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스의 두 번째 하얀 손수건
베르나베우에 하얀 손수건이 돌아왔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선수단과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있는 걸로 보이네요. 현지 팬들이 오늘처럼 90분 내내 선수단에 야유를 보낸 건 처음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베르나베우의 하얀 손수건은 페레스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입니다. 이번 사태에 페레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강도가 셀 줄은 몰랐지만) 팬들의 비판은 단순히 부진한 시즌에 대한 불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독에게 대놓고 항명하는 선수들, 그런 선수들 편을 들어버린 경영진을 보며 구단의 문화와 철학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페레스의 어두운 면을 잘 지적한 사람이 있어서 같이 공유합니다. 구단 출입기자 중 하나인 Kiyan Sobhani의 발언 번역입니다 (출처: 링크)
---
경영진의 알론소에 대한 존중 결여와 지지 부족은 지난 몇 개월간 명확했다. 지단이 다시 부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터무니없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경영진이 이번에 알론소 뒤에서 엘 치링기토에 연락해 ‘내일 못 이기면 짜른다고 내보내’라고 한걸 지단도 똑같이 당했다.
이번 구단 발표문의 표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고 싶다. 구단은 ‘상호 합의 하에’ 알론소가 그만둔다고 했는데, 나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알론소는 결코 떠날 생각이 없었다. 구단이 그렇게 표현한 거고, 알론소가 누군가를 비난할 성격이 아닐 뿐이다. 알론소에겐 품격이 있고, 공개적으로 구단의 발표를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이제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를 생각하면 (구단의 이런 행동은) 중요한 지점일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알론소나 안첼로티 같은 감독들이 품격을 지키는 인물인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그들은 구단이 어떤 부당한 대우를 해도 구단을 비난하지 않았다. 가장 품격있는 선수 중 하나였던 레돈도 같은 인물도 같은 일을 겪어야 했다. 단지 레돈도의 경우 입을 다물지 않고 공개적으로 반박했을 뿐이다.
페레스는 2000년 처음 부임했을 때 전임 회장 산스의 유산인 레돈도를 팔기로 했다. 당시에나 지금이나 구단의 레전드이자 역사상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하나인 레도도는 팀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는 구단을 사랑했고 감독도, 동료 선수들도 모두 그를 지지했다.
결국 구단은 그를 팔았다. 선수 본인도 모르게 진행된 이적에 대해 구단은 발표문에서 ‘선수의 뜻에 따라 레돈도는 팀을 떠난다’고 적었다. 레돈도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표를 부인한다. 나는 떠나고 싶지 않았고, 이적에 대해서도 몰랐다. 완전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26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단의 여러 상황은 나아졌지만 이런 것들은 그대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다. 나는 늘 구단이 선수들과 감독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왜냐하면 미래에 이 구단에 몸담을지 모를 다른 이들이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구단이 밀리탕, 조안 마르티네스 같은 선수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을 때 계약을 연장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 그 계약 연장은 선수에 대한 존중이었다. 이런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알론소가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다른 감독들이 지켜볼 것이고 클럽의 평가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제 클롭이 한 발언을 소개하고 싶다: “알론소처럼 지난 2년간 레버쿠젠에서 특별한 자질을 보여준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6개월 만에 나가야 한다면, 그것은 뭔가를 의미한다. 나는 이것이 저 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사인이라고 본다.”
구단이 알론소를 대신해 클롭 같은 감독을 데려오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클롭 같은 감독은 바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
댓글 8
-
Ibrahimovic 28일 전우리팀은 시민구단이니 소시오들이 오늘 처럼 계속해서 구단에 의사를 표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피셔 28일 전모두가 아는 문제를 제발 인정하길..
-
San Iker 28일 전감독을 하나의 소모품 취급하듯이 짤라버리는 거는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감독도 선수와 마찬가지로 구단의 핵심 구성요소 중 하나인 걸요
-
GAGAmel 28일 전마드리드 지나가는 개들도 알만한 이야기를 페레즈만 모르는...점점 나이먹으면서 아집만 강해지고 주변에 쓴소리 할 사람도 없는 것 같네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서 주면에 사람을 남겨왔을테니..
-
아케비 28일 전공감합니다!
-
Nts 28일 전오만한 태도가 이전부터 있었군요
-
Inaki 28일 전프로의 세계에서 냉정하게 결정해야할 것들은 이해가 가나 그게 그럼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로 적용이 되어야지 본인이 데려온 선수 돈되는 선수들에겐 관대하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너무 부속품 취급한 게 이번에 너무 돋보였음
-
백의의레알 26일 전스포츠 구단에서 제일 중요한 게 팬 아닌가요??? 팬을 무시하는 보드진은 이제 물러나길 바랍니다. 아, 영감님 그동안 고생하셨고 비니시우스랑 사이좋게 손 잡고 나가시길… 말년에 추한 꼴 더 이상 보이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