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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사비호의 전반기를 돌아보며.

마요 2025.12.12 16:06 조회 2,343 추천 7

제가 나름 긴 레알팬 기간 동안 페레스를 대표로 한 소위 '구단 운영진'을 바라본 바로는 굉장히 논리적으로 움직이거나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액션을 취하지 않습니다. 이겼느냐, 우승컵을 가져왔느냐, 내 기분이 좋느냐. 대략 이 3가지 정도가 움직임의 가장 큰 이유가 됩니다.

따라서 맨시티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투지나 알론소의 똥꼬쇼가 그들을 감동시켰을리 없습니다. 경고를 한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현재 사비의 위치는 바야흐로 백척간두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미 결정되었을 가능성 역시 있다 생각합니다.

이 불쾌한 예측은 별론으로 하고...

1. 

사비의 입장에서 원했던 팀은 보다 높은 위치에서, 주도권을 갖고, 밸런스 있게 공격하는 팀이었다 생각합니다. 높은 위치에서 주도권을 가지길 원했기에 라인을 높여 전방압박을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밸런스 있게 공격하길 원했기에 지나치게 좌측에 집중된 무게 중심을 덜어내는 것의 일환으로 가장 무게감이 떨어진 호드리구가 배제되었고, 왼발의우윙인 마스탄이 전격적으로 기용되었습니다.

마스탄은 새로 왔고 젊은 선수였기에 사비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 가능한 선수. 무엇보다도 어린 나이에 비해 활동량과 피지컬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치적으로 보면 수비적인 가담이 상당한 선수. 이제 공격적으로 기여만 조금 더 하면 되는데 아직 10대인 그에게 유럽프로1군 무대는 버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벨링엄이 없음에도 이 빈틈을 뚫고 발탁된 귈러가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공격적 재능으로 충분히 기여하고 있었고 팀은 지난시즌의 기세를 이어가는 음바페를 중심으로 잘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강팀 시험 무대인 AT전에서, 벨링엄이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격렬한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고 처절하게 패배합니다. 여기서 아마 선수들에게 의문이 생겼을 거라 뇌피셜을 던집니다. 우리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맞아?

2.

야구에서는 신인 투수들이 상대타자들이 낯설어하는 초반 몇 경기는 잘 던지다가 분석이 끝난 이후에는 뚜드려 맞는 걸 자주 목격합니다. 우리는 체계적인 전방압박을 이제야 도입하는 팀이고 아직 무르익지 않았습니다. 또한 신인인 마스탄과 귈러 역시 분석 - 해체 되기 시작합니다.

능력이 되는 상대팀들은 우리의 전방압박을 피해 빌드업을 전개하거나 혹은 최전방에서 빌드업을 방해하며 우리를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만큼 공격도 수비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선수들은 전술적 아노미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힘든 순간이 다가오자 코칭스탭의 지시들은 본의 아니게 무시되고 이제껏 해왔던 축구 스타일에 의존하게 되지 않았나.

팀은 고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엘클을 이기고 발렌시아전에 대승했지만 마스탄은 슬슬 공격에서의 기여도가 있는지에 대해 점점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합니다. 이후 3번째 맞딱 뜨린 네임드팀인 리버풀전에서 팀이 패배하며 의구심은 보다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리버풀은 작년에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한 강팀이 아니라 예의 맨유 수준으로 잡음이 많고 경기력이 좋지 않던 팀이라는 것은 우리 팀에게 매우 뼈아픈 요소였습니다. 리버풀전부터 팀은 2승 3무 3패를 기록합니다. 

3. 라인을 올린 전방압박은 수비수들의 부하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아놀드, 카르바할, 뤼디거, 밀리탕, 알라바...이들의 공통점은 지난 시즌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다는 점이고, 수비수들의 스프린트가 필요한 높은 라인을 바탕으로 한 전방압박은 이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중 돌아온 뤼디거를 제외한 모두가 장기부상으로 이탈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알론소가 라인을 올린 전방압박 전술을 포기했어야 했다는 건 아닙니다만 꽤나 공교로운 일이긴 합니다.

4.

맨시티전의 경기내용은 어떤 전술적이라든가 기용에서의 묘를 보였다기 보다는 선수들이 본인들도 위기라는 자각을 한 끝에 열심히 뛴 결과에 이은 것이라 보고 그 후 좋아졌다는 라커룸의 분위기는 대단한 타협의 결과라기 보다는 '누가 뭐래건 선수는 선수답게, 감독은 감독답게 우리는 우리 할 일만 잘하면 된다' 라는 현실직시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전 애당초 라커룸에 대단한 불화가 있었으리라고 보지 않기 않습니다. 그냥 새로운 감독이 오고 새로운 전술이 도입되고 또 새로운 선수가 기용되는 것에 따른 입지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혼란과 적응의 시간이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비니시우스는 좀 다른 결의 이야기긴 합니다.

5. 비니시우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니시우스는 이제 적어도 1년 6개월은 안고가는 자원이리라 봅니다.

비니시우스에게 최선의 결과는 본인이 요구하는 금액으로의 재계약이겠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차선책은 계약기간을 만료하고 높은 계약금을 받아가며 타팀과 재계약 하는 것일겁니다. 최악의 경우 비니가 대 부진하더라도 적절한 금액으로 남고자 한다면 본인 뜻대로 하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즉 이제 키는 비니가 쥐기 시작했다는 거.

감독에게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냈다는 점, 최근 경기에 몹시 부진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최근에 집중 포화를 맞았지만 어찌 됐건 지난 2년간의 평균만 해준다면, 월클의 좌윙포라는 점에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사비 역시 그 점을 인지했기에 비니시우스를 강하게 다룬다기 보다는 달래가며 기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본인이 조금 더 경기에만 집중한다면 폼은 금세 회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선수 본인은 좀 깊게 생각을 하고 변화를 모색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니시우스가 음바페와의 라이벌의식을 불태우는 것은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어야지 땡깡의 근거가 되어선 안됩니다. 안첼로티는 킥도 잘 못차는 선수임에도 PK마저 나눠찬다는 얼토당토않는 방법으로 기를 살려주고 달래주었지만 그것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닐 겁니다.

잡생각은 머리에서 지우고 본인스스로가 플레이스타일을 보다 팀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원하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알론소 역시 비니의 불만을 달래가며 다가간 만큼 본인도 그에 걸맞게 감독에게 로열티도 보여주고 팀의 사실상 부주장 답게 리더십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네요.

6. 아쉬운 것

세트피스  수비는 두말할 것 없고. 무엇보다 1.5군-후보진들을 잘 써먹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 물론 굳건한 A전술을 만들고 주전급 아이들을 매니징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이해를 합니다만. 

교체를 통해 재미를 못보고 있는 것 역시 이들에게 지침이 명확하지 않거나, 폼을 유지시키지 못했거나, 동기 부여가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일 겁니다. 전반기를 마친다면 분명 돌아볼 포인트가 아닌가.

우풀백에 발베르데 백업이 된다한들 너무 손을 놓질 않았나. 우풀백과 센터백은 유스들을 올려가며 충분히 시험했으면 합니다. 마침 코파델레이도 시작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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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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