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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시즌 초반 레알과 9번 이야기

마요 2023.10.04 17:16 조회 7,585 추천 4

1.

얼마전 마르카 보도로 확인된 것은 벤제마의 이탈은 레알의 보드진이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단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쿨하게 보내준건 레알 보드진 답다 보지만.

아무튼 위에 따르면 레알의 공격진 리빌딩 계획은 이와 같았다 보여집니다. 23-24는 벤제마-호셀루로 버티고, 24년도에 음바페-엔드릭 영입. 그렇게 되면 비닐-음바페-엔드릭-호드리구...질이나양이나 크게 부족함이 없죠. 혹시 부족하다 싶으면 대형 영입 보다는 귈러 같은 차세대 주자들 복권을 긁어 보는거고.

하지만 벤제마가 이탈한 상황에서 레알 보드진은 존버를 선택했습니다. 케인에 대해 관심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케인 영입의 이점 보다는 금액과 리스크를 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한시즌은 걍 보내는 것을 선택한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당장 시즌을 보내야 하는 안첼로티. 벤제마가 나간 공격진을 어떻게 하느냐 고민 끝에 4미들을 구성하는 방안을 채택합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풍부한 미드필더진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판단한 거라 보이고, 공격진은 일단은 비니시우스-호드리구 투톱을 구상했습니다. 아무래도 백업 공격수로 영입된 호셀루에 대해 자신도 확신도 없는 상황이었을테니.

2. 

프리롤에 가까운 공미를 두고 투톱을 돌리는 전략은 안첼로티만 구상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단도 구상했고 성과를 거뒀던 이스코시프트. 우측의 베일이 사실상 전력외로 평가된 가운데, 공격의 질서를 만드는 벤제마, 그리고 천부적인 득점력을 소지한 호날두. 그리고 이스코의 프리롤로 상대를 공략했죠. 좌우측 풀백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마르셀루와 카르바할, 중앙의 크카모. 특히 상대적으로 좌편향된 공격의 균형을 잡아준 건 우측의 카르바할의 보이지 않는 공헌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때와 비교하자면 호날두-비니시우스(연초에 안첼로티가 비니시우스에게 호날두 같아야 한다고 주문한바 있죠), 벤제마-호드리구, 벨링엄-이스코...로 단순 대치가 될 겁니다. 아무래도 벨링엄이 아무리 날뛰어도 무게감이나 파괴력에서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죠. 게다가 좌우 풀백에서는 1티어 이상의 차이가 난다 생각이 됩니다.

다시 들여다 보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무래도 '9번' 즉, 득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선수, 득점의 적극성을 띄는 선수가 현재의 주전 라인업에선 부족하다는 것이겠죠. 지금에서야 각종 밈과 웃음거리로 전락했지만, 호날두의 득점력이란건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걸 부인할 정도로 멍청한 사람은 없겠죠.

호날두가 떠난 이후에는 벤제마가 본인의 잠재되어 있던 9번성을 최대한 키워내며 고군분투했습니다. 다만, 벤제마도 아주 전형적인 9번은 아니었어요. 얼마전 벨링엄의 아웃프런트 킥을 호셀루가 수비들 사이에서 집어넣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게 일종의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페널티에어리어안에 자주 머무르며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고, 또는 상대수비수를 피하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집요함과 적극성, 바로 이게 정통의 9번이 하는 일이겠죠.  

지난 시절, 벤제마에게 자주 볼 수 있었던 비난 중 하나가 바로 왜 박스밖으로 계속 기어나오냐는 것이었죠. 뭐 벤제마가 왜 기어나왔는지, 기어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떠나서 저 비난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지적하는 점은 페널티 에어리어안으로 진입하며 계속 득점을 노리는 선수가 팀에 아무리 없어도 1명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게 없는 전술을 보통 폴스 나인이라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이 폴스 나인은 그 유명세에 비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둔 적이 의외로 극히 드물죠. 게다가 이러한 전술은 박스 안에 공격수를 두지 않은 채 상대를 패스Ÿp과 움직임으로 공략해 내야 하기에 보다 세밀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 투톱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이 9번성. 아니 본인들은 이걸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애시당초 한적이 별로 없었을 겁니다. 이 친구들은 호나우두의 직격세대라기 보다는 호나우딩요, 아니면 네이마르를 롤모델로 자란 선수들이니까요. 


3. 

4312는 일반적으로 빠르게 상대 골문으로 접근하는 스피드가 부각되는 전술이죠.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넘기고 투톱과 공미가 마무리를 짓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데 왠걸, 그런 장면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전술 완성도의 아쉬움도 있는 까닭이고, 상대가 내려앉아 있기 때문이기도 할테고요. 되려 호셀루가 있을때가 더 나아 보이는 까닭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페널티 에어리어안으로 진입하는 호셀루에게 상대 수비수가 딸려 가니 미드필더에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겠죠. 다만 측면공격은 되려 부실해지고 공격이 크로스 앤 루즈볼을 노리는 식으로 단순해지는 특징이 보이죠. 뭐 이걸로 이기면 장땡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이 리그 우승과 챔스 우승을 노리는 팀이 만족할 지점인가는 의문이죠.


4.

결국은 어떻게 될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득점 침묵 행진을 이어가며 5골마를 넘어갈 기세를 보이는 호드리구에 대한 참을성이 언제쯤 끝날 것인가. 그렇다면 호셀루-비니시우스 투톱이 정답이 될 것인가. 혹은 호셀루를 중앙에 놓는 쓰리톱을 놓을 것인가. 호셀루는 벤제마의 백업이 아니라 레알의 주 공격수로 거듭날 것인가.

뭐가 됐든 이번시즌에 공격수 영입은 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이팀이 코어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기대와 희망을 걸만한 젊은 친구들이 있다는 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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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arrow_upward 리구가 욕을 먹으니까 리구맘으로써 다소 편향성을 갖고 변명하자면. arrow_downward [마르카] 나초는 포르투에게 \"누구에게도 상처를 줄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