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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화요일 5시

챔피언스리그 결승 레알 - 유베전 단상.

마요 2017.06.04 09:36 조회 1,943 추천 9
사실 온더볼 상황에서 세련된 플레이어를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단과 호나우두의 직격세대이기도 했고.

그런데 특이하게도 감독 지단은, 
본인이 축구 역사상 가장 우아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플레이어였음에도
축구의 본질을 더 우선시하는... 그런 느낌을 줍니다.
축구의 본질. 골을 넣어 승부를 가리는 게임.
그리고 그 본질의 정점에 호날두가 있죠.

1.
이 승부의 관건은 우리가 주도권을 쥐면서 갈 수 있느냐.
즉 우리가 리드하면서 갈 수 있느냐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비적이면서, 공격진의 카운터에 의존할것으로 보이는 팀에게
점수를 내주고 쫓아가면서 경기하는것은 필패라고 봤죠. 웅크리면 뚫기가 힘드니까요.
그런의미에서, 나바스의 선방, 날두의 선제골과 카세미루의 앞서나가는 골 
이 세가지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결정지었다고 봅니다.

2.
예상대로 유벤투스는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했고.
몸이 덜 풀린듯했던 우리는 크고작은 미스를 범하며 기회를 내주었습니다.
또한 만주키치의 피지컬과(짜증) 역시 예상대로 위협적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리어안에선 결정적인 찬스를 거의 내주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체로 봤을때, 에어리어안에서 내준 슛팅 자체가 3-4회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예상이상의 것은 없었다는게 유벤투스의 한계였던것도 같습니다.

3. 이과인과 벤제마
왜 벤제마가 이과인을 밀어낼 수 있었는지를 볼 수 있었던 경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밑에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어줄 디발라가 묶인게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고.
이과인이 연계가 아주 나쁜 공격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볼을 지켜내고 순환시키는데에 있어서 벤제마에 비할 바는 아니죠.
게다가 뚱과인 모드가 된 상태에서 바란을 떨쳐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죠.

4.
후반에 전술을 좀 조정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이스코를 왼쪽으로 박아두고 경기를 한 것 같은데
알베스-바르잘리 라인을 중점적으로 공략해들어가기 위함이 아니었나 추측됩니다.
동시에 모드리치-크로스가 전반보다 올라간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았을때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죠.
바르잘리쪽의 뒷공간이 조금씩 공략당하면서 유벤투스가 흔들리기 시작했죠.

5.
유벤투스의 공격진에 쓸만한 선수가 콰드라도 하나였다는 것이
유벤투스가 전반에 오버페이스를 하게 만들었고.
결국 우리가 리드를 잡아나간 이후부터는 큰 위기없이 그동안의 승리공식대로 경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바스케스를 보면서 박지성이 오버랩되더군요.
사실 베일보단 바스케스가 더 유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년엔 그가 실력으로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25인 모두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선수들이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도련님 제외)

전체적으로 경기는 차분히 봤는데, 크로스 교체장면에선 정말 소름이 돋더군요. 저 프로페서가..
한동안은 이 챔스2연패를 즐겨야겠습니다.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의 즐거움을 빠르게 소진하고 싶진 않네요.
행복한 한 시즌이었습니다.

PS : 다시보다보니 호날두 첫골때 제일먼저 안긴선수가 라모스더군요...언제 저기까지..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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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arrow_upward 유베 전 후기 arrow_downward 팬심과는 별개로 오늘 경기는 축구팬으로서도 눈이 호강하는 경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