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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레길론이 지네딘 지단 감독에게 중용 받지 못할 거라고 보는 이유들

Benjamin Ryu 2020.02.17 21:58 조회 3,153 추천 4

이번 시즌 세르히오 레길론이 세비야에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레알 마드리드 팬이 다음 시즌 레길론의 합류를 원하고 있죠.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세르히오 레길론이 복귀해도 지네딘 지단 감독에게 중용 받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세르히오 레길론은 페를랑 망디와 비교했을 때 팀에 안겨다 줄 수 있는 게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네딘 지단 감독은 동료들 간의 조합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되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장점이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에 영입된 페를랑 망디인 경우 영입 당시만 해도 “세르히오 레길론이 있는데 왜 거액을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고, 이거는 한준희 해설위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지적하셨던 점이기도 한데, 결국 지네딘 지단 감독의 결정이 맞았음을 보여주고 있죠.


개인적으로 페를랑 망디의 영입이 성공적인 이유는 망디의 타고난 체력과 뛰어난 수비력인 점도 있지만, 이 선수가 토니 크로스의 단점을 잘 커버해주고 있다는 점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해당 부분을 놓고 이미 저 말고 많은 분이 여러 차례 얘기하셨던 걸로 아는데, 이제까지 마르셀로가 왼쪽 측면에 위치했던 이유는 CR7과의 조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토니 크로스의 장점을 살리는 데 마르셀로만큼 뛰어난 선수가 없었던 까닭입니다.


마르셀로는 토니 크로스와 끊임없이 패스를 받으면서 순식간에 하프라인을 넘겨서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올라가는 성향이 있는 왼쪽 풀백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력이 느려서 빠른 주력이 장점인 선수들에게 고전하는 크로스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일차적으로 제어하는 데 장점이 있고, 본인의 타고난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바탕으로 왼쪽 측면에서 팀의 공격을 이끄는 데 능한 선수죠.


하지만 언젠가 마르셀로를 대체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고, 결국 이번 시즌 100%는 아니어도 80% 수준으로 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넓은 지역을 커버해주면서 토니 크로스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 장기간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에당 아자르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 선수들을 끌어 모으면서 크로스를 좀 더 공격적으로 쓰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크죠.


그리고 에당 아자르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때마침 페를랑 망디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토니 크로스를 보호하기 시작합니다. 망디인 경우 마르셀로처럼 오버래핑이 잦은 선수가 아니지만, 적절한 판단과 폭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양발 잡이 능력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마르셀로가 했던 역할들을 어느 정도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세르히오 레길론은 이런 점에서 토니 크로스와 잘 맞는 선수가 아니에요. 마르셀로와 페를랑 망디 모두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오버래핑을 하면서 크로스의 빌드업을 도와주는 선수들이라면, 레길론은 혼자서 순식간에 하프라인을 넘겨서 오버래핑을 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되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면, 후방에서 토니 크로스가 빌드업에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 팬덤에서 팀의 단점으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부분이 후방 빌드업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이 후방 빌드업의 약점이 거의 거론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죠.


이는 카세미루의 발전도 있지만,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페를랑 망디의 합류로 인해 크로스가 좀 더 빌드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후방에서 공을 소유하고 공격을 전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르히오 레길론이 뛸 경우 토니 크로스가 지금처럼 안정적인 빌드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무게의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점도 크지만, 레길론의 돌파로 인해 크로스가 상대 팀 선수들로부터 거대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죠.


두 번째, 세르히오 레길론은 동료들을 활용하는 데 능하지 못합니다. 지난 시즌 레길론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라인을 보고 타팀 팬들은 이를 극찬했지만,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라인은 정말 거대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레길론인 경우 공을 잡고 드리블을 돌파할 때 앞만 보고 달리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렇다 보니 앞선에 위치한 동료들이 좀 더 좋은 위치에 자리 잡았음에도 패스를 하기보다 스스로 돌파를 하다가 상대 팀 선수들에게 공을 빼앗길 위험에 처했을 때야 겨우 패스를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패턴이 매우 공격적으로 보입니다. 젊음의 패기만큼 좋은 무기가 없듯이 노련한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당황하죠. 하지만 그 패기는 결국 노련함에 꺾이기 마련입니다. 레길론이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다면, 상대 팀 선수들은 레길론이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를 빠르게 차단합니다. 그렇다 보니 레길론이 돌파에 성공한다고 해도 동료들이 좋은 위치를 잡지 못했거나, 상대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팀의 공격은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직선적이고 측면에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세르히오 레길론을 기용했지만, 이는 비니시우스의 장점 중 일부를 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이번 시즌 훌렌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지적받았던 공격력 부분과 섬세한 전술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드리블 돌파시 선택지가 제한적으로 된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이런 점 때문에 테오 에르난데스가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AC 밀란에서 테오가 매우 잘하고 있지만, 테오는 자신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데 장점이 있는 선수지,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능한 선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토니 크로스를 비롯해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데 최우선인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더 낫죠.


이런 점들 때문에 저는 어쩌면 다음 시즌 세르히오 레길론이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다고 해도 지네딘 지단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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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arrow_upward 구티 경질위기 arrow_downward 리그우승 놓치면 이 2경기는 상당히 아쉬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