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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소시오의 표심, 어디서 갈렸나

MacCa 2006.07.03 09:37 조회 3,626 추천 1
레알 마드리드 선거 관리 위원회에서 약 반일 간 진행된 소시오들의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라몬 칼데론 후보가 박빙의 승부로 후안 팔라시오스를 재친 가운데 비야르 미르가 그 뒤를 이었고, 로렌소 산스와 아르투로 발다사노는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10% 이상 득표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소시오의 표심은 어디서 갈렸을까. 전에도 언급했지만 레알 마드리드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면면이 아닌 후보자가 내세우는 계획에 있다. 과연 어떤 후보의 어떤 계획이 소시오의 표를 얻고, 또 잃었는지 살펴본다. 칼데론, 맞아떨어진 삼박자 칼데론의 경우에는 스포츠 부장, 감독, 선수에 대한 공약이 모두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스포츠 부장에 지목한 미야토비치는 에이전트 출신이라는 약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에이전트 출신이 스포츠 부장직을 맡는 것에 무리가 따른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미야토비치는 ‘활동량’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했다. 독일에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언론과 인터뷰를 가지며 칼데론 진영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활동들이 미야토비치의 성실함으로 이어졌으며, 부족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소시오들의 신뢰를 얻은 원동력이 되었다. 차기 감독으로 내세운 카펠로도 좋은 선택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부터 AC 밀란과 AS 로마, 그리고 유벤투스까지 지휘하는 클럽마다 우승컵을 차지했었다. 물론 공격적인 색이 강한 레알 마드리드에 아주 적합한 감독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현재의 위치로 따져볼 때 타 후보가 내세운 델 보스케나 에릭손 감독 등에 비해 그 평가가 크게 웃도는 것이 바로 카펠로다. 먼저 델 보스케는 레알 마드리드에 많은 성공을 가져다 준 공적이 있으나, 베식타스에서 해임된 이후 오랜 기간 쉰 것이 인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 이외의 클럽에서는 성공한 경험이 없다는 것도 타 후보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에릭손 감독 역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만약 잉글랜드가 독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면 발다사노가 얻었을 표도 좀 더 많았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카카 효과’가 빛났다. 타 후보들은 호아킨과 레예스 등 대체적으로 여러 후보들과 많이 겹치는 이름을 내세웠지만, 칼데론의 카카 공약은 독보적이었으며 AC 밀란에서 카카의 입지가 확고해 그만큼 더 큰 이슈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카카 공약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 역시 득표에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물론 카카를 영입하지 못했을 때의 후폭풍은 예상하기 힘들 것이다. 비야르 미르, 스포츠 부장의 부재가 독으로 한 달 전 소시오를 상대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약 40%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비야르 미르가 3위로 참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 부장의 역할마저 감독에게 맡겨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와 같이, 감독에게 팀 운영의 전권을 맡긴다는 생각은 좋았다. 그리고 그것이 높은 지지율을 유발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스포츠 부장을 없애는 전략이 독이 되었다. 칼데론 후보와 팔라시오스 후보는 각각 미야토비치와 카마초를 스포츠 부장으로 지목해 함께 분주히 선거 활동을 펼친 반면 스포츠 부장이 없었던 비야르 미르는 외로운 모습이었다. 카를로스 사인스와 부회장으로 함께했지만 사실상 부회장은 큰 비중이 없으며, 더 중요한 것은 스포츠 부장이나 감독이다. 감독을 확정짓지 못한 것도 크다. ‘전권’을 맡길 만큼 중요한 자리라면 그 무엇보다 확실한 차기 감독을 지목하는 것이 선결 과제였다. 하지만 비야르 미르는 벵거 영입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라는 모호한 말만 남겼을 뿐, 각각 카펠로와 델 보스케를 영입하겠다고 일찍부터 공언한 칼데론과 팔라시오스에 비해 뒤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스포츠 부장직까지 감독이 겸임하지만 정작 감독은 확실히 정하지 못했으며, 비야르 미르가 내세운 유일한 공약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뿐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카카만큼이나 인지도가 높은 선수지만, 역시 확실한 감독 후보가 없다는 것은 많은 팬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팔라시오스, 아쉬운 패배 사실 팔라시오스는 매우 근소한 차이로 칼데론에게 패했기 때문에 칼데론과 같은 성공사례로 분류해도 잘못이 아닐 것이다. 특히 강한 스페인 색이 좋았다. 스포츠 부장에 카마초, 감독에 델 보스케, 기술 부장에 피리, 칸테라 총괄에 가르시아 레몬, 카스티야 감독에 미첼까지 레알 마드리드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 절친한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팀워크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 팔라시오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전략에 다소간 실수가 있었다. 칼데론과 미야토비치는 선수 또는 에이전트와 합의 조짐이 있으면 바로 언론에 관련 정보를 노출했지만, 팔라시오스와 카마초는 선수 영입 공약에 있어 모든 협상이 끝난 경우에만 발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합의 발표 이후 부인 보도가 나오는 칼데론의 경우를 ‘거짓말’이라고 말하며, 자기 진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투명성’을 강조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 투명성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팔라시오스 측은 다섯 후보 중 선수 영입 공약이 가장 늦었고, 불과 선거 이틀 전에 발표했다. 그만큼 주목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카카와 같은 빅네임도 없었다. 물론 이 점에서 약점을 깨달은 것인지 뒤늦게 이니에스타와 협상 중이라는 깜짝 발표를 하기도 했다. 선수 영입 공약의 발표 시기와 그 내용을 이루는 전략에 있어 다소간 문제가 있었던 것에 더해 앞서 언급한 델 보스케 감독의 약점도 더해 아쉽게 선거에서 패하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 하지만 카마초부터 가르시아 레몬까지 팔라시오스가 구상한 강한 스페인 색의 라인업은 칭찬받아 마땅한 생각이다. 또한 스포츠 부장의 권한까지 감독이 맡는다는 비야르 미르의 구상 역시 최근 회장과 부장 사이에 마찰이 많았던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좋은 계획이었다. 때문에 칼데론은 자신의 철학을 중심으로 클럽을 이끌면서도, 타 후보가 내세웠던 좋은 계획과 생각을 적극 검토하여 좋은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큰 회장’으로서의 면모 역시 갖춰야 할 것이다. PS. 글의 진행상 칼데론 후보를 새 회장으로 가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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