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상들.
1.
감독이 바뀌고 새롭게 팀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입지가 좁아지거나 퍼포먼스가 떨어진 선수들이 불만이 나오는 것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그리고 그 불만이 팀이 지지부진할 때 터져나오는것 역시 당연할테고.
근래 들어 경기력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는데, 솔직히 개인적 뇌피셜은 최근에는 팀내 힘겨루기 싸움의 영향으로 인해 어느정도 전술적으로 타협점을 가져가면서 니맛도 내맛도 아닌 상황이 불거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조금 더 다시보기도 해보고 스탯으로 이 근거의 뒷받침을 찾아봐야겠지만요. 뭐가 됐든 이러한 추측의 불쾌한 점은 전술외적 이유가 전술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겠죠. 빅클럽이라면 당연히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겠지만서도.
태업이란 말이 공감이 가면서도 공감이 가지않는 이유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안첼로티 밑에서 이 녀석들이 축구를 못했을지언정? 태업한단 말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말이 빈번하게 나온다는 거죠. 우리 선수들의 프로정신이 그렇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경기 내적으로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있는 거고, 그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그게 정확히 무엇이 원인인지 2만 km 떨어진 우리가 확신하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요.
2.
귈러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이 있는데 선뜻 이 선수를 내리자는데 동의하는 것에 주저가 되는 이유가 뭔고 하니,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경기장에서의 애티튜드가 현재 가장 좋은 선수처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알론소의 지시를 가장 열심히 수행하려고 하는 선수라 생각되기 때문이라는 거죠.
다른 선수들도 알론소의 지시를 수행하지 않으려고 한다기 보다는...대다수 프로에서 5년 이상 구른 선수들이고 이미 어느 정도 확립된 플레이스타일이라는게 있어서 몸에 깃든 그 무언가를 버리고 무작정 따라한다는게 워낙 힘들지 않나 싶어요. 그런 전술적 아노미 현상이 팀 전체에 들이 닥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순수 뇌피셜이지만요. 귈러의 경우는 아직 그런게 정립되기 전이니...
딴에는 시키는 대로 따라 하고 있는데, 팀 경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내 퍼포먼스도 안나오는 것 같고. 그런데 그 와중에 언론은 또 선수들이 해태하다고 불을 지르네요? 엥? 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이래? 이런 사고가 꼬리를 물다 보면 결국 감독에게 아쉬운 마음이 드는게 인간아닐까 합니다. 알론소의 입장에선 엥? 스럽긴 할테지만 말이죠.
닥치고 따라해! 라고 하는게 아마 콘테 스타일이지 않나 싶고. 하지만 작금의 레알에서 그렇게 할 순 없겠죠. 충분한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분명 알론소가 생각해 볼 부분일 겁니다. 전술을 주입하는 것도 좋은데, 이런 무브는 좋았어 이런 무브는 나빴어. 하고 포인트로 짚고 선수들을 이해시켜주고 있는가. 귀찮더라도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는다면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혹은 못하고 있는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되지 않으려나. 알고 뛰는 거랑 모르고 뛰는 건 천지차이니까요. 지금 받아들이는 쪽이 잘못인지 주입하는 쪽이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손해는 감독이 보니까... 알론소가 참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3.
여담입니다만 허리에서 경기템포조절과 공의키핑과 순환 및 공격방향 설정에 능한 플레이어, 그 한끗이 부족한게 팀의 균형을 상당히 무너뜨리고 있지 않나. 즉 허리이하로 축잘이 없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긴 해요. 어떻게 보면 그만큼 모드리치랑 크로스라는 거대한 거인들의 부재가 여진이 남아 있는 거고. 공격에서의 벤제마는 말할 것도 없고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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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Wing 12.02전술적 타협의 결과가 지난 시즌의 냄새나는 경기력으로의 회귀라는게 뭔가 뭔가.. 그래도 시즌 초에는 조금씩이라도 팀이 바뀌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말이죠.
크로스가 들었던 통나무를 다 같이 나눠 지었으면 했는데 통나무를 그대로 귈러에게 넘겨버리니 귈러는 귈러대로 팀은 팀대로 답답한 것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2.02@LeftWing 이게 정체중인건지 타협으로 인한 퇴행인건지...좀 빡세게 본인 가치관을 밀어붙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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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ed 12.021. 엘클전에서 발현된 불만 폭발은 우발적이라기 보다는 그 전부터 불만이 엄청 쌓여있었다고 봅니다. 당시 성적이 나쁘지도 않았는데도 이런 상황이 펼쳐진데에는 시사할 점이 크다고 봅니다.
2. 선수가 감독의 지시를 안따른다는건 어불성설이고 선수의 특성에 맞춰 전술을 쓰는게 옳다고 보는 입장에서 전술에 선수 끼워넣는 스타일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궐러 사태를 낳게 된거죠. 펩 마저도 선수 그렇게 수도 없이 갈아끼워서 지금의 맨시티를 만들었는데 과연 2년전에 더블한 스쿼드에 칼질을 할 이유도 그렇게 시간을 줘야 할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3. 크로스는 레알이 수년간 기행적인 축구를 가능하게 했던 특별한 선수라 어쩔 수 없는데 모드리치는 한시즌 더 남겼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추아메니나 카마빙가가 그만큼 성장을 많이 못한게 아쉽고요. 둘 다 손해본 영입은 아닙니다만 스쿼드에 애매한 주전, 준주전으로 알박기 시킬 바에는 기회 봐서 매각하고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2.02@Vanished 사실 선수가 먼저냐 전술이 먼저냐는 끊임없는 논쟁이죠 ㅎ 추멘과 빙가 얘기는 저도 일정부분 공감하는데 특히 빙가는 풀시즌을 온전히 나면서 실력을 어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제 기로에 서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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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12.02성적이 좋지 않고 서로 간에 불협화음이 보이는 이런 상황일수록 감독과 선수 간에 대화로 오해를 풀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필요가 있을텐데 그 부분은 본인들이 가장 잘 알테니 훈련 중에도 충분히 얘기를 하고 있으리라고 믿어 봅니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감독도 선수도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거를 받아들이고 그걸 발전시켜 나간다면 지금 이 순간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거겠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2.02@San Iker 이렇게 고비를 넘기고 끈끈해지면서 신뢰가 쌓이는 건데, 그 와중에 탈락자가 많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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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마드리드 12.02적지 않은 스포츠 구단들이 \'프로세스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즌\'과 \'이제는 트로피라는 결과물을 내야하는 시즌\'을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데, 현 레알은 타 구단들과는 다른 \'프로세스에서 발생한 변화를 얼마나 받아들였나를 판가름 하는 시즌\'을 겪고 있는 느낌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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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12.03@닥터 마드리드 이와중에 프로세스로 평가받으면서도 결과를 내야하는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