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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지단’을 본 지난 2년간의 단상

토티 2016.01.08 17:05 조회 2,792 추천 25


저 역시 시기가 많이 앞당겨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지나온 일련의 요인과 과정들을 총체적으로 돌아볼 때 앞으로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만한 여지 또한 없지 않다고 보아 짧게나마 지단이라는 감독이 겪어온 환경과 과정들을 반추해보고 제 나름의 고찰을 나누어보고자 부족하나마 끄적여봅니다.


# 시작
전략전술 고안, 실험, 뒤따르는 성과 등 모든 관계요소가 불규칙적이고 지도자 개개인에 대한 몰개성화가 저변으로 자리한 구조를 띠는 세군다B 특성에 기인해 일반적 시각의 전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감독을 바라보는 일반적 시각과 여론/프레임을 형성하는 ‘세군다 승격 여부’로부터 한계를 뚜렷이 긋고 역량을 재단하는 등의 기준적 논리에 대한 다차원적인 재논의도 이를 통해 가능하리라 봅니다.

주어진 전력이나 변화 폭이 크지 않은 짜여진 틀 안에서의 1차 관리자 역할이라면 ‘매니지먼트’의 측면에서 시기적절한 임기응변과 유연하면서도 도전적인 대처, 대안 제시로 제법 평가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또한 선수 영입, 관리, 용병술 등을 포함한 일련의 여건 보장이 전혀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이 카스티야 팀만의 특성이자 현실이라는 전제하에, 막연히 높고(상부리그) 낮은(하부리그) 것에 평가 기준을 두고 ‘압도’ 혹은 ‘지배’같은 표현에 가치부여하는 시각과는 대척점에 서서 바라봐야 할 대목입니다.

원론적으로, 지단이 겪은 2년은 이처럼 상식에서 벗어날만큼 비현실적인 환경 요건에서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포문을 열기 이전에 유소년 지도로 겪는 ‘경험적 측면’의 과정일 뿐, 코칭 스킬과 연관짓고 평가내리는 것에는 당연히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2년의 총체적인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도 응당 우려를 표할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과정을 거쳐오면서 부차적으로, 또 여건상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요인들을 고려한 평가마저 (승격 여부) Yes or No로 등분화해 묵인한다면, 안타깝지만 표면 위로 드러나는 이상만을 바란 시각을 향해 위에 열거한 것들 이상의 논거를 제시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에서도 지단 감독이 1년 반 남짓되는 기간동안 성과로 드러나며 성장해 온 부분들, 또 그 반대의 결과물 역시 향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충분히 낙관적인 견지로 보고 있습니다.





# 논쟁
앞선 언급과 달리 결과의 잣대로 논해야 할 이슈입니다. 소위 혈연인사와 선수단 비형평 채용 논란으로 얼룩진(-졌던) 대목부터 살펴보죠. 올 시즌을 비로소 세트피스 괴물이 된 카스티야에서 엔소는 특급 도우미로 일익하고 있고, 포맷상으로 부여된 역할에의 적응과 성장을 거침으로서 기술적 완성도를 확실히 갖추게 된 팀에서 좌측면-중앙의 동선을 활발히 이어가며 피지컬 이점을 활용한 선 순환을 이끌고 가시적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시즌에 앞서 지단 감독이 자신의 플랜과 전력상 기여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선수들은 이후 차기 행보대로, 반대로 작금의 전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다수가 납득할만한 결과물, 그리고 대외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일정 부분의 근거와 구상을 고려한 감독 본인의 일리있는 용단이자 식견이라 평가합니다.

세군다 승격으로 돌아가볼까요. 앞서 이야기한 논지와 궤의 반복이지만, 현실적으로 보아 현 세대 카스티야에는 팀을 아우르는 전술적 역량과 카리스마를 동반한 그 어떤 대단한 명장이 오더라도 많은 이들이 ‘3부리그에서도 압도를 못하네’라는 식의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내보이는 건 결단코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더욱이 이는 몇 시즌간의 결과와 이에 팀 전력으로 귀결되는 현상, 그리고 선수들의 기술적 성장을 포괄한 지극히 현실적인 논의입니다.

세대를 황금기로 만드는 것이 지도자들의 역할이라고 가정했을 때, 성인 카테고리 최종 단계인 카스티야까지 도달한 그들의 미약한 성장에 대한 책임까지 지단 감독에게 묻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궤변이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습니다. 21세기 들어 최고의 황금기라 불렸던 2010-2013 세대를 세군다로 이끌고 안착까지 시켰던 알베르토 토릴 감독은 그와 같이 기본 역량이 담보된 지도자여야 할텐데, 황혼기가 끝나고 세대 종말이 예견대로 이뤄진 이후엔 강등권까지 내몰린 책임을 지고 물러나 지금 현재에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요.

강등 이후 높았던 기대치에 비해 실패에 가까웠던 몇년간의 세대와 현재를 비교하면 확실히 진보한 세대임이 분명하고, 또 그에 합당한 결과를 지단 감독이 당장 1군 부임 직전까지 내왔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입니다. 앞서 여러차례 길게 이어진 논지를 이쯤 정리하고 갈무리하자면, 세군다 B가 아닌 일반 상위리그급에 대입해서 보아도 주어진 전력에서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감독으로서 빚어냈다고 단연코 평가하고 싶습니다.





(▲ 클릭시 확대)

# 관망
카스티야 포맷으로 돌아와 구체적으로 보면 기본 4-4-2의 골격을 띠는 4-2-3-1의 변형 형태입니다. 수비와 밸런스 유지에 기본 하중을 높게 둔 컨셉에서 후방-중앙으로 이어지는 2~3명간의 간격 및 공간을 넓게둔 채 빌드업을 전개하고, 측면 볼 소유시 와이드하게 벌리는 것보다 대각으로 파고드는 순환과 스위칭을 통해 중앙공격에 절대수를 늘리면서 부분 전술을 수행하는 형태입니다.

파이널 서드에 도달한 상태에서 사이드 어태커와 중앙에 밀집해 골문과 근접하게 움직이는 피니셔들이 부분적인 연계를 주고받는데, 해당 대목에서의 역할수행 완성도는 선수들의 그날 컨디션에 좌우됩니다. 성인 프로급 무대를 사실상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는 팀이기에 일정 폼 유지가 어렵고, 인조잔디 -사실상 흙바닥에 가까운- 를 사용하는 일부 원정 등 역시 전초에 언급한 열악한 여건과 한계가 드러나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팀 특성상 매년 겪어야하는 선수단 물갈이로 인해 전술상 코어 역할을 했던 주축들을 잃고 하위 카테고리에서 올라온 세대들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못함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지단 감독은 세트피스 효율을 극대화하고, 전원 수비 후 역습 -공격수들의 개인 전술에 기댄 결정 루트-로 올 시즌 상당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한 골차 승리를 8경기나 거둔 대목에서도 유사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1군 부임 후 역시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는 4-2-3-1로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쉽게 비유해 안첼로티 체제에서 토니 크로스가 수행했던 역할을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매우 유사하게 찾아볼 수 있고, 압박 밀도를 높여 소유를 가져오거나, 혹은 간결한 터치와 속도감있는 패스웍으로 전진성을 높이는데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인 하비 무뇨스와 알레익스 페바스 중 전자는 무뇨스, 후자는 페바스가 해당됩니다.

앞서 언급한 기본 골격 4-4-2에 위치한 2명의 피보테 중 공수고리이자 간격을 유지하는 포지셔닝, 수비적 기여 등에 있어 큰 몫을 꾸준히 해내는 유일한 선수가 요렌테이고, 그나마 페바스의 컨디션이 괜찮은 날을 제외하곤 중원으로부터 전술적 조합을 꾀하는데는 제약이 분명히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듯, 중원부터 전방으로 이어지는 옵션의 가짓수가 대폭 늘어난 환경에서의 역량이 어떤 방향으로 점철되어 성과로 이뤄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지단 마드리드’의 기조를 형성할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선수단 운용에 있어서도 출전 기회를 상당 부분 균등하게 배분하면서 개개인 동기 유지와 케미 향상을 돕고 플랜에서의 활용 고안을 꾸준히 재검토하는 등의 진취적이고 탄력적인 운영 철학은 분명 통합단위의 시너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현재 팀상황에 다각적인 효율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부족한 글 살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장황하게 늘어진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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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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