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셀타 비고전 단상.
셀타 비고 하면 아스파스 생각이 나고...여전히 뛰고 있네여. 상당히 견실한 반면, 소시에다드와 베티스나 비야레얄에 비해 늘 한끝을 못넘는다는 느낌을 주는 팀입니다.
1.
전 이번 시즌 주 포메이션을 일단 4-3-1-1(좌윙포)-1(9번) 정도로 보고 있긴 합니다. 일단 비니시우스의 경우 투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좌측 윙포 자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좌측 터치라인까지 나와 볼을 받는 것이 허용되고 있습니다(허용되는 건지, 뛰다 보니 본인이 익숙한 플레이를 하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쪽으로 좁혀들어오면서 슛각을 보는 것은 9번이 없는데다가, 비니시우스가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요구되었던 플레이입니다.
벨링엄의 경우는 공미 프리롤. 토티 같은 S급패스나 슈팅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단만큼 볼을 다루는 능력이 S급인 것은 아니지만, 두-루-두-루 모든 걸 다 A급으로 해낼 수 있는데다가 문전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있다는 게 사기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젊어서 그런지 수비의식도 강해서 필드 전체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도 재밌고요.
문제는 9번의 부재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9번으로 대표되는, 상대 골문을 늘 노리면서 슛 기회를 엿보는 선수가 없다는 겁니다. 폴스나인이라고 일컬어지는 포지션이 등장한 것은 역설적으로 원래는 그런 포지션이 있어선 안되기 때문이고, 동시에 실질적으로 9번 역할을 대신하는 선수(득점형 윙포)가 있기 때문이었죠.
9번이 가져야 하는 자질은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어울리며 상대 수비 시선을 잡아 상대 수비진을 뒤로 물리며 시선을 끌고, 최종 수비라인을 돌파하고, 동시에 공을 받자마자 늘 슛팅을 할 수 있는 기회와 각을 만드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벤제마가 정통 9번이 아니라는 말은 일견 타당성이 있습니다. 소위 레수와 비교했을 때에도 벤제마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득점을 위한 포지셔닝과 갈망이었죠.
그 벤제마가 말년에야 9번 역할을 충족시켰던 건데, 태생이 2선 공격수인 호드리구가 9번 흉내를 내는 것은 본인의 장점을 어느 정도 억누르고, 정말 새롭게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단 뜻입니다. 제가 호드리구의 재능을 높게 사는 것과는 별개로, 이건 아예 다른 플레이를 요구한다는 거져. 좌측에 있다 우측에서 뛰는 것 그 이상일 겁니다. 즉, 제대로 된 9번 플레이를 하려면 보다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어울리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가고, 온더볼 비중을 줄이고, 슈팅을 늘려야 합니다. 얘가 그동안 발전시켜온 특기나 성향과는 좀처럼 맞지 않죠. 게다가 사실상 원톱이므로.
이러한 아쉬움을 덜어주는 것은 현재까지는 벨링엄의 적극적인 문전 침투입니다. 젊은 미드필더 3인이 요소요소에서 위아래, 혹은 좌우로 많이 움직이며 받쳐주기에 벨링엄의 부담은 덜합니다. 부족한 측면 공격은 놀라운 활동량의 프란과, 모두의 의구심 속에서 뛰고 있는 카르바할이 메꿔주고 있습니다. 리가 수준에서는 이게 통할터...다만, 이게 강팀에 통하기에는 여전히 뭐랄까 얼기설기한 모습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바르샤나 꼬마 정도를 만나봐야 각이 나올 것 같네요.
2.
그래도 이게 잘 굴러가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시즌 초반 벨링엄의 퍼포먼스 때문이겠죠. 벨추빙발이기에 굴러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미드필더 모두가 제 역할을 해주는 가운데, 다소 아쉬운 것은 역시 카마빙가져. 카마빙가를 보다 보면 델리만쥬 생각이 납니다. 냄새는 되게 좋은데 뭔가 맛이 없는. 공을 잘 다루는데 유효 플레이로 생각보다는 덜 이어집니다. 군더더기를 없애야 하는게 그의 숙제로 보입니다. 다만, 좌측에서 어마어마한 활동량으로 비니시우스의 뒷공간을 커버하고 오버랩을 하는 프란을 커버하는 것은 절대 간과해선 안될 카마빙가의 공헌이겠죠.
호셀루가 다소 컨트롤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한 70분 이후부터는 예의 역량을 조금씩 보여주었다 생각합니다. 벨링엄의 결승골 어시도 호셀루가 한만큼, 자기의 장점도 잘 드러냈다 생각해요.
3.
경기 중에 스위치는 최전방이 아니라 보통 미드필더에서 일어납니다. 2경기째 보는 것 같은데, 발베르데와 카마빙가가 종종 스위치를 하더라고요. 공격진도 아니고 미드필더의 스위치는 본인들이 맘대로 할 것 같진 않은데, 이게 효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를 통해 발베르데나 카마빙가는 중원에서 파고 들어오며 슛각을 볼 수 는 있지만, 오히려 패스 능력은 다소 감퇴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호드리구는 좋은 퍼포를 보이는 듯 했으나, PK실책으로 니갱망할뻔했습니다. 1번 키커는 모드리치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무언가 사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감독의 지시가 명확했던 만큼, 선수들이 보다 주의를 기울였음 합니다. 안첼로티처럼 선수들을 풀어주는 감독일수록 몇 안되는 지시는 잘 따라줘야 팀의 규율이 바로 섭니다. 크로스와 모드리치 같은 고참들이 모범을 보여줬으면 해요. 주장인 카르바할은 말할 것도 없고, 미드필더의 대표인 발베르데도 그렇고요.
4.
비니시우스가 부상한 가운데 442로 그대로 밀고 갈 것이냐, 433으로 밀고 갈 것이냐 하는 얘기가 나올법합니다. 전 442가 맞다 생각해요. 먼저, 일단 주 전술의 완성도가 아직 아쉽습니다. 어느정도 숙련 내지는 효용이 확인될때까지 최대한 밀어 붙여야 되고, 두번째로는 우리 뎁스가 엷기 때문입니다. 433을 하면 보통 호드리구-호셀루-발베르데 일텐데, 현재 공격측 교체 자원이 1명(브라힘)입니다. 셋중 하나가 퍼포먼스가 나쁘거나, 아프거나, 다치면 답이 없단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33을 쓴다면, 안첼로티조차 442에 확신이 없거나, 안그래도 많은 미드필더진 눈치를 보는게 아닐까 합니다.
5. 비니 부상의 여파와 안첼로티의 마지막 한수
위에 연결되는 여담입니다만, 비니의 부상(햄스트링 같은데, 생각만큼 가볍진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스프린터라) 때문에 뭔가 막판에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기대가 있습니다. 안첼로티가 아 이건 진짜 아니다. 영입좀 해줘. 이게 말이 되냐. 라는 식으로 배수진을 친다면...또...혹시(하고 또 속아 봅니다). 그 거친 헤타페 만나서 호드리구라도 부상당하면 올시즌은 정말 바이바이에요.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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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Iker 2023.08.28AS 보도로 모드리치가 호드리구에게 양보한 거고 모드리치의 양보가 없었으면 호드리구가 차지 않았을 거라고 하네요. 선수들끼리 자체적으로 결정한 모양인가 봅니다. 이겨서 헤프닝으로 끝났네요.
비니시우스 부상으로 호드리구를 왼쪽으로 보내고 발가를 오른쪽으로 기용할 거라는 언론들의 예측이 있더라구요. 그러면서 호셀루를 전방으로 써서 4-3-3으로 회귀할 거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되면 벨링엄이 메짤라 역할을 하면서 좀 더 수비적으로 역할이 바뀌긴 할텐데 거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도 궁금하네요. 이게 본래 자신의 역할에 더 가까운 곳이었기도 해서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San Iker 사실 전 433안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비니롤을 호드리구가 할 수 있는데, 굳이 433 하는 건 전술에 자신없다거나, 틀딱들도 시간 주겠다...에 불과하다 봐서. 발베르데 우윙은...닭잡는 칼 소잡는 칼에 쓰는 거라 이제 좀 안썼으면 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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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주드 2023.08.28초반 부상에 따른 악재도 너무나 많고 벨링엄이 멱살 캐리해서 어찌어찌 3연승 찍고있지만 정말 불안한 시즌입니다
올해는 진짜 마음을 내려놓고 보게될거같네요 챔스에서 개망신만 안당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뮌헨 보면 케인하나왔다고 골 정말 쉽게 넣는데.. 부럽읍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Ruud Moon 2023.08.28@헤이주드 케인 2경기 벌써 3골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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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헤이주드 케인이 왔으면 요런 요상한? 축구는 못봤기는 했겠져..ㅎㅎ 팀의 승리는 더 쉽게 챙겼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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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2023.08.28이게 442인지 433인지 442도 다이아인지, 또는 펄스나인인지....
복잡한 만큼 선수들도 복잡하겠습니다.
매 경기 보는 맛도 좋고 이겨서도 좋은데.....
부상이 자주 발생해 걱정입니다...부상자들도 다 코어자원들...TT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우주특공대 자유도가 높으면 질서가 흐트러지는데, 이게 얼마나 자리를 빨리 잡을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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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23.08.28전 델리만쥬 좋아하는데....
하면 안되는 얘기긴 합니다만, 호드리구가 가벼운 부상으로 1달간 결장해서라도 9번 좀 데려왔으면 좋겠습니다...ㅠ 비니 부상으로는 안되냐 이 사람들아 -
subdirectory_arrow_right 존조셸비 2023.08.28@라그 호드리구가 부상당하면 2선을 데려오는거지 원톱을 데려오진 않겠죠.
지금 상황에서 원톱을 데려오려면 호셀루가 부상당한다면 모를까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3.08.28@존조셸비 개막전부터 3라운드까지 모두 호드리구 톱 선발/ 호셀루 백업 아니었나요? 2선 자원은 지금 벨링엄이나 발베르데가 지원 온다는 가정 하에서는 모자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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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라그 호드리구 부상당하면 이번시즌 걍 바이바이바이일듯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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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오 2023.08.281경기 1경기 살얼음판이에요 초반부터 부상도 너무 심하고 20-21시즌 재림이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벨링엄은 진짜 왜 비싸게 샀는지 알정도로 매우매우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어요. 안첼로티가 이번 시즌은 확실히 비니보단 벨링엄 중심으로 초점을 맞춘 모양인거 같아요. 기대치에 부응도 하고 있고요. 여기저기 다 뛰는데 다 잘합니다. 그냥 만능이에요. 어쩌면 시즌 끝나고 벨링엄의 공격포인트가 가장 많을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떼오 벨링엄도 이제 공격수 하나 더 부상당하면 힘겨울 거에요. 비니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 상대 견제도 거기로 쏠린건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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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3.08.28그나저나 벨링엄은 이미 월클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요즘 워낙 발롱도르가 공격수 독식 상이 되어버려서 그렇지 벨링엄도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는 재능이 아닐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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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8@마르코 로이스 오버좀 해서 발벨빙추 미드필더 모든 자원이 다 발롱이 가능한 자원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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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ental 2023.08.28마요님, 저도 경기보는 시야를 좀 넓히고 싶은데(물론 이런 말씀 드리면 또 겸손해하시겠지만) 마음처럼 안돼서 여쭤봅니다...
경기 관전할 때 주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8.29@Continental 일단 해설은 음소거하고 ㅎㅎ 공을 안가지고 있는 애들을 신경써서 보려합니다. 어차피 무의식은 공을 따라가게 되어 있어서...예를 들어 후방에서 밀알이 공을 쥐고 돌릴때 미들과 공격이 어케 움직이는지...
상대 공격시에는 선수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거시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선수 특성을 볼때에는 그 선수만 봅니다. 공을 쥘때에도 안쥘때에도. 공격수라면 상대 수비를 어떻게 떨쳐내는지. 수비수라면 계속해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Continental 2023.09.04@마요 그렇군요.....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