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와 세레머니에 대한 조심스런 이야기.
이게 자칫 선을 잘못 타면 가해자를 옹호하는 논리가 될 수 있으므로, 인종차별은 있어선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더불어 리가와 스페인에서는 비니시우스에 대한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1.
비니시우스에 대한 견제와 인종차별이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시즌 들어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이것은 비니시우스란 선수의 사이즈가 굉장히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4가지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a. 상대가 비니시우스를 도발하고 자극하여 경기력을 망치기 위함
b. 상대나 상대팬들의 저열한 팬질과 인간성
c. 세레머니라는 것의 도발성
d. 비니시우스는 자극맛집
c에 첨언
a와 b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니 c와 d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면, 저건 대부분의 스포츠에 존재하는 문제입니다. 야구에서도 배트플립에 대해서 말이 많이 나오죠. 어느덧 불문율과 같았던 배트 플립도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허용하는 흐름이 되어가고 있죠. 다만, 저것도 보복구 정도를 자제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지 상대 팬들이 홈런 치고 배트 플립하고 돌아가는 타자에게 야유나 욕설을 하지 말라고 할 순 없을 겁니다.
따라서 축구에서 골을 넣고 자축하는 것도 마찬가지. 뭐 당장에 메시가 골 넣고 골문 뒤에서 유니폼을 들어도 야유가 판치는데, 춤을 추는 것에 대해 상대팬들이 웃으면서 박수쳐주기를 바라는 것은 제 아무리 스포츠 정신이니 고급 문화니 해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그냥 일반적인 세레머니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야유가 극심한 편은 아닙니다. 다만, 춤을 추는 것은 어느 정도 자극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단적으로 지난 월드컵에서 브라질애들이 단체로 춤을 추는 것을 보며 많은 한국 팬들이 분통을 터뜨렸었죠.
레알 마드리드도 예전에 호나우두(브)가 있던 시절, 브라질 선수들이 모여서 춤을 추거나 특정 동작을 하는 세레머니를 한 적이 있었는데, 상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고 자극한다는 이유로 구티나 라울 등이 자제시킨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세레머니를 하는게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되는 거죠. 다만, 그 뒷감당은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아 다시 말하지만, 욕설을 떠나 인종차별을 하는 건 있어선 안될 일이죠(욕설도 인종차별보다 심한 것도 있고 욕설 나름이겠지만 여기서 그걸 세세하게 구분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d에 첨언
비니시우스는 보다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니시우스가 축구를 잘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간단히 말해 아직 호드리구는 이런 거 거의 안당합니다(미안). 이게 비니시우스에게만 처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브라질 선배인 호나우딩요도 비슷한 일을 겪었지요. 바나나를 받아서 씹어먹었던 알베스도 있었구요.
웃어넘기고,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러한 견제에 항의할때는 항의하더라도 모든 반칙에 대해 주심과 상대에게 항의하고 싸울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거기에 플랍성 행동도 섞여 있다면 본인이 신뢰를 잃고 상대와 심판에겐 더욱 미움을 사게 되겠죠.
모든 말들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니시우스를 좋아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축구를 잘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에게는 결국 존중과 찬사가 뒤따르게 되더군요.
또 하나, 전 비니시우스가 아직 - 애매하게 잘하기 때문에 - 더욱 상대를 자극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호나우두나 호나우딩요, 지단의 경우 개인기를 쓴다하여 상대가 무조건 욕하고 조롱해 대지는 않았습니다(물론 살살 긁기는 했지만여, 그래서 박치기도 읍읍). 왜냐하면 대부분 '유효한 개인기' 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니시우스의 경우 좋은 개인기도 많지만 '겉멋'의 개인기도 상당히 있습니다. 이건 약간 취향의 문제이기도 해요. 얼마전 안토니의 '뱅글뱅글 팽이' 역시 상당히 논란거리가 되었듯이...뭐 그런것이 쇼맨쉽의 일부로 관중들이 모두 좋아한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지고 있는 상대방'을 자극하는 건 분명하겠죠.
요컨대, 비니시우스는 더 축구를 잘해야 합니다. 더 잘해서 상대와 상대팬들을 압도하고 인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야유와 작은 반칙은 딩요가 흰 이빨을 드러내듯이 씩 웃어넘기고 조금만 더 의연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결국엔 베르나베우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호나우딩요처럼, 마요르카에서 해트트릭 후 기립박수를 받는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거친 반칙과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23세 청년이 보다 힘을 내주길.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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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덩 2023.02.09실력으로 찍어눌러버리는게 젤 빠른 답인거같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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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페레스의 로망 2023.02.09@어리덩 그럴 생각으로 그러는지 비니가 무리하게 홀로 적진으로 뛰어드는 조자룡처럼 할 때가 있는데 아직 그럴 레벨이 아닌 것 같고 생산력도 현저히 떨어져버리는 판단이 많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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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어리덩 그래서 요즘 무리하나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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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 2023.02.09좋은 글입니다. 팀적으로 비니시우스 멘탈 케어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팀 내 베테랑 들이 모든 파울에 항의하는 비니시우스를 조용히 시킨다거나.. 춤출 때 자제를 시킨다거나 말이죠.. 카세미루가 브라질리언들한테 좋은 롤모델이었는데 두고두고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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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벤젠 2023.02.09@벤젠 그래서 다음 감독은 선수들과 불협화음이 크지않은 하에서 좀 라커룸을 휘어잡는 감독이 왔으면 해요. 마침 베테랑들도 슬슬 나가고 팀이 젊어지고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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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벤젠 춤은 몰라도 항의는 자제시켰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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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비 2023.02.09비니와 별개로 안토니의 뱅글뱅글 팽이는 진짜 헛웃음 나오던데 말이죠 ㅋㅋ
비니시우스는 그정도까지 가지는 말길..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아케비 뭐 걍 아무 효용이 없었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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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23.02.09지금 비니시우스가 더 잘해진다는게 너무 저돌적이지 않고 플레이 메이커 쪽으로 발전되는건데
제 생각에 플메로서 포텐은 있는데 신체능력이 너무 좋다보니 너무 저돌적으로 들이받고 보는 무지성 플레이가 더 자주 나오는것같습니다. 전성기 메시도 어느정도는 상황이 유리할때 저돌적이었는데 비니시우스는 상황이 불리한데도 너무 자주 저돌적이라고 느껴집니다(전성기 메시도 그 상황에서는 뒤로 뺐다고! 싶은 상황이 너무 자주 나옴..)
그리고 그렇게 들이받다보면 또 은근히 통하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신체능력이다 보니 본인이 깨닫지를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듯 하네요
문제는 이 깨닫지 못하는 상황이 엄청 오래 갈것같다는..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sonreal7 말씀대로 피지컬이 워낙 좋다보니 무리한 플레이도 먹히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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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크발 2023.02.09이번시즌 들어 확실히 느끼는데 비니시우스는 경기가 안 풀릴 때 더더욱 극단적인 루트를 선택하는 게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경기 외적이나 내적이나 압박이 상당하고 그것에 대한 증명을 해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더 차분하게 팀을 이용한 플레이를 하는게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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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모크발 팀도 편해지고 본인도 편해지는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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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ed 2023.02.09경기 내내 짜증내고 안풀린다고 무리한 돌파 시도하는게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인종차별을 비롯한 멘탈공격을 많이 받다보니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양새 같은데 홈팬과 팀원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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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Vanished 전적으로 지지해줘야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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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젖 2023.02.0900년생, 한국 나이로 스물둘....평범한 한국 남자애였다면 이제 대학생이거나 군대에 가 있을 나이죠. 침착하고 성숙하기가 쉽지 않을 나이이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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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라젖 쉽지 않져 ㅎㅎ 흥이많은 성격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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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BLANC 2023.02.10멘탈적으로 애를 몰아붙이는거같아서 참...안쓰럽네요
그럴수록 혼자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거같아서...결과적으로 안되면 더 비판받고..
멘탈은 그냥 알베스를 본받길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LEONBLANC 무던하게 넘기기가 쉽지 않은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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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선수추멘 2023.02.10사실 축구력도 부족하고 요샌 벤제마도 없고 에이스로서 해줘야 한단 부담도 많다보니까
심적으로도 엄청나게 몰리는거 같습니다. 좀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세레머니는 간결하게 하거나 기뻐하는정도가 젤 낫지 않나 싶어요
라울의 반지나 디발라의 검투사 세레머니 같은 ㅎ -
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이달의선수추멘 간결한게 임팩트가 더 강하기도 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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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io canal 2023.02.10딱정벌레 세레머니는 좀 그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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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마요 2023.02.11@sergio canal 모여서 그러니 자제시킬만 했었어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