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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의 영광과 좌절, 그리고 무리뉴식 축구

Raul~ 2013.05.21 01:40 조회 2,310 추천 2
사실 좀 조심스런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내가 느끼는 바가 있어서 한 자 써볼께요.

90년대 후반에 찾아온 레알의 전성기적 경기를 보면,
오늘날의 '압박' '스피드' 어쩌구 하는 거랑은 상당히 거리가 있어요.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레알식 축구라는 건, 물론 감독이 계속해서 바뀌긴 했어도
"많이 안 뛰는 축구"를 해왔습니다. "많이 안 뛰는 축구"라는 건, 단순하게 표현해서 그런거고
실제로는 선수들의 순간적인 창의성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율축구였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당시에 레알 축구는 기본이 지공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역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라울 같은 선수들도 무척이나 빠른 스피드를 지니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느린듯 빠르게, 또는 빠른듯 느리게... 리듬이 살아있는 축구를 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게 대외적으로도 분명 효과가 있었고 경기력에서도 대체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기억합니다. 일전에도 말했던 "우아한 축구"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03-04때부터 레알이 경기력 측면에서도 삐거덕거리고 성적도 신통치 않았죠. 공교롭게도 이 때가 아마 리가에서는 발렌시아한테 우승 내주고, 챔스에선 모나코한테 모리엔테스의 헤딩에 한 방 제대로 얻어먹고 고꾸라진 시즌이었었나요? 재밌게도 이 때 무리뉴의 포르투가 챔스 우승을 했을겁니다. 그 직전 해에는 포르투를 가지고 UEFA컵 우승했을거구요.

압박축구, 많이 뛰는 축구가 대세를 이루어가던 그 시점의 선구자가 무리뉴이고 무리뉴가 승승장구하기 시작할 때부터 레알이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레알이 팀으로서 무너지기 시작한 건, 단순히 마켈렐레 하나가 빠져서가 아니라는거 말입니다. 

그건, 레알이 압박축구가 대세가 되어가던 시점에서 시대의 흐름을 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있는 것은 카펠로가 다시 부임하자 리가를 우승했다는 거겠네요. 많이 뛰지만, 재미는 없는 축구로 말이죠.

압박이 대세를 이루던 2천년대 중반부터 무리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왔습니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몇 년 사이를 보면, 바르셀로나의 패스&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축구가 세계를 점령하고  있어요. 이건 여러분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갈락티코 레알의 실패는 축구전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못 쫓아가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압박을 중심으로 한 조직력과 활동성), 그 트렌드를 제시하고 실현시킨 무리뉴가 2천녀대 중반부터 승승장구 하다가 레알에 와서 이번 시즌을 비롯해서 재임기간 중에 챔스우승을 못한 것과 경기력 측면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어쩌면 무리뉴식 축구의 트렌드가 이제 끝났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말입니다.

레알식 축구가 먹히던 때가 있었고, 그 뒤론 무리뉴식 축구가 먹히던 때가 있었고, 어쩌면 지금은 무리뉴식 축구가 먹히지 않는 그런 때가 아닐까....? 그렇다면, 어쩌면 이건 무리뉴의 사이클이 한 시대를 다시 지나가버린게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뭐 모르죠. 무리뉴가 첼시 가서 또 챔스 우승하고 리가도 우승하고 그럴지도... 걍 뻘 생각이 나서 한 번 적어봤습니다. 어떤 걸 분석하고자 쓴 건 아니구요. 저랑 비슷하게 생각한 분이 있지 않아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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