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전을 보고 난 후 느낀 좋은 수미의 필요성
원래 한국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국뽕도 가끔 치사량을 맞는 축구팬입니다.
더불어 카세미루도 자기 역할을 망각한 채 공격 좀 그만 나갔으면. 나갔으면 마무리를 짓던가.
레알과는 또 다른 응원하는 맛(?)이 있죠.애국심 뿜뿜
하지만 어제의 말레이시아전은 예전 A대표팀에서 파올로 쿠엘류 감독의 업적이었던
베트남0-1패, 오만1-3패와 비견될만한 경기였습니다.
비록 체력 관리를 위해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해주려는 감독의 배려가 돋보인 경기였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경기에 임한다는 것은 도박과도 같은 일이죠.
김민재 한 명으로 모든 수비를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감독이지만
키르기스스탄을 3대1로 대파한 말레이시아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얕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는 당연히(?) 감독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안전장치를 풀었던 골키퍼, 첫 경기부터 불안했던 수비수들은
한국이라는 강팀에 어울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패배의 주범이 되었습니다.
1골을 제외하면 유효슈팅 1개라는 공격진의 빈공도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겠지만
실점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2골을 먹은 것은 제게 아쉬움을 넘어선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골키퍼와 수비수 간의 호흡 문제, 수비수의 대인 마크 능력의 문제, 공격진의 난사 문제, 키 패스 부재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제가 주목하는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던 바레인전에서 대한민국은 황인범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장윤호와 이승모로 중원을 구성했습니다.
장윤호 선수는 주장으로서 분투했지만 경기 감각이 확실히 살아나진 않은 느낌이었고
황인범 선수는 무너지는 바레인 수비를 두들겨대는 패스와 드리블로 공격에 치중했죠.
실질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것은 이승모 선수였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 조명을 받기가 힘든 포지션이죠.
바레인전이 끝난 후 언론 기사는 온통 황의조, 황인범, 조현우 선수였습니다.
이 선수들의 노고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한 활약을 했죠.
하지만 이승모 선수도 역시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경기에서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였습니다.
김학범 감독은 이승모 선수의 중요성을 알았는지 그의 체력 관리를 위해
예선 2차전인 말레이시아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황인범, 장윤호, 이승모 선수 대신 김정민, 이진현, 이시영 선수를 기용했죠.
실점 장면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자리에 없었습니다. 결과론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첫 실점이야 많이 양보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일차적으로는 황현수 선수의 대인 마크 실패가 원인이겠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역시 한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 막판 이승모 선수가 투입되었고 이것도 역시 결과론적이지만 한 골을 만회했습니다.
그렇다고 수미 한 명이 경기를 바꾼다거나 팀을 좌우한다고 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두가 공격만을 생각할 때 안정적인 수미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상대 공격을 파악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더 공격적인 팀이 완성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함께 좋아하고 응원하는 팀은 레알 마드리드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와 코파에서는 다소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챔스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클럽의 자리를 굳건히 했죠.
그 업적을 만든 감독과 주 득점원이 이번 시즌에는 없습니다.
새로운 전술과 새로운 득점원이 필요하겠죠.
경기를 바꾸는 능력을 지닌 크랙, 철벽 수비로 상대를 좌절케 하는 수비수, 중원을 씹어먹으며 기인 수준의 탈압박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미드필더, 골을 넣는 것에 특화된 공격수, 다 들어간 골을 무효화시키는 든든한 골키퍼
이들 모두가 필요한 선수들입니다.
저는 여기에 안정적이고 자기 역할에 충실한 실력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레알에는 월드 베스트 후보에도 여러 번 이름을 올린 정상급 수미 카세미루 선수가 있죠.
포백 보호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킥 능력도 우수하며 피지컬로도 밀리지 않는 볼 오래 잡으면 불안한 점만 빼고 아주 좋은 수미입니다.
그런데 슈퍼컵에서도 드러난 약점이지만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세미루가 빠진다면 이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코바치치로도 카세미루를 대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요렌테, 세바요스, 발베르데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세바요스는 이미 카세미루 롤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레알팬이라면 다들 아실겁니다.
요렌테는 아직도 포텐이 터지지 않았고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아쉬운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베르데는 카세미루보다는 크로스 쪽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기존 선발 자원으로도 카세미루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모드리치의 수비력은 항상 놀랍지만 그도 역시 중앙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슈퍼컵에서 2번째 실점 상황에서 모드리치 자리에 카세미루가 있었다면 코레아를 놓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크로스의 수비력은 매년 나아지고 있지만 수미로 쓰기에는 여러 가지로 아쉽습니다.
결론은 카세미루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위급 수미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겠지만 말레이시아전을 보고 분통이 터져서 레알과 관련지어 떠오른 생각을 늘어놓아봤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너무 길게 쓴 것 같네요. 사실 더 자세하게 쓰고 싶습니다.
세줄 요약하겠습니다.
1. 아시안게임 말레이시아전은 수미가 없었던 것이 패배의 큰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2. 좋은 수미 없이 승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레알도 마찬가지입니다.
3. 그러니까 백업 수미 좀 영입해주세요. 보드진님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댓글 12
-
오토레하겔 2018.08.18지난시즌 라리가 베스트급인 콘도그비아가 괜찮다고 봄
At전 레알의 패인은 카세미루 없을 때 중원에서의 저지력 약화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울팬 2018.08.20@오토레하겔 콘도그비아 백업으로 나쁘지 않지만 과연 그 선수가 백업 역할을 위해 오려 할지 의문이군요. 제가 콘도그비아라면 잔류를 택할 것 같습니다. 패배 원인에 대한 생각은 저도 동감합니다.
-
C날도 2018.08.18페레즈는 스페니쉬인 티아고 알칸타라 아니면 그냥 마요 쓰게할거에요.
마요가 없으면 발베르데 쓰게 할 거구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울팬 2018.08.20@C날도 현실적인 방법은 카세미루 철강왕&체력왕 등극인가요...ㅠ 스페니쉬면서 마요보다 포백 보호가 뛰어나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으면서 우리 팀에 올 가능성이 있는 수미 어디 없으려나요ㅜ
-
santamaria 2018.08.183번대로 카세미루와 비슷한 롤을 맡는 경쟁자영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울팬 2018.08.20@santamaria 카세미루가 안 다치고 안 지치면 제일 좋겠지만 공백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이겠죠.
-
돈닝 2018.08.18캉테오면 진짜 평생 보드진에게 절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오토레하겔 2018.08.18@돈닝 런던 고집 초극강에다가 상대가 중원에서 뻥축시전하면 답없죠.
무리뉴가 펠라이니 캉테한테 붙이고 뻥축해서 맨유가 첼시 이긴 적 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Castilla 2018.08.18@돈닝 첼시에 이스코라도 내주고 캉테영입하면 좋으련만..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울팬 2018.08.20@돈닝 캉테 너무 좋지만 마음 속에서 놓아준 선수....ㅠ 런던에서 행복하길
-
IscoAlarcón 2018.08.19카세미루의 공격가담은 지단이 어느정도 지시한 것도 있지 않을까요? 브라질인 특유의 성질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울팬 2018.08.20@IscoAlarcón 물론 몇몇 경기에서는 전술 지시에 의해 공격에 가담하는 것 같았지만 몇 번 나가다보니 재밌어서(?) 본능적으로 나가는 것 같아요. 다른 능력에 비해 판단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다보니 가담할 때 안할 때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