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없는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 사가가 점입가경입니다. 아직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재계약을 위한 쇼맨쉽일것이란 추측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유벤투스 이적설까지 확장되며 어쩌면 우려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많은 이적설과 축구 역사속 이른바 누구누구 사가가 그렇듯 이 역시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있습니다. 호날두가 없는 레알 마드리드를 준비해야 하고 또, 사실 지금이 어쩌면 그 적기라는 것을요.
저는 꾸준히 호날두 또는 ㅠㅠC의 해체를 주장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시즌이 끝났을때 남아있는 ㅠㅠC의 활약에 감사하며 정말 이 친구들는 대단하구나 하며 감탄하고 내 생각이 틀려서 다행이다라고 여겼었죠. 항상 말미에는 구관이 명관이구나 하며 이런 선수를 팔아치울 생각을 하다니 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호날두 사가가 또다시 일고 있는 지금도 호날두를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사실 글을 쓰는 이 와중에도 머릿속으로는 지금이 호날두를 팔 적기야! 지금 팔지 못하면 정말 계륵이 될거라구! 호날두가 마드리드의 시스템과 체계를 붕괴시키는 것은 옳지 않아! 하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그래도 팀 역사상 최고 레전드 중 한명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맞을까? 1,2년은 그래도 월클 폼을 더 보여줄것 같은데 남겨야 하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공존하고 있기에 저는 호날두를 팔아야 한다, 팔지 말아야 한다라는 문제의 정답은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호날두는 신이 아닌 인간이고, 영원할수 없이 언젠가는 팀을 떠나야하기에 호날두가 떠난 그 이후의 마드리드를 이야기 하는것이 무의미 하지는 않겠지요. 해서 이 글을 통해 호날두가 떠났다는 가정하에 우리는 어떤식으로 리빌딩을 갖춰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호날두가 없는 마드리드를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보기 쉽지는 않습니다. 펠레와 마라도나 이후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 중 한명이었고 메날두라는 이름 아래 우리 세대에게는 말 그대로 축구의 신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최근에는 그 선수와의 경쟁에서도 되려 앞서나가며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에게 그리고 수많은 팬들에게 호날두 이름 석자를 공고히 했으니까요.
때문에 저는 더욱이 지금과 같은 마드리드의 색깔로는 오롯이 리빌딩을 일구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술적 차원에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서 호날두의 빈자리를 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날두같은 선수는 어쩌면 역사에 두번다시 없거나, 나온다 해도 몇세대를 아우른 후에야 존재할테니까요.
현재 우리팀은 과거 무리뉴 감독 이후부터 자리잡은 역습이라는 팀컬러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오히려 점유율을 가지고서 상대방을 밀어 넣은뒤 세밀한 패스웍으로 공간을 만들어 공격작업을 펼치고 있지요. 이러한 과정에서 내려앉은 상대팀의 두줄 수비를 깨지 못해 상대적으로 전력차가 나는 클럽과의 리그 경쟁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해 리그 우승을 내주었구요.
지난 시즌 우리팀을 줄기차게 괴롭힌 고질적인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었죠. 서로 맞불을 놓는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중원 장악력을 바탕으로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지만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애무만 하다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은 측면에서 올라가는 크로스, 그것을 마무리 하는 호날두. 호날두가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 그 경기는 그말싫이었구요.
우리가 이러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시즌 내내 외쳐왔지만 바로 기동성의 상실입니다. 호날두는 세계구급의 속도를 가진 특급 윙어였지만 세월앞에, 부상앞에 그 기동성을 잃고 무대를 박스 안으로 옮겨왔고 벤제마는 활동량은 괜찮지만 기동력이 무기라 하기엔 무리가 있는 선수죠. 하다못해 우리팀 2선 3선에조차 기동력을 무기로 하는 자원은 없습니다. 그나마 기동력을 무기로 볼운반과 크랙질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는 베일이 있지만 아시다시피 그는 경기를 뛰지 못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팀이 이렇게까지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호날두의 엄청난 클러치 능력도 있었지만 시즌 전반을 놓고 본다면 그리고 조금 더 광범위하게 본다면 측면 수비수들의 엄청난 측면 장악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나타나고 있듯, 점유율을 무기로 하는 팀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토너먼트 형식의 단기전이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기도 하지만요. 이러한 점유 축구를 박살내고 있는 카운터 전술의 기본이 기동력과 활동량입니다. 점유 축구로 EPL을 정복한 펩이 예외가 된다지만 펩도 압박과 볼의 재탈취를 위해 기동력을 중요시 하고 있으니 궤는 달라도 내용은 같다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동력과 활동량의 힘을 물리적으로 증명해낸 팀이 지난 시즌 챔스 준우승의 리버풀이지요.
우리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의 원인인 기동력과 세계 축구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기동력.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하자면, 저는 이팀의 리빙딩 방향성을 팀에 속도감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들로 잡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우리팀엔 호날두 말고도 부재 이후를 준비해야 할 선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모드리치입니다. 월드컵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의 나이도 이제 곧 황혼입니다. 호날두와 더불어 모드리치 선수의 빈자리를 빠르고 직선적이며 문전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로 채운다면 무자비했던 호날두의 득점력(호날두 선수와 같은 득점력을 갖춘 선수를 또다시 구할 수는 없기에)을 분산하며 다양한 득점루트를 확보하고 1선과 2선에 기동력을 부여하면서 약팀과 강팀 가릴 것 없이 강력한 마드리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호날두가 나간 상황에서 네이마르나 아자르가 1선에 합류한다면, 그리고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는 공격수 한명 정도만 여름에 합류한다면 호날두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충분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미드필더라인의 기동력 결여와 공격 라인의 볼운반이 가능한 윙어가 부재해 발생하는 고질적인 1선과 2선사이의 라인 절단 현상을 해소시키면서 팀에게 기동력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죠.
언급한 두 선수와는 달리 음바페가 합류하는 것에는 조금 다른 퍼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바페는 저 스스로가 분류하기를 플레이메이킹을 하기보다는 호날두와 같이 피니싱을 위한 선수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네이마르나 아자르가 한쪽 측면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며 동시에 기동력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선수라면 음바페는 나이에 맞지 않은 판단력과 간결한 연계 및 마무리가 강점인 선수이죠. 하지만 음바페가 온다면 공격작업을 조립해 줄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또다른 유형의 선수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매물이 없습니다. 도르트문트의 퓰리시치가 미국 시장문제도 있고 해서 좋은 카드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글쎄요 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톱은 따로 구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벤제마 정도면 훌륭한 피니셔의 짝으로는 훌륭하지요.
다시 여담입니다만, PSG의 1선 선수 구성이 진짜 대단하고 생각이 듭니다. 좌측면에서 플레이메이킹하며 어그로를 끌어줄 슈퍼크랙 네이마르와 우측면에서 파괴적인 속도와 마무리, 판단 능력을 가진 음바페, 그리고 중앙에서 연계와 마무리(능력은 조금 의심이 들지만)를 지어 줄 수 있는 톱까지... MSN의 전성기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물론 이미 기저에 깔려있는 중원의 막강함을 이용해 상대방을 가두고 패는 전술도 유효할 수 있습니다. 중원이 강력하다는 것은 사실 어느 상황에서건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유할 수 있고 이것은 많은 경기를 끌고 가는 마드리드같은 메가 클럽에겐 중요한 메리트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아서는 안됩니다. 조금 더 부분전술과 공간을 향한 움직임들을 가져가 내려 앉은 상대팀을 휘저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의 우리팀에게 부족했던 모습들이고 그 분야의 최정점에 올라있는 펩시티가 보여준 움직임들의 차이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마저도 측면자원의 기동성이 함양되어 있다면 더욱더 강력해지겠지요.
요동치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마드리드가 웃을지 울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로페테기가 스페인 선수들을 잘 이용해 왔으니 그로부터 깨달은 바가 있어 한정적인 이적시장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차기 시즌에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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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tart 2018.07.05모드리치 대체자가 정말 시급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모드리치 같은 스타일의 선수는 잘 없으니 어쩌면 미드필더부터 판을 새로 짜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김주윤 2018.07.05@vistart 어쩌면 호날두의 대체자보다 모드리치의 대체자 찾는것이 더 어려울것 같기도 합니다. 나이 어린 선수들 중에 포텐이 있는 선수들이 보이질 않고,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은 이미 해당 팀의 코어자원이구요. 공격수보다 매물이 더 없습니다.
세바요스나 코바시치를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같겠지요. -
백색물결 2018.07.05아래 글도 적었지만 네이마르와 음바페는 불가능한 꿈이라고 보고,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는 대안은 베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날두 보내는 김에 디발라라도 받아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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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김주윤 2018.07.05@백색물결 저도 실제로 베일이 몸만 성하다면 3년 정도는 베일에게 기대어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베일은 안아플수가 없다는것을 알지요.
더불어 저는 디발라 영입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인 편입니다. 이 글의 핵심인 기동력도 디발라에게서는 글쎄요... -
시소맨둘 2018.07.05당장에 리빌딩을 야기하기엔 시기상조라 봅니다
물론 어느팀이나 사이클이 존재하고 내려올때가 있지만
리빌딩이란건 결국은 팀이 구렁텅이 빠질때 쓰이는 조치라 봅니다.
지금 현 우리팀에 필요한건 어디까지나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이뤄줄 보강이지 송두리 바꾸는 리빌딩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젊은 크랙혹은 스트라이커 기동력을 더해줄 수비진과 풀백정도만 보강해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 레알의 가장큰 기둥들이 하나둘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대체해줄 자원들을 영입하는 건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봅니다.
다만 우리가 가장 필요한건 호날두를 대신할 득점력이 확실한 스트라이커
카르바할이나 마르셀루를 로테해줄 수위급 풀백 그리고 골키퍼정도네요
이미 유망주는 차고 넘치게 하고 있지만 다음시즌을 바라보자면 딱 저정도가 필요한데 여기서 호날두가 나간다면 리그 실점률도 불안한 마당에 호날두 대체자원도
구할수 없는 상황에 다음시즌 호날두 없는 도박을 해야할까요?
만약 호날두를 대체할 득점력을 가진 크랙을 영입할려면
호날두 그이상의 주급과 이적료를 지출해야하는데 당장에 그런 불필요한
지출이 필요한가 의문이 듭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김주윤 2018.07.05@시소맨둘 호날두 대체자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면 당연히 팔지 말아야죠. 다만 글에서 언급했듯, 이 글은 호날두를 팔고 리빌딩을 하자가 아니고 호날두가 언제라도 떠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가가 요점입니다. 참고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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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시소맨둘 2018.07.05@김주윤 네 글을 오독하고 넘겨짚었지만
제 요지는 다음시즌을 잘 준비하는게 더 먼미래를 구상하는 길에 있어서
더 편한길이라 말씀 드린겁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김주윤 2018.07.05@시소맨둘 시선이야 다양하니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