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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목요일 5시

세스크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불타는소년 2010.07.14 02:08 조회 1,358 추천 12

일단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걸 좀 감안해서 봐주세요. 물론 저는 몇 번 덧글로 달기도 했지만, 바르셀로나를 싫어하는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아스날은 호의인 편이고요. 그래서 이 글이 아스날쪽에 좀 치우쳐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만큼 제가 아스날에게 유리한 것으로 잘못 기술하거나, 혹은 오류가 있으면 덧글로 달아주시길.

 

 

1. 세스크의 아스날행

 

1) 해적질

 

보통 EPL에서 유망주들을 입도선매하는 것을 '해적질'이라고 부릅니다. 수십만 유로의 헐값(당장 맨유에서 로시가 비야레알로 천만유로로 갔는데, 맨유가 파르마에 지불한 금액은 100만 유로가 안 됩니다.)으로 유망주를 데려오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 노동법에 의해서 EPL 소속 클럽들이 다른 유럽 국가의 팀들과는 달리 16세부터 유소년들과도 프로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프로가 아닌 선수들과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적료 없이 데려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수십만 유로의 보상금만 지불하면 되는 거고요. 이를 막기 위해서 UEFA 회장 플라티니가 18세 미만 유망주들의 이적을 막는 법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2) 남미와 아프리카의 유망주

 

스페인, 이탈리아의 수많은 남미, 아프리카 유망주들은 어디서 왔을까요? 그들은 대부분 자국의 유스팀에서 뛰다가 유럽으로 건너갑니다. 이들은 이적료 없이 옮기기도 하고, 많아야 수십만에서 백만 유로 남짓의 금액으로 이적합니다. 아주 예외적으로 수백만 유로에 이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주로 세계대회에서 활약한 대형 유망주들입니다. 즉, EPL은 유럽에서 해적질을 하고, 다른 리그는 남미와 유럽에서 해적질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바르셀로나도 도스 산토스 형제, 애슐린 등을 데려오면서 돈을 지불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건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 수 있으니 아시는 분은 지적 바랍니다.) 브라질에 펠레법이라는 게 있는데, 18세 미만 유망주들은 포르투갈을 제외한 해외 이적이 불가능합니다. 이 법이 생긴 이유가 자국 유망주의 무분별한 유럽 진출 때문입니다.

 

 

3) 같은 해적질인가?

 

물론 남미에서 데려오는 것과 유럽에서 데려오는 것은 차이는 있습니다. 남미에서 데려오는 것은 원석을 주워오는 것이고, 유럽에서 데려오는 것은 잘 가공된 좋은 품질의 보석을 주워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EPL의 해적질을 성토하는 클럽들의 행태는 이중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리도 있는 말이고요. 그렇다고 해도 둘 다 해적질을 하는 건 마찬가지죠. 무엇보다 EPL에서 행하는 행위는 결코 불법이 아닙니다. '도의적이지 못하다.'는 것 때문에 까일 뿐입니다. 몇몇 이들은 '니네 클럽에서 미래가 안 보이니까, 혹은 돈이 안 될 거 같으니까 오는 거 아니겠냐'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이건 좀 과한 실드 같고요.

 

 

4) 세스크 이적의 특수성

 

세스크는 원래 '될성부른 떡잎'이긴 했습니다. 유럽 청대에서 주장으로 날아다녔거든요. 즉, 전형적인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유망주입니다. 그런데 아스날 팬들이 '세스크는 정당하게 지불했다.'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스크의 이적과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던 오베르마스의 이적 때문입니다. 이때 3천만 파운드와 친선경기 2번의 내용으로 바르샤가 오베르마스를 영입하는데, 220만 파운드쯤 바르샤가 지불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친선경기도 1번밖에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바르샤의 로셀이 런던으로 날아가 세스크에 대해 항의하자 아스날의 데인이 '그러면 그 이적료 220만으로 퉁치던가.' 즉, 아스날 팬들 입장에서는 '세스크 220만 파운드에 사온 셈이다.'라고 주장하게 되는 거죠. 우디네세의 칠레 국적 선수 알렉시스 산체스 이번에 월드컵에서 보셨죠? 이 선수 칠레 콜로 콜로 소속의 제법 네임 밸류 있는 유망주였는데, 약 100만 유로의 금액으로 우디네세에 왔었죠. 그 누구도 이걸 해적질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아스날 팬들 입장에서 세스크 영입은 '과정은 좀 돌아가지만 결과적으로 정당한 금액 지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5) 세스크의 성장

 

아스날 팬들이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스크 니들이 키웠냐?' 아스날은 유망주에게 정말 많은 지원을 해줍니다. DDS 중 유일하게 포텐 안 터진다면서 까이는 데니우손이 리그에서만 100경기 출장했죠. 세스크는 아스날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주전으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르샤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테죠. 무엇보다 최근에 바르셀로나 유망주들이 대박이 난 게 사실입니다만 그 모두가 당초 기대받던 만큼 쉽게성장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수퍼스타의 잠재력을 지녔다던 GDS는 한참을 방황했고, 메시보다 더 대단하다던 보얀은 현재 자리도 못 잡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바르샤의 4대 유망주로 꼽히던 애슐린은 아예 방출당했습니다. 페드로와 부스케츠가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아직 확실한 수준은 아니고요.  아스날 팬들이 말하는 것처럼 '대단한 유망주를 데려온 것은 맞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로 키운 것은 아스날이다.'라고 주장하는 게 헛소리는 아닙니다.

 

 

 

2. 이적시장에서의 상호존중

 

1) 사전접촉

 

소속팀의 허락 없이 선수와 타 클럽이 접촉하는 것은 매우 예의에 어긋난 일입니다. UEFA에 제소하는 경우도 꽤 많고요. 이적시장에서 다른 클럽을 UEFA에 제소하는 경우는 대개 저런 사전접촉 및 불법접촉에 대한 것들입니다. 클로제가 브레멘 팬들과 척을 지게 된 것이 바이에른과의 불법접촉이었고(브레멘 구단 측에서는 거액의 이적료 때문에 팔려고 했던 것 같지만), 애쉴리 콜이 아스날 팬들에게 그렇게 욕먹는 것도 단순히 돈 문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2) 클럽과 클럽의 예의

 

소속팀의 허락 없이 선수와 접촉하는 것이 합법인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계약 만료까지 6개월이 남지 않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보스먼 룰'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연령대와 계약기간이 성립할 때 남은 급료를 이적료로 지급하는 '웹스터 룰'입니다. 그런데 보스먼 룰과는 달리 웹스터 룰은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상대 클럽에 대한 상호존중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요. 해적질로 욕먹는 EPL 팀들도 웹스터 룰은 안 씁니다. 그만큼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타팀 선수에 대한 관심 표명을 넘어 언론에 계속 소스를 뿌리거나, 다른 선수들을 통해 이적을 부추기는 것은 이런 예의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맨유에서 하그리브스를 영입할 때 바이에른이 맨유의 태도를 매우 비난했었죠. 바이에른도 그 후 클로제와 불법접촉을 합니다만;;

 

 

3) 최근 세스크와 바르샤

 

바르샤가 공개적으로 세스크를 영입하고 싶어한다고 말을 하긴 했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적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의 '세스크는 카탈루냐 DNA를 가지고 있다.' 등의 흔들기성 발언, 그리고 런던을 발칵 뒤집어놓은 세스크에게 유니폼 입히는 행위 등은 기존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경우입니다. 현재 바르샤 구단과 그 선수들이 하고 있는 행위는 명백히 선수 흔들기이자 상대 팀에 대한 모욕입니다. 세스크는 아스날의 주장이거든요. 세스크가 비록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토레스처럼 강한 충성심을 보여주지 않았지만(월드컵 우승 직후 토레스는 앞으로의 거취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리버풀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르샤의 태도 또한 문제가 많습니다.

 

 

 

3. 세스크의 상황

 

1) 주장이라는 이름

 

세스크는 아스날의 주장입니다. 주장이 이적을 할 수는 있습니다. 보스먼 룰로 이적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 유명한 토튼햄의 주장 솔 캠벨이 최대 라이벌 아스날로 이적한 사건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스날 안 간다고 한 다음날요.) 하지만 적어도 주장에게는 팀의 케미스트리와 위신을 위해서라도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고,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VDV가 계속해서 스페인으로 가고 싶다고 했을 때, 말이 많았습니다. 함부르크의 주장이 책임감이 없다는 거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불미스러운 사건이면 주장은 더 많은 질타를 받습니다. 그게 이적에 관련된 것이면 더더욱요.

 

 

2) 세스크의 현재 태도

 

아스날 팬들이 세스크에게 화를 내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떠나더라도 최소한 주장으로서 태도는 분명히 하라는 거죠. 얼마 전만 하더라도 바르샤 가고 싶다고 떼 쓰더니 이제 와서 자신은 아스날이 자랑스럽고 주장이라는 것이 기쁘다고 말합니다. 남을 생각도 있다고요. 팬들이 자신들을 우롱하는 거냐면서 분노하는 게 당연하죠. 바르샤의 흔들기와 맞물려서 세스크는 기회주의자로 보일 지경입니다. 심지어 아스날 현지 게시판에서는 아예 계약기간 내내 리저브로 썩히던가 차라리 레알로 보내라고 할 정도니까요.

 

 

3) 세스크의 신용도

 

오늘 더 선에서 세스크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자신이 아스날 소속이라 자랑스럽다는 내용이었죠. 우승을 아스날에 바친다는 얘기도 했고요. 하지만 기존에 땡깡 부리던 모습 때문에 세스크는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에 상황이 안 좋을 거 같으니까 어떻게 팬들 구슬리기에 나선다는 말도 있고요. 이미 세스크는 팬들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하다 못해 저버린 상태입니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는 뒤늦게나마 강경하게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겁니다.

 

 

 

4. 결론

 

아스날은 세스크를 데려오는 과정에 관련해서 지나칠 정도의 비난을 받습니다. 어차피 불법으로 빼온 거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해적질 자체가 불법이 아닌 데다가 세스크의 경우는 더욱 특수합니다. 그 성장과정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흔들기와 세스크의 태도 등을 감안했을 때, 아스날은 과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바르셀로나는 흔들기를 통해 몸값을 낮추려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세스크에 대한 몸값을 지불하여 자신들의 뜻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세스크는 다른 것보다 일관성 있는 태도만 취해줘도 지금과 같은 비난은 받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  현재 상황은 바르샤의 '빼앗긴 유망주 돌려받기'도 아니고, 세스크의 '잃어버린 고향 찾기'도 아닙니다. 그저 타 팀의 에이스를 더 싼 가격에 빼오고 싶어하는 바르샤의 전략과 주장의 무게를 모르는 세스크의 행동이 맞물린 흔하디 흔한 이적 시장의 이슈일 뿐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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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이걸 레매에 올려도 될까 싶네요. 스페인의 남미 유망주 입도선매에 대한 것 때문에 레알 팬분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까 하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찾아봤을 때 헐값에 남미 유망주를 영입한 케이스는 못 찾은 데다 바르샤 유망주 얘기만 했기 때문에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올려봅니다. 일단 바르샤 좀 까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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