래의 청사진을 보지 않는 이상 이 불안감은 시간에 비례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내년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팬들의 심정을 굳이 하루키 소설로 비유해보자면 매연에 질식하고 있는 기즈키를  실시간으로 자동차밖 창문으로 보고 있는 나오코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만 같다.

상실의 시대
크랙도 없고, 미래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도 없으며 보드진들이 물갈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없다. 이 길 끝에 애인의 상실 이후 터저버린 허무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나오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와타나베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평정해준 미도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상실에 대처하는 법은 팀도 팬들도 모두에게 어려운 것 같다. 상실의 시대가 지난다면 부디 봄을 맞아 세계로 갓 뛰쳐나온 작은 동물처럼 싱그러운 생동감을 지닌 미도리가 기다리고 있길 바라본다.

어거지로 소설과 엮어서 정리해봤습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한번 정리 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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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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