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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정말 수준 높아졌습니다

Gago N.Torres 2009.10.25 11:04 조회 1,386


1. 어제 포항vs광주, 전북vs수원의 경기를 동시에 tv에서 해주길래.. 곰곰히 고민하다가
이동국, 김두현이 출장하는 전북 수원의 경기를 70%정도,
포항vs광주의 경기를 30%정도의 비중을 두고 번갈아 가면서 봤습니다.

전북 4-2-3-1
- 권순태/최철순, 성종현, 김상식, 손승준/ 임유환, 정훈/ 최태욱, 루이스, 브라질리아/ 이동국

수원 4-3-3
- 이운재/송종국, 이재성, 곽희주, 양상민/ 홍순학, 안영학, 김두현/ 이길훈, 에두, 티아고



2. 수원vs전북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수원은, 확실히 김두현의 가세 이후, 팀 컬러가 단순히 공격수들의 역량만 믿는 축구가 아니라, 패스 하나 하나에 의미를 담아가는, 흡사 이관우 가세 이후 4-3-3으로 바뀌고 폭주하던 차붐의 06-07 시즌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또한 수비에서도 곽희주가, 이동국을 꽁꽁 붙들어메면서 경기를 전체적으로 쉽게 가져갔습니다. 스토퍼 송종국이, 틈틈이 오버래핑을 나가서 중원의 힘싸움에 힘을 실어주면서, K리그 최고의 기동력과 화력을 자랑하는 전북을 성공적으로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전북은, 루이스와 브라질리아, 최태욱 이 삼각편대가 제대로 삽질을 밥먹듯이 해주시면서, 전방의 이동국이 전북의 수비라인까지 내려오면서 패싱 플레이를 이어갔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미드필더 장악력 부재를 겪었습니다. 임유환이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고, 정훈이 매우 거친 허슬플레이로 수원의 상승세를 꺾기는 꺾었습니다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역습 찬스때마다 양날개 최태욱의 무리한 드리블 돌파 시도, 브라질리아의 옛다 모르겠다 알아서 해먹어라라는 식의 무책임한 롱패스로 일관한 결과, 수원은 대어 전북을 잡으면서 6강 진출 실패의 한을 푸는가 싶었습니다.


이동국의 영민한(간사한?ㅋㅋ) 아픈척 하기로 수원의 곽희주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전북이 역습 기회를 잡았지만, 교체투입된 노장 수원 김대의의 어시스트로 에두가 골을 넣으면서 수원이 1:0으로 앞서가게 됩니다. 수원은 이제 죽어라 방어하고, 전북은 죽어라 공격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거죠.

수원의 곽희주가 퇴장당하고, 그 틈에 허술해진 수원의 수비진을 교체투입된 전북의 이광재가 좋은 몸놀림으로 수원의 수비진을 흔들고, 이어서 경기 내내 정말 입에서 쌍욕이 나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멍청했던' 브라질리아가 코너킥을 올려주었고, 이운재의 캐칭 미스를 틈탄 이동국의 헤딩슛으로 전북이 동점골을 만들어냅니다.


이후, 김두현의 원맨쇼가 10여분간 펼쳐질뻔 했지만(후반 막판에 단독 질주로 수비 3명을 제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지친 김두현을 보좌해줄 공격수의 부재와, 전북의 여전히 강한 수비라인을 뚫지 못하면서 경기는 1:1로 비기게 됩니다.

수원은, 다음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만든 경기였습니다. 올 시즌 전반적으로 내내 부진하던 송종국도 살아난듯 했고, 차붐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이길훈이 점점 힘을 얻어가는듯 하네요.


올 시즌, 수원의 몰락은, 센터백 라인의 붕괴(이정수-마토가 나간 이후 멸망. 덩달아 이운재도 하락세)도 있겠지만, 하태균, 서동현, 에두같이.. 믿었던 삼각편대가 정말 멍청하리만큼 못한 이유도 큰데요.(하태균 올시즌 2득점, 서동현 0득점, 에두 7득점..-_-....)

그래도 급하게 영입된 티아구가, 큰 키로 위협적인 포스트 플레이를 해주고, 김두현은 잘게 썰어나가주고, 팀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사이클을 가지게 되었네요. 차붐을 믿지는 않지만 수원은 믿기에 다음 시즌을 기대해봅니다.


경기결과

수원 1 - 전북 1

후반 30분 김대의 왼발 패스->에두 골
후반 40분 브라질리아 왼발 코너킥->이동국 헤딩 골

곽희주 경고 누적 퇴장
에두 - 임유환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로 동시 퇴장



3. 김두현. 정말 대박입니다.
감히 단언하겠습니다. 기성용보다 한수위입니다.

크게 2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기성용만큼이나 위협적인 공격가담, 잘게 썰어가는 공격방식이고(기성용과 동급)
두번째는 기성용보다 훨씬 우월한 수비가담때문입니다.(기성용보다 우위)


국가대표팀이나, 서울에서 보면, 국대에서는 김정우(조원희), 서울에서는 김한윤이 기성용 밑에서 떠받들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어제의 경우, 안영학이 김두현 파트너로 나왔는데, 김두현의 적극적인 수비가담 덕분에 정말 수원이 쉽게 이길 수 있는 구도를 그려나가게 되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김두현 안영학 라인은 알론소, 라쓰 라인 처럼 공수 둘 다 열심히 하는 편이고, 기성용-김한윤(국대에서는 김정우)라인은 리켈메-마스체라노 라인처럼 기성용의 수비가담은 매우 적고, 그 결과 김정우, 김한윤에게 수비부담이 과중됩니다.


김두현의 경우, 정말 플레이스타일이 확 달라졌습니다.

예전에.. 유럽 진출전의 김두현이 굵은 패스와 선 굵은 플레이를 즐겨하는, 어느정도 EPL스러운 모습을 갖춘 K리그 선수라면,

요즘의 국내로 복귀한 김두현은 잘게 부수는 패스와 구석구석 움직이는 라리가스러운 K리그 선수가 되었습니다. 기성용이 국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전혀 다를바 없는 수준의 경기력을 요즘 보여줍니다.

김두현의 올시즌, 후반기 복귀 이후 11경기 4득점에 4어시스트입니다(-_-; 괴물)
그리고, 김두현이 팀에 융화되기 시작했다고 보이는 9월 13일, 광주전 이후 김두현의 스탯은
최근 6경기 3득점에 4어시스트입니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기성용의 28경기 4득점에 9어시스트보다, 효율이나 확률상 무지하게 높은 수치입니다.


정말요. 요즘의 김두현은 왜 이선수가 부상전에 평점 6-8점대를 넘나들며 WBA의 초반 에이스 노릇을 했는지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허허..
김두현의 성남 시절보다, 지금이 더 잘하고 있노라고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김두현의 20살때와, 기성용의 현재를 비교하면, 기성용이 우위지만, 김두현의 관록과 경험, 월드컵에 나가서 성공하고야 말겠다라는 강한 의지는 기성용의 입지를 위협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마, 허정무도 수원, 전북 경기를 현장관람한걸로 아는데, 어차피 기성용의 대체자가 마땅히 없는 만큼, 허정무의 실험 정신이 조금만 있다면 김두현은 유럽 원정 엔트리에 뽑힙니다.



4. 광주 vs 포항


자세히 보지는 않았기에,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광주는 최성국만 눈에 띄였습니다. 삼프도리아 혼자서 이끄는 카사노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주일 전에, 광주상무에서 전역해서 홈팀인 포항으로 돌아간 김명중이 광주상무에 한골을 넣으면서 복귀신고를 화려하게 했는데요 ㅋㅋㅋ 김명중은 올시즌 하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광주 상무 팬들의 아쉬움을 한몸에 사면서 포항으로 복귀했는데, 복귀하자 말자 언제 부진했냐는듯 친정팀 광주상무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요즘, 꾸준히 포항의 아챔.. K리그 각종 경기를 틈틈이 보면서 느낀건데.. (성남 경기 2경기.. 서울 2경기.. 수원 4경기.. 포항 5경기.. 기타 등등 2-3경기 정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어제 수원vs전북 경기의 해설자가 이상윤이였는데, 계속 감탄사 연발하고 흥분하고.. EPL 못지 않은 경기라고 칭찬을 계속 하던데. 정말 요즘 단순히 뻥축구보다 잘게 잘게 만들어 나가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 K리그를 보면, 세리에 B와 세군다리가, 챔피언쉽을 고루 고루 섞은것 같습니다.

당장 레알, 밀란, 맨유에 익숙한 유럽팬의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한건 좋아하는 선수들이 뛰는 좋아하는 팀의 경기라서 그런지, 지루한지 모르겠네요.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제의 K리그.
국민 스포츠 야구에 가려서 비록 관중도 별로 없었던 경기들이였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ps. 광주상무 홈구장.. 대박 이쁘네요..
잔디 보는데.. 무슨 유럽 잔디 보는 느낌.. 색감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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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arrow_upward 여름에 예상했던거랑은 너무 틀린 모습이네요. arrow_downward 세르히오, 에제키엘, 로이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