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와 판정이야기
sonreal7님 글에 답글을 달다가 넘 길어져서...
1.
축구라는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몸싸움이 일어나는 스포츠입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판정이라는 것은 완벽하기가 어렵습니다. 경기 도중에 채팅창을 보다보면, '이정도 몸싸움은', '겨우 이거 걸린거 가지고' 이런 표현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즉, 어느정도의 몸싸움=파울이 아님, 이라고 생각한다는 건데 배구나 야구처럼 아예 몸싸움이 없는 스포츠가 아닌 이상 결국 판정자의 주관에 달린 문제라는 거죠.
이러한 까닭에 AI 심판이라는 건, 축구 경기에서 기본적으로 굉장히 요원한 문제일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이 하는 심판의 판정과 관련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 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리라 봅니다.
그나마 퇴장상황 내지는 결정적인 골장면과 연결된 상황쯤 되면, VAR이란 제도의 등장으로 보다 공정하고 올바른 판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파울 장면들의 경우겠죠.
2.
매수가 아닌 이상, 특정 팀에 유리하게 판정하는 경우는 없다. 라는 것을 전제로 접근하고, 기본적으로 오래 전 EPL에서 심판 판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강팀에게 유리한 판정이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그 와중에 아스날이 가장피해를 본 구단이라는 것이 함정...아스날은 강팀 아니야?;;;) 물론 저러한 분석이 라리가에도 적용될지는 의문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저 결론을 그대로 적용하자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판정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판정을 받고 있는 팀은 아니라는 겁니다. 나름 20년간 축구판을 봐온 입장에서 우린 때론 불리한 판정을 받기도 하고, 유리한 판정을 받기도 해요. 다만, 유리한 판정의 경우-큰일날 뻔 했네 내지는 이건 퇴장 줘도 할말 없다- 라는 식으로 넘어가고, 불리한 판정의 경우 -심판이 편파하네 - 라는 식으로 하며 보다 기억에 남기는 식이 아닐까...하는 뇌피셜을 얘기해 봅니다.
3. 가스라이팅이 필요하다.
결국은 심판은 인간이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건 일정부분 가스라이팅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봐요. 이걸 적극적으로 했던 팀이 2010년대 바르셀로나라고 생각해요. 파울이 일어나기만 하면, 모든 선수들이 달려들어 심판에게 압박?을 가하는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효과적? 이었다 생각했는지 어느 순간 모든 라리가 팀이 따라서 그러더군요.
4. 선수 개인의 경우
선수 개개인이 심판의 판정에 대해 모두 항의하고 볼멘소리 하고 주절대는 것이 과연 선수에게 유리할 것인가?에 대해선 전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위에서 여러번 얘기했듯, 심판은 인간이 하는 거고, 인간은 자기에게 비판적인 사람에게 호의적이기 힘들어요. 판정을 올바르게 하고 안하고는 심판이 노력할 영역이지만, 선수가 여러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심판에게 롤랙스를 줄 게 아니라면 경기장 내에서 친근하게 지내는게 필요해요. 특히 심판의 권위가 강조되는 라리가의 경우에는요.
무엇보다도 보다 걱정되는 것은 '플랍을 즐기는 플레이어'로 낙인 찍히는 거에요. 물론, 당장의 비니시우스가 그렇다는 것은 아닌데 그러한 조짐이 아예 없진 않다고 생각해요. 보통 플랍 플레이어로 네이마르 혹은 브루노 페르난데스, 수아레즈(어 보통 바르샤 애들...) 같은 선수들이 떠오르는데, 특히 경기를 보면 네이마르에게 들어온 태클이나 견제는 비니시우스 못지 않았어요. 그러나 작은 접촉에도 뒹굴대다 보니 플랍을 많이 하는 플레이어로 되더군요. 이 경우, 판정에서도 손해를 보고 평판에서도 좋지 않아요.
심판들도 본인들 경기를 복기합니다. 그리고 서로 의견들을 공유하겠죠. 아, 얘는 좀만 잡아당겨도 파울이라고 난리쳐. 얘는 걸리지도 않는데 파울인척 하더라고...지금의 비니시우스는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을까요. 비니시우스는 계속해서 스택을 쌓고 있어요. 지난 몇몇 경기만 봐도 비니시우스가 받아야 할 파울을 안받은 것도 많지만, 파울이라 보기 어려움에도 받은 파울도 있고 그래요. 본인에게 유리한 판정에, 어 판정 잘못됐어 하고 항의하진 않잖아요. 이게 옳고 그름을 따니는 재판정이 아니니 본인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행동해야죠.
5. 영리하게 보다 영리하게
인종차별, 상대의 집중견제와 도발, 거친 반칙과 몸싸움... 전 비니시우스가 억울한 경우가 적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자기에게 대놓고 공을 차는데 경고하나 주지 않는 걸 보면 빡치죠(아직 VAR이 이런 것에까지 작용하진 않으니...)
하지만 심판이 의도적으로 편파하는게 아니고(전 심판들은 오히려 비니시우스 관련 판정에 보다 촉을 곤두세울것이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상대의 마크는 어차피 평생 따라다닐 것이라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못생겨도 호나우딩요처럼 웃으며 심판에게 얘기하는 편이, 입 내밀고 모든 판정에 툴툴 대며 심판에게 삿대질 하는 것보다는 얻어내는 것이 더 많으리라는 거죠.
주위 선수들, 감독, 그리고 리가에서 이러한 거친 파울과 인종차별 등에 대응하는 것은 함께 진행될 문제입니다. 그러려면, 비니시우스도 당장의 모든 판정에 항의하는 것을 멈추고 보다 본인에게 유리하게? 행동해야 해요. 그래야 향후 정당성을 인정받을 것이고요.
향후 짧아도 축구 10년은 할거고, 계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선수잖아요. 본인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 조금만 더 영리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3
-
sonreal7 2023.05.02*저는 비니시우스가 인정받을 파울은 인정받아서 레알의 주도권을 심판들이 계속 빼앗지 않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파울로 인정받으면 계속 소유권을 가져가는건데 자꾸 심판이 레알의 소유권을 빼앗아서 상대팀한테 점유율을 부여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제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제 기억에 예전 바르셀로나는 불어줄건 거의 다 불어줬던걸로 기억하거든요..물론 그들 실력이 워낙 뛰어났던건 사실이지만 최근 비니시우스가 파울을 상당히 자주 억울하게 인정못받는걸 보면서 과거의 바르셀로나는 제때제때 인정된 수많은 파울 판정들이 뒷받침 돼서 점유율로 유명해지고 승승장구 할수있었다고 느껴져서요..바르셀로나는 판정에서 딱히 억까 당하는걸 본적이 없는거같아요
지금 레알도 좀 더 소유권을 늘리고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올릴수있는거같은데 판정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어요..흠..아무튼 뭐 다불어달라는건 아니고 줄건 으면 좋겠다 정도..레알의 소유권을 자꾸 빼앗아서 상대팀에게 부여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정도..물론 레알이 대체적으로 판정 불이익을 꾸준히 많이 당하는건 아니지만요..
그리고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sonreal7 아무래도 키핑을 잘하는 선수들의 공을 빼앗으려면 파울 혹은 거친 플레이 외에는 방법이 별로 없으니까요. 게다가 짧은 패스랑 키핑에 일가견이 있었던 펩르샤였고.
비닐이는 미스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불리한 판정도 많지만, 정심도 나름대로 있고...아무튼 길고 긴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긴 싸움이 될거라면, 지금부터라도 파울에 대처하는 방법을 나름 생각해야 할 것 같아여. 항의를 하더래도, 웃으면서 하던가. -
subdirectory_arrow_right sonreal7 2023.05.02@마요 정심도 있도 불리한 판정도 있고 비니시우스의 짜증섞인 리액션으로 경기자체가 망가질때도 있고해서 비니시우스 선수자체를 의아해 하다가 생각이 바뀐게 그래도 불리한 판정 받아가며 억까 당하는건 좀 아닌거같아서요.. 불어줄건 좀 불어줘서 레알의 공격주도권을 빼앗아 가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비니시우스도 억까 당해도 성숙해질 필요는 있다고 봐요 설명해주신대로..좋게좋게 리액션이 들어가야 오히려 이득일거같긴하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sonreal7 그쳐 상대가 잡고 끄는데, 관대한 심판 만나면 큰일나죠. 문제는 다른 한편에선 그런 심판 만나서 우리가 이득 보는 부분도 있긴 할거에요. 비닐이 억울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는데, 그래도 최대한 본인과 팀에게 유리하게 행동했음 합니다.
-
Vanished 2023.05.02비니시우스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야 판정에서 유리한 부분을 선점할 수 있는데 말씀하신대로 심판 판정에 매번 대립각을 세우고 반칙 당했을 때마다 바닥 쓸고 다니면 꾀병부리는 양치기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죠. 인종차별에 거친 파울을 연속해서 당하며 비니시우스의 감정이 불안한건 이해하는데 지금의 처신은 현명한 것과 거리가 멀어보여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Vanished 제마음이랑 꼭 같은 말씀을. ㅎㅎ토티, 지단, 이런 테크니션들이 괜히 거친 플레이로 대응했던 건 아니긴 한데, 결국 본인에게 무엇이 가장 유리한가를 잘 생각했음 좋겠어여. 안쓰럽긴 한데, 아쉬운 부분도 있고 ㅠ
-
라그 2023.05.02비니 개인이야 피파울을 영리하게 얻어내고 동정심을 얻게끔 심판에게 어필하고 호감도를 올려야 하는 문제인데, 아무래도 매일 두드려 맞다보니 감정 조절이 쉽진 않은거 같아요. 한동안 자제하다가 또 빡치면 싸우고 있고.... 그래도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좀 줄어드는거 같긴 합니다.
팀적인 문제로 넘어가면... 사실 마요님 말씀대로 주관이 많다보니 저는 그냥 심각한 오심이 아닌 바에야 어쩔 수 없는 변수 이상은 아닌거 같아요. 노골적으로 대놓고 불리하게 줄 수는 없겠죠. 그럼 그건 그거대로 뒷수습을 해야하니까.
사실 통계를 내도 과연 그 통계는 정당한가... 같은 문제도 있는지라(통계조차 주관적이니) 요즘 바르셀로나 팬들은 오브레도 주심의 챔스 경기에서 일어났던 모든 심판 이슈를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석해서(심지어 1차전까지) \'봐라 우리가 더 손해 많이 봤다 이건 드록바의 가스라이팅이다\' 이러더라구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라그 진짜 판정의 유불리는 완전히 드러난 매수와 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 쉽사리 말하기 어렵죠. 경우에 따라 조별리그에서의 오심이, 챔스 16강에서의 오심보다 심각할수도 있고...상황따라 달라지고요.
바르샤 애들은 심판 판정 관련해서는 조용히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꼭 뭐라뭐라 하는게 참 보기 싫어요. 당장의 네그레이라 케이스만 해도 \'직접적인 매수의 증거는 없지 않냐\' 라고 항변하던데, \'심판에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문제 삼아서 그게 정당한 것이냐고 하면 뭐라 대응할 말도 없을텐데 말입죠. -
가을 2023.05.02마요님, 정말 공감됩니다. 웃어넘길 수 있어야 하죠..
심판과의 소통은 스포츠의 일부이기 전에 근본적으로 사람 대 사람의 대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회생활도 비슷하게..
당하고도 아무소리 안하기 < 당하고 강렬히 항의하기 < 당하고 웃으면서 조금 심하게 잡아당기더이다 허허..하며 능청스럽게 어필하기 순으로 얻을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재치란 센스의 영역이라 개발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비니시우스가 이런 능글맞은 마인드셋도 장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비니시우스를 아직 호나우지뉴 급의 선수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현재의 여러 이슈를 극복해내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응원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가을 비니가 이러한 성장속도를 유지하고 조금만 더 실력을 키운다면...그간 십수년간 브라질 선수들이 못 넘은 호나우딩요의 벽(카카나 네이마르도 못 넘은듯)을 넘어 정말 운이 좋다면 호나우두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겠죠. 그러길 바랍니다.
-
Becks in Madrid 2023.05.02다른건 그렇다 치고, 클럽 월드컵 위너스 패치 툭툭 터는 것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5.02@Becks in Madrid 사실.스웩? 도 안되고 놀림감만 되는걸 왜..ㅠㅠ
-
아자차타 2023.05.0210-12년까지 바르셀로나와 지금 비니를 비교하기가 좀 어려운게 애초에 저때 바르셀로나는 파울이 아니고서는 공 점유권 되찾는것도 어려울 시기라 (그마저도 파울이니 다시 점유권을 줘야함) 특히 라이벌팀 팬입장에서는 폭력이 가까운 태클을 쓰면서 겨우 상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피파울의 대상은 메시 이니에스타 알베스같은 에이스였지만 소위 말하는 징징단은 사비 알베스 피케 부스케츠 뒤늦게 알바까지 이런애들이었죠.
저도 종종 비니를 보호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것은 원정 구장에서 인종차별이 심할때 심판이 적절한 제지를 하는것과 지나치게 거친 파울에 대해 경기 초반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90분 내내 개태클이 들어온다는것이고
비니를 비판하는 것은 본인 플레이 스타일이 상대방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는것과 지나치게 심판에게 어필하는것 두가지입니다.
아마 역사상 가장 많은 태클과 파울을 당한게 메시일텐데 비록 관중슛을 했던 선수지만 드리블러라면 경기내에서 메시의 태도를 배울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