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원칙의 부재가 빚어낸 삼류 마드리드의 참극]
정말이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는 날입니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암튼,,,
나름의 분석이니
좁은 견식이라 나무라지 마시고
편협한 견해라 너무 타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Hala Mad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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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원칙의 부재가 빚어낸 삼류 마드리드]
‘이번만큼은’ 이라는 팬들의 설렘과 기대가 ‘분노’로 바뀌는 데 필요한 시간은 90여분에 불과했다. 또다시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역사와 전통, 그리고 체면을 구겨버렸다. 사실 레알에게 유럽무대에서만큼은 더 이상 체면이라는 것이 남아있다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이번 리옹전의 충격과 여파는 컸다.
전년도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는 커녕 국내 리그조차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챔스는 그저 희망이자 뜬구름에 불과한 상황이기도 했다. 갈락티코 1기 이래 어느 하나 안정된 것도 없고, 수시로 바뀌는 감독, 스쿼드의 줄부상 등등 악재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복합된 문제들이 난무하는 총체적 부실의 상황이었음을 굳이 부연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다시금 시작해보고자 하는 팬들의 열망을 등에 업은 페레즈 회장의 선임과 명장 ‘페예그리니’의 부임은 말 그대로 ‘희망에의 찬가’였고 09/10 시즌에는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게다가 게임에서도 구현하기 힘든, 카카-호날두-벤제마-알론소 등 환상적인 영입이 이루어짐으로써 다시 한번 유럽과 세계를 호령하는 ‘팍스 마드리드’의 시대를 여는 것으로 보였다.
‘알코르콘’이라는 암초(사실 그런 클럽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를 만나 기우뚱하며 잡음을 내더니 이내 다시금 중심을 잡는 레알 마드리드를 보며 AS와 마르카는 물론 여러 언론들은 ‘과연 명가의 전통은 무섭다’, ‘명장은 명장이다’는 찬사를 쏟아내기 바빴고, 섣부른 8강 대진표를 내놓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급조된 팀의 한계, 그리고 이론이 아닌 피치에서의 현실을 보여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이지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충격을 받은 언론과 팬들은 특정 플레이어와 감독을 비난하며 사임과 퇴출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해한다. 십분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루 종일 짜증나고 화가 나서 일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 필자다. 필자도 마드리디스모다.
그러나 전반에 비해 무기력했던 후반의 경기력, 너무도 어이없게 날려버린 두 골, 후반 시작과 더불어 교체된 플레이어들의 의미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감독과 선수들, 피아니치인지 뭔지 하는 플레이어가 3~5분 단위로 점점 오버래핑의 정도를 높여가던 것을 간과하던 수비진... 이번 리옹전의 패배는 모두의 실패이자 모두의 패배이다. 심지어 설레발을 치던 언론마저도 아주 죄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리옹전의 패배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새로운 깃발 아래 획기적인 영입을 하며,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으로 지적하던 느린 팀 스피드와 플레이메이커의 부재, 그리고 스코어러를 영입한 페레즈의 지난 여름은 탁월한 선택과 업적의 연속이었다. 더불어 스쿼드의 반을 들어내는 대수술을 하였음에도 반 시즌이 채 지나지도 않아 훌륭하게 꾸려나가고 알맞은 전술을 세운 페예그리니의 업적 또한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특히 스타군단을 이끌며 잡음을 죽이고 이토록 훌륭한 케미스트리를 갖추게 한 것은 ‘명장’의 칭호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경신하며 입성한 호날두 역시 온 몸이 득점루트임을 증명하고 있고, 새로운 에이스로 등장한 이과인이나 끝끝내 남아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VDV, 거의 매경기 나오며 수비를 해주는 알비올,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비지원과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평균작은 해주는(비록 팬들의 기대가 그 정도가 아니기는 하지만) 카카 등 플레이어들 역시 그렇게 죽을 정도의 죄를 짓고 있는 이는 드물다고 보아야 함이 옳을 것이다.
그러면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무대에서 이토록 죽을 쑤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또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필자는 단언한다. 철학과 원칙이 없는 것이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문제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국내 리그는 비록 그 여정은 길지만 한정된 자원과 제한된 플레이 스타일로 인하여 어느 정도의 보강과 별다른 철학 없이도 제패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나 유럽선수권, 그리고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는 다르다. 철저하게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어야 하며 그 무대는 선수들의 실력의 다툼이자 당대의 축구에 대한 패러다임을 결정하는 각축장인 것이다.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에는 어떠한 철학도 원칙도 그리고 축구에의 미학도 보이지 않는다. 점유율과 숏패스에 중점을 두는 바르셀로나, 무한스위칭과 공수전환속도에 비중을 두는 맨체스터, 그리고 같은 숏패스라 할지라도 점유율보다 공의 전진과 공격(골)에 의미를 두는 아스널처럼 팀의 컬러 역시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화려한 스타, 모래알 군단 정도의 화려한 스쿼드 정도만 연상될 뿐이다. 점유율 축구가 대세라고 하니 따라가고, 스피드가 필요하다니 보충하려는 모습을 보여줄 따름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팀의 컬러나 철학이 될 수 없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이며, 이것이 첼시나 맨체스터 시티가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시간내에는 절대 유럽무대를 평정할 수 없는 이유가 되는 것임을 우리는 또한 안다.
이러한 붕괴를 막기 위하여 있는 것이 보드진이다. 그러나 그 보드진마저 흔들려 버린 레알 마드리드에는 유소년은 물론, 전술, 영입, 전략 등 그 어디에도 원칙을 찾아볼 수 없다. 그야말로 이류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의 삼류다. 원칙이 없는데 철학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저 그 옛날 디스테파뇨나 푸스카스가 뛰던 때처럼 죽어라 열심히 뛰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슬로건이자 스피릿이라고 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축구가 비즈니스이자 프로페셔널들의 직장이 되어버린 지금에 이르러 열심히 뛰고 승리를 쟁취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될 수 없다.
유소년을 국내 시장에서 키워낼 것인지 외부로부터 영입해 키워낼 것인지, 유망주를 바로 1군에 투입할지 아니면 임대를 통해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일관성과 원칙을 우리는 지금의 마드리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바르샤나 무링요의 첼시에서 보았던 4-3-3 혹은 다이아몬드의 밀란처럼 전술의 원칙 또한 우리는 떠올리기 쉽지 않다(변태축구, 변형 포메이션은 이제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감독 선임에서도 특별한 컬러나 원칙이 아닌 그때 그 상황에서 가장 그럴듯한 선택을 할 뿐, 원칙과 일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 영입에 있어서도 확실한 전술과 전략이 없으니 원칙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저 남이 좋다고 하니 그저 여기 저기 우르르 몰려다니는 된장X(쇼핑족)처럼 명품 쇼핑이나 하고 다니는 무개념의 연속이다. 그리고는 매년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마치 부모님이나 주변에서 법대와 의대가 전망이 좋다고 해서 입학은 했는데, 카데바가 싫어 미치고 법전을 보면 토할 것 같은 무개념의 학생과도 같은 것이다. 아무리 영입에는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있다고는 하지만 철학과 원칙이 없는 영입에의 리스크는 100%에 수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럽 무대를 다시금 제패하는 레알을 보고 싶다면, 다시금 세계 축구를 호령하는 마드리드를 보고 싶다면, 그리고 더 이상 마드리디스모들을 실망시키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 레알은 지금부터라도 당장, 원칙과 철학을 세워야 한다. 축구의 전반에 대한 미학과 철학을 세우고, 유소년에 대한 원칙, 유망주의 관리와 승격에의 원칙, 선수 영입과 플레이에 임하는 기본을 세우지 않고 그저 팬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어급 영입만 거듭한다면, 내년이 아니라 10년 뒤라 할지라도 빅이어를 드는 로스 블랑코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p.s. 쓰린 마음으로 하루를 버티어내는 이 세상의 모든 마드리디스모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며, 최선을 다해 뛰어준 마드리디스타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더불어 페예그리니가 경질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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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amos 2010.03.11경질은 ㄴㄴ 절대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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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0.03.11공감하는 부분이 많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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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kerFace 2010.03.11정말 공감되네요...특히나 대어급 선수들 영입과 관련해서도 비교하긴 그렇지만 현재 바르셀로나의 보드진과 비교하면(물론 이쪽도 실패가 더러 있긴 했지만...) 우리팀은 실패가 너무 많고 특히나 일과된 원칙이나 전략이 너무 없는듯 싶네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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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Pacino 2010.03.11*저도 많이 동감합니다. 사실 이번시즌 시작하면서 대량영입할때 이미 우려들이 많았고 저 또한 개인적으로 이번시즌은 챔스 16강 징크스만 깨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이루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였던 것 같습니다
카카가 온것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호날두는 어쩔수 없이 사게 된 상황에서 벤제마까지 샀다는건 아예 물갈이를 했다는건데 이런 물갈이는 세계 어느 빅클럽에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입니다
첼시는 늙었다고 비난받고 미드진이 부족하다고 해도 데코를 제외하면 3~4시즌 이상 뛰고있는 플레이어들 뿐입니다 맨유또한 키큰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해도 호흡의 중요성을 더 크게 생각한 퍼거슨이 여러가지땜빵을 해가며 버티고있죠.. 바르샤나 인테르의 경우도 선수 변동이 상당히 적은 클럽이고요
일단 스쿼드의 반 이상이 갈아엎어진 상태에서 다른 무대도 아닌 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건 조금 힘들어보이네요
그리고 현재 레알의 스쿼드 갈아엎기는 효용성만을 추구한것이 아닌 재미와 보는 맛 까지 얻으려 했다는 것도 문제점중 하나인것 같았습니다 누누히 말하지만 벤제마의 영입은 (한두시즌 후라면 몰라도) 정말 단순히 쇼 였습니다.. 벤제마가오면서 네그레도와 반니가 나갔고 라울은 경기도 뛰지못하는 지경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최근에 리옹을 상당히 안좋게 평가하기는 했는데 사실 리옹은 대회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에게 챔스용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외국 전문가들이 여러명 모여서 쓴 칼럼같은 글이었는데 의외로 리옹이 결승까지 갈 수도있다는 예측이 있더군요
그만큼 리옹은 챔스에 힘을 실어서 화려함보다는 안정감을 추구했고 센터백과 중앙미드 자원중 파워풀한 선수가 상당히 많은 팀입니다 아마 리산드로 로페즈가 이렇게 폼이 안좋지 않았다면 곱절은 무서운 팀이 되었겠죠..
아무튼 저는 누구의 방출이나 경질도 바라지 않고 이건 선수 혹은 감독의 탓이 아닌 조직력의 문제였기때문에 어쩔수없다고 봅니다 현재 레알의 개개인 기량은 어떤 클럽에 비추어도 절대 부족하지 않고 이 라인대로 큰변화 없이 두시즌 정도 후에는 아주 무서운 클럽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또한 만족하지 않고 갈아엎으려 한다면 6년간 계속되온 이 악몽은 되풀이 될것입니다 -
질풍의드리블 2010.03.11진짜 경질은 안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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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2010.03.11경질은 이제 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