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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útbol

비야레알 홈 단평

라그 2021.09.26 10:36:34 · 949 views



1. 비야레알, 에메리

 패배한 것도 아닌데 평가가 좀 가혹하네요. 발베르데 풀백 기용 자체는 많은 분들이 언급했을 정도로 고려해볼만한(안하길 바라긴 하셨을지언정) 옵션이었고. 상대는 전술가 에메리의 지휘를 받는 비야레알입니다. 심지어 무승부 자체도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출전했고요. 나초를 넣은 변형 3백에 가까운 전술로 최대한 수비 공백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해보겠다는 심산이었던거 같은데, 점수를 안 내줬으니 의도의 반은 성공했네요.




2. 선발 라인업

 근본적으로 현재 1군 수비진이 바스케스를 포함해서 8명인데, 3명이 부상이고(마르셀로, 멘디, 카르바할) 2명이 정상 컨디션이 아닙니다(바예호, 바스케스). 그나마 선발 출장할만한 선수는 밀리탕, 알라바, 나초 셋 뿐이에요. 미겔도 지금 선발 출장하면 상대가 집요하게 그쪽을 파고 들 정도로 아직 미숙하고요. 산토스는.... 뭐 말할 것도 없고요. 지금 핵심인 밀리탕과 알라바가 버티고 있고, 쿠르투아가 잘하고 있어서 티가 덜 나는거지 지금 지난 시즌 리버풀마냥 수비진이 조각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보다 수적인 뎁쓰는 우리가 더 얇아요. 


미들도 크로스가 부진하고 발베르데를 땜빵으로 써버린 터라, 가용할 수 있는 최대의 전력으로 나왔습니다. 전 경기에 해트트릭한 선수를 '넌 여기까지다' 이러면서 벤치로 보내는 것도 솔직히 동기부여에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고, 그 이후 나오는 자원이 카마빙가 / 아자르 / 이스코일정도로 애시당초 자원이 없었어요. 모드리치를 벤치에 보내고 카마빙가를 쓰는게 더 좋은 선택지긴 했지만, 그걸 선발 라인업에 반영하라고 하면 그렇게 하긴 또 어려울 겁니다. 


여유는 없을지언정, 수비에 비하면 미들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발베르데를 도우미로 내려보낸거고요. 만약 수비 라인업을 고전적으로 편성하고 발베르데, 카마빙가를 미들로 기용했으면 우측 풀백은 불안한 바스케스나 산토스가 출전했는데 한 경기 쉰 모드리치와 해트트릭한 아센시오는 벤치에 있는 이상한 광경이 그려졌겠죠. 





3. 전술, 교체 관련

저도 오늘 경기 자체는 불만이 있지만, 분명히 운이 없는 탓도 부정하긴 어렵습니다. xG도 1.54 : 0.67(understat 기준)이에요. 우리는 상대를 많이 두들겼고, 상대는 못 두들겼습니다. 41분 파코의 결정적인 슈팅은 날라갔고, 정작 비니시우스의 유효 슈팅은 룰리가 절묘하게 막아버렸고요. 저는 벤제마나 비니나 상대 두터운 수비진 상대로 오늘 상당히 고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계속 점유율, 슈팅 등 우세한 상황은 유지되고 있는데, 벤치에 남아있는 자원들 중 믿을만한 자원이 없어요. 그나마 써볼만한 카마빙가는 바로 투입하지 않았습니까. 아자르나 이스코를 넣는게 경기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카드였냐, 하면 그것도 저는 확신이 들지 않네요.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얘기죠.


아센시오가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마냥 욕하고 싶진 않습니다. 모드리치 - 카세미루 조합도 전 그만큼 못했다고 보거든요. 어제 코멘터리에서 다음 시즌 모드리치의 추가 재계약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말했는데, 바로 이런 모습이 시즌 중 계속 보여서 입니다. 우리는 크로스가 없고 비야레알은 수비적으로 블록을 형성한 상황에서 볼이 있든 없든 모드리치가 계속 균열을 내줘야 하는데 볼이 없으면 떠밀리는게 고작이었죠. 아센시오는 아자르나 메시, 디마리아가 아닙니다. 상대 수비진을 흩어내줘야 효율적으로 킥력으로 찔러 줄 수 있는 일종의 직접 타격을 위한 포대죠. 


호드리구 교체도 저는 납득이 갔습니다. 호드리구가 상대 수비진을 몰아가거나 돌파할 능력이 안되니 계속 우측과 중앙을 맴돌면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니 카마빙가를 넣어서 블록을 깨려고 시도한거죠. 비니와 벤제마라는 공격 루트가 쉽게 해결이 안되는 상황에서 팀에서 가장 슈팅 능력이 좋은 선수 중 하나인 아센시오를 빼는 것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고요. 

 




4. 안첼로티

뭐랄까 최근의 대승이 이어지니까 기대감이 너무 높아진 것 같아요. 시즌 시작하기만 해도 음바페 안 오면 이번 시즌 기대 안된다, 공격진은 벤제마 혼자 독박 축구한다, 바란라모스 나간 수비진 망했다, 이스코 아자르 요비치같은 잉여들 처분 못했다. 온갖 부정적인 전망을 보면서 혀를 찼었는데 반대로 이번에는 또 너무 바라는게 많은 느낌입니다. 


지금도 스쿼드 핵심 셋이 나가떨어져있고, 베일이나 마르셀루 같은 막바지 카드조차 아예 써볼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심지어 새로 온 감독에 시즌 초반이고요. 


저도 결과론적으로 오늘 경기는 미겔, 산토스, 바스케스를 쓰더라도 발베르데를 올리고, 카마빙가가 선발을 해서 좀 더 공격적인 포진을 잡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스코나 아자르 등을 좀 더 일찍 써보는 게 낫다라는 생각도 있고요. 하지만 오늘 전술과 선발 라인업이 마냥 무모한 명장병으로 치부할 상황과 셀렉션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네요. 


아직 시즌 길게 남은 초반입니다. 쉬운 경기 아닐 거라는건 대부분 아신 경기고, 진 것도 아니니 그냥 기분 좋게 흘려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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