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맨체스터 시티수요일 5시

괴장 델 보스케, 과연 그의 의도는?

민간인 2012.06.23 21:52 조회 2,304 추천 3

Del Bosque: "No me va a dar ningun ataque de entrenador"


유로 2012 개막 이후 매 경기마다 기괴한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델 보스케가

이번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도 역시 제로톱 전술을 고집하고

그것도 모자라 투 미들로의 전술변화, 페드로 레프트백 기용 등의 괴상한 시도를 실험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나날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죠.

그렇다고 해서 델 보스케가 이상한 전술만 쓰다가 실패한 감독인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닙니다.


99/00 시즌 극에 달한 산스 경영진의 무능함과 팀 케미스트리 악화로 한때 리가 12위까지 떨어진

레알 마드리드를 시즌 도중 지휘하여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끈 감독이 델 보스케였습니다.

또한 01/02 시즌 초반 상이한 플레이 성향으로 인한 불협화음 때문에 공존 불가능이라는 말까지 나오던

지단과 피구 조합으로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다음 시즌 리가 우승이라는 결과까지 만들어낸

전술적 역량도 보여준 감독이죠.


게다가 소위 괴장, 변태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으로 손꼽히는 반 할, 쿠만, 슈스터 같은 감독들의 말년이

결코 좋지 못했음을 떠올리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술로도 

스페인을 월드컵에서 우승시킨 델 보스케에게는 그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델 보스케의 의중은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은 것은 아닌지…


이미 우리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전술적 역량만이

축구 감독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는 포르투에서의 성공으로 그 전술적 역량을 높이 평가받았지만

선수단과의 불화 등의 축구 외적 요인으로 인해 첼시에서 참혹한 실패를 맛봤죠.

반면 프랑크 레이카르트같은 감독은 바르셀로나 재임 시절 엄청난 성공을 거둔 감독이면서도

'그가 하는 전술적 지시라고는 경기 전 포메이션과 선수 명단을 불러는 것밖에 없었다'라는 말까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다년간의 감독 생활로 인해 잔뼈가 굵은 델 보스케가 이러한 점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2010년 월드컵에서 그 이해하기 힘든 전술로도 우승까지 하게 되자

그는 한가지 결론에 이르렀음이 분명합니다.


어차피 스페인은 큰 틀만 짜놓으면 세부전술은 대충 아무렇게나 짜도

사비, 이니에스타 같은 애들이 알아서 하고 카시야스가 막아주니까 어떻게든 이겨준다는 것을.

그러므로 전술에 매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이죠.


그러니까 결국 아무렇게나 짜도 되는 전술 가지고 고심하면서 시간 뺏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여 전술 외적인 요소를 통한 계책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 분명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프랑스가 2010년 월드컵을 방불케 하는 팀내 불화로 큰 혼란에 빠져 있음을 주지해야 합니다.

프랑스 대표팀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소식을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로랑 블랑 체제의 프랑스 대표팀은 이미 블랑의 취임 직후 비공개석상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해

시작부터 다소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스웨덴전 패배 이후 트러블 메이커로 유명하던 벤 아르파가 나스리를 겨냥하여

'나보다 못한 선수도 있는데 왜 날 교체시켰냐'라고 하면서 블랑에게 항명을 했고

여기에 알루 디아라와 벤제마까지 끼어들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

말루다가 이 사건을 언론에 흘리면서 큰 파문이 일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팀 케미스트리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블랑과 프랑스 선수들에게 있어서

하루가 다르게 들려오는 델 보스케의 기괴한 전술 시험 소식은 더욱 큰 혼란을 가져다 주겠죠.


중앙 미드필더만 6명? 페드로 레프트백? 아르벨로아 사이드어태커?

토레스-요렌테-네그레도를 냅두고 세스크-나바스 제로톱? 심지어 사비를 벤치로?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허둥대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굳이 기발한 전술을 짜느라 골치아프게 머리 쓸 필요 없이 상대방을 자멸하게 만드는 축구,

이것이 델 보스케의 의도가 아닐까요?


상대팀을 수렁 속으로 빠뜨리는 괴장 델 보스케의 물귀신 포제션축구에 허우적대다

패닉 상태에 빠진 벤제마의 자살골로 스페인의 1:0 승리 예상해봅니다.


이 글을 쓴 저 자신도 믿지 않는 이 예측이 맞아떨어져서 스페인이 또다시 유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델 보스케는 실로 무시무시한 감독이 아닐 수 없습니다.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3

arrow_upward 모드리치에 대한 관점 arrow_downward Mad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