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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못 한다는 레알마드리드 선수 및 최근 마드리드에 대한 소회

realjjang 2023.09.03 18:11 조회 6,444 추천 5

자극적인 제목이고 누군가를 저격할 수도 있는 임의를 담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불편한 꼰대의 마음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최근 부상으로 빠져있어 타이밍이 적절치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귀찮아서 뒤돌아 설 거 같아 개인적인 의견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라울 모리엔테스 엘게라의 시절
지단 피구의 시기, 라울 호나우도의 순간을 거쳐
베컴 호빙요 반니 가고 스나이더 라쓰 이과인을 지나
카카 호날도 벤제마 그리고 모드리치 크로스를 이어 젊은 마드리드의 현재까지


제가 본 마드리드에서 한 선수가 압도적인 장악력으로 볼줄기를 쥐고 뿌리고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 선수는 지단 이외에 본 기억이 드뭅니다.
하물며 그런 지단 조차도 적잖은 나이에 팀에 합류했기에 꾸준함의 기준에서는 아쉬울 때가 있었구요.


얼마전 비니시우스를 두고 축구를 못 한다는 은근한 프레임이 씌워지고 있는 게 한편으로는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 끄덕여지면서도 너무나 불편한 반작용이 꼰대력을 자극했습니다.


지금 현재의 팀에 압도적인 축구력으로 팀의 중심추를 잡아주는 선수가 있기나 한가요? 다들 잘 하고 분명히 훌륭한 선수들인데 한꺼풀 혹은 몇꺼풀씩은 남겨둔 듯한 여지를 가진 선수들이 태반입니다. (단년계약으로 팀을 위해 헌신하는 크로스 모드리치를 논외로 한다면 말이죠.)


제가 기억하는 마드리드는 본래 그러한 팀이었습니다.
짜증스러운 개개인의 압도적인 축구력의 종합체였던
호나우딩요 에투(이둘은 진짜 안고 죽더라도 페레스가 한시즌씩 빨리 데려와야 했습니다) 앙리 사비 이니 메시의 헤게모니를 레알마드리가 견뎌내고 나름 비등하게 끌고 온 건 이 팀이 완벽하지 않은 녀석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들 조금.. 어쩌면 약간씩은 더 많이 모자랐고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했고,
덜 여물어져 보이며 부족하다 싶을 만큼 마땅찮은 구석들도 있었지만
그 빈자리를 짜증내지 않고 서로서로 메꾸어 가는 조직.
그게 제가 사랑하는 레알마드리드의 모습입니다.
호날두라는 압도적인 자기결정체적 존재가 있었지만 그녀석도 결국은 팀의 조각이었습니다.


라울-호나우도 지단-피구가 삐걱거린 시기가 있기도 했지만,
그이후의 시절을 거치는 동안에 반목이 표면화되서 팀을 흔들어버린 촌극은 이팀에서는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카시야스-호날두 같은 언어권 멤버들간 충돌은 팀을 떠난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케이스이기도 하니까요.


그럼 본래의 취지로 돌아와 축구를 못 하는 선수가 레알마드리드에서 뛸 수 있나요?
아니, 애당초 그러한 자격이 주어지기나 할까요??
이팀에 그럼 축구를 제대로 하는 선수는 누구란 말인가요??

어설픈 패스, 헛웃음이 나오는 슈팅, 한숨이 나오는 패스타이밍
비니시우스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 다른 선수들은?? 다들 실수하고 삐걱거리고 우당탕탕 합니다.


팬의 입장에서 왜저러지?? 아, 이건 진짜 아닌데.. 왜 저따위야!!
분명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안타까움 혹은 더한 비판을 할 수 있고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게 팬사이트의 고유성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 선수에게 그것도 아직 어리디 어린 선수에게 모진 프레임을 씌우는 건 좀 자제했으면 합니다. 부족하고 모자르고 팀에 부담스러운 존재라면 도태시킬테고 이팀은 알아서 정리하고 배척할 겁니다.


우리는 지금 세계 1등팀을 지향하는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들입니다.
팀의 운영이 마음에 안 들고 선수들에게 못 마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개개인의 비판적인 시선과 의견은 자유롭게 포럼의 장에 나와야 하구요.


다만, 한 선수에게 가혹한 틀을 씌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의 팀은 다들 개개인 별로도 팀으로서도 채워갈 영역들이 남아있기에
보는 재미도 응원할 맛도 나는 시기의 레알마드리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팀의 운영방침에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분들이 제법 있는 거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제가 지금까지 지켜본 레알마드리드는 항상 그래왔습니다. 뭔가 꽉 차게 스쿼드를 빈틈없이 메꾼채로 시즌을 맞이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이 남부유럽특유의 자율성과 나이브함..
어쩌면 스코프를 남겨두어 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게 하려는 혜안인가 싶을 만큼 속이 뻥뚫리게 구석구석을 채우는 운영을 좀처럼 하지 않는 게 레알마드리드 스타일인거 같습니다.

단순히 특정 시기의 회장단의 스타일이 아니라
산스 페레스 칼데론 다시 페레스까지 제가 지켜본 경영진의 방침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어서 젊은 마드리드의 짜임새가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짜여맞춰져 가는 거 같아 확실히 응원하는 맛이 있는 시기 같아요. 부디 시즌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이뤄냈으면 합니다.

불편한 분들이 있으시다면
반대의 시각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보고도 있다고 그저 참고만 해주세요.
긴글 읽어주신 분들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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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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