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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수요일 5시

\'펠레\'라는 GOAT에 대한 성찰, 디 스테파노를 단서로 하여.

멸치송 2022.12.21 02:32 조회 6,248 추천 12

디 스테파노는 월드컵에 우승하지 못했기에 펠레 아래에 위치한 것이 아니다

 

이 글은 펠레에게 바치는 나의 헌사다. 축구팬으로서 나의 할아버지 세대에게 바치는 감사의 인사이기도 하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메시가 월드컵에서 막 우승한 직후이다. 메시의 시대가 그 완성에 이른 시기, 펠레에게 바치는 헌사인 것이다. 그리하여 작금의 시류 속에서 이 글은 필연적으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누구냐는 논쟁과 직결된다. 그리고 나의 결론은 축구사의 가장 위대한 단일인물은 펠레이며 차분히 상황을 총괄한다면 반드시 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축구 역사상 그 누구도 그를 대체할 자가 존재한 바가 없으며, 어쩌면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묻고 내가 대답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가장 직관적인 바, 가장 먼저 제기될 질문, 당신은 펠레의 축구를 경험한 바가 있는가? 나의 대답은 그가 나의 할아버지 세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당신은 펠레의 축구를 본 바가 있는가? 나의 대답은 본 적이 없으며, 볼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면, 당신은 비웃음을 머금은 채 억지로 궁금한 척 다음과 같이 물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근거로 펠레에 대해 그토록 자신 어린 말을 하는가? 나의 대답은 이렇다. 국경 너머로 언어의 장벽을 초월하여 우리를 하나가 되게 했던 축구의 위상 속에 그가 현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렇게나 즐겨보았던 메시의 일대기가 펠레의 위대함을 증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축구선수메시를 그 무엇에 다름 아닌 메시로서 성립시키는 근거들이 펠레를 통해 정립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글의 끝에서 독자들은 이 모호한 말의 의미를 찾게 될 것입니다.

 

메시는 위대한 축구선수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로선 축구 역사상 그 보다 뛰어난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커리어가 그것을 증명한다. 클럽 커리어는 무결하며, 국가대표 커리어도 무결하다. 논자들은 그가 국가대표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의 위대함을 깎아내리곤 했으나, 그의 전두지휘 하에 아르헨티나가 일군 월드컵 우승은 그에 대한 모든 형태의 의심을 불식시켜 버렸다. 논자들은 메시의 월드컵 우승이 그를 진정한 새로운 축구황제로 만들었노라 단언한다. 펠레에 대한 메시의 축구사적 우위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메시의 시대는 축구 역사상 필드 위에 절대자가 출현하기 가장 힘든 시대라는 논리이다. 이는 축구사의 내적 차원에서의 발전에 기인한다. 그리고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축구사의 내적 차원에서만 볼 때, 이는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다. 메시가 뛰었던 경기장 내의 조건들은 분명 한 개인이 홀로 돋보이기에 펠레 시대의 그것 보다 더욱 힘든 과제를 던져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두 번째는, 메시의 커리어가 축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것이었다는 논리이다. 이 점도 문자 그대로는 부인할 수 없다. 챔피언스리그(별들의 무대)를 정점으로 완벽하게 일원화된 클럽 축구와 월드컵을 정점으로 완벽하게 일원화된 국가대표 축구. 메시는 양자를 모두 평정한 유일한 선수다. 이러한 두 논리를 합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메시는 가장 힘든 조건에서 가장 완벽한 결과물을 낸 선수이다!

나는 이 논리들에서.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비교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무매개의 것이다. 펠레에게 뿐만 아니라, 메시에게도 공정하지 못하다. 첫 번째의 논리는 펠레와 메시가 밟은 필드의 수준 차에 호소하는 것일진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펠레가 펠레로 결정 지어지는 것도 아니요, 메시가 메시로 결정 지어지는 것도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후천적인 훈련이 곧 한 시대의 지배자를 창조한다. 그 어떤 운동선수도 20-30대의 기술적 감각, 전술적 이해도, 피지컬 등이 완성된 상태로 태어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첫 번째 논리의 오류는 자명하다. 그것은 다분히 편의를 좇아 선택적으로 구성된 논리이다. 그것은 펠레를 정점으로 하는 과거 시대의 축구영웅들을 현재 그대로에 소환해버리는 반면, 메시를 정점으로 하는 우리 시대의 축구영웅들을 옛것 그대로에 소환하지는 않는다. 메시가 펠레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는 호르몬 장애를 극복할 수단이 없거나 가난한 제3세계에서 그나마 있는 기술의 혜택도 받지 못했을 공산이 크다. 두 번째의 논리가 가진 오류도 똑같이 그 무매개적 성격에 대해 지적할 수 있다. 펠레에겐 별들의 무대에 대응되는 일원화된 클럽 축구계에서 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다. 그의 시대에는 클럽 축구계가 지역 단위로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팀, 산투스는 당대 최고의 클럽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칭송받았다. 지역 단위로 고립된 축구 환경 속에서 유럽 백인들의 인종적 자만감을 꺾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고되는 신화를 낳은 것이, 그 반대의 전제 위에 창조된 신화 보다 평가절하 되어야 할 근거가 무엇인가? 차라리 그 역이 진실에 가깝지 않겠는가?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만의 기성세대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은 흐르고 새로운 세대가 나타난다. 누구나 그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가까운 영웅들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품고 산다. 그러한 영웅일수록 그 자신을 용이하게 이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스포츠에 있어서 이는 불변의 진리이다. 스포츠는 그 본질상 환상을 파는 영웅놀이니까. 따라서 나는 양자에 대한 비교가 공정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매개하는 축구사의 전개 논리를 좇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펠레의 축구는 후세대의 메시에게 필연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역으로 메시의 축구는 펠레와 그의 시대에 대한 기억을 지속적으로 재규정하고 있다. 이는 펠레와 그 이전 세대의 축구에도 정반대로 적용된다. 그러므로 그들을 비교하여 우위를 매기는 과제는 다음과 같은 작업일 수밖에 없다. 누가 그 자신을 통하여 과거 세대의 흔적을 보다 더 완벽하게 지워낸 선수인가? 누가 그 자신을 통하여 축구사의 중대한 분기점을 남긴 선수인가? 메시에 대한, 나아가 축구사의 그 어떤 선수와도 차원을 달리하는 펠레의 위상 역시도 이 지점에서 성립할 것이다. 그 누구도 펠레만큼 축구사의 결정적인 단절을 가져오지 못했다. 메시도 호날두도, 마라도나도 크루이프도, 펠레의 유산 위에서 결정적으로 규정 당해왔다. 펠레가 디 스테파노의 흔적을 지워냈듯, 펠레의 흔적을 결정적으로 지워낸 축구사의 영웅들은 현재까지 존재한 바가 없는 것이다.

디 스테파노와 메시의 사례는 펠레의 이전과 이후로 축구사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달라지게 되었는지 웅변하고 있다. 그때가 2012년 즈음일 것이다. 말인즉 메시와 그의 라이벌, 호날두가 적어도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최절정에 도달해있던 때였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디 스테파노는 메시와 호날두를 비교하면서 선대의 전설로서 이 후대의 스타들에게 따뜻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기에서 그는 펠레를 축구사 속 유일무이의 존재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디 스테파노와 한 시대를 수놓았던 푸스카스 역시도 마라도나라는 또 하나의 스타를 제쳐놓고 펠레를 축구사 유일무이의 존재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들 역시도 펠레와 세대를 달리하는, 축구사의 독립된 한 챕터를 자기의 이름으로 장식하는 위인들이었기에, 이러한 평가는 그 자체로 중대한 상징성을 지니는 것이다. 이로써, 펠레를 눈으로 직접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축구인들이 자국의 마라도나-메시를 제쳐두고 곧잘 그러하곤 하는, 경외 어린 전언들이 기억의 미화 정도로 절하할 근거가 결정적으로 반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기말, 펠레를 눈으로 경험한 세대가 비교적 정정하던 그때, 축구계 GOAT에 대한 논쟁은 펠레를 정점으로 하여 공적차원에서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곤 했다. 하지만 디 스테파노의 사례는 펠레라는 한 개인의 기량에 대한 평가 그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당대의 축구 수준에서 펠레가 축구 내적으로 얼마나 독보적이었는가를 가늠하는 것, 그 이상의 함의를 지니는 것이다. 자신을 낮추는 디 스테파노를 통하여 우리는 펠레 이전과 이후의 축구에 무언가 단절이 있었음을 암시 받는다.

세상은 디 스테파노가 월드컵에 우승하지 못했던 것을 그의 흠결이라 말한다. 세상은 메시가 월드컵에 우승하지 못했던 것을 그의 흠결이라 말했다. 그리하여 디 스테파노가 월드컵에서만 우승했더라면, 축구사 속 그 위상의 많은 것이 달라졌으리라 말한다. 메시가 월드컵에 우승했으니, 축구사 속 그 위상이 조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종합컨대, 디 스테파노와 메시의 차이가 월드컵 우승 유무에서 갈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분적으로 진실이 담겨 있다. 디 스테파노가 월드컵에 우승하지 못했던 것이 그 커리어에 흠결인 것은 맞다. 메시가 월드컵에 우승한 것이 그에게 가산점을 주는 요소인 것도 맞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부분적으로만 진실이기도 하다. 엄밀하게 진실의 전체상을 들어낸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보충해야 할 것이다. 축구사를 통틀어 디 스테파노가 펠레의 위상에 비견되지 못하는 것은 단지 월드컵 트로피 하나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 단지, 메시의 축구사적 위치가 월드컵 트로피 하나만으로 이토록 크게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펠레 이후의 축구사가 그토록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향 아래 있음을 예증할 뿐이다. 펠레 이전과 이후의 월드컵의 의미가 그만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조금은 독특한 질문들을 던져보자. 당신은 1930, 최초의 월드컵 당시 우루과이의 에이스를 아십니까? 당신은 1954, 독일이 일으킨 베른의 기적당시 그 기적의 주인공과 당사자들을 아십니까? 더 나아가 디 스테파노 이전이나 그가 출전하지 못한 월드컵의 주인공들을 몇이나 아십니까? 이 질문들에 반드시 열에 아홉은 대답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디 스테파노를 평가하는 문제에 있어 월드컵이 반드시 필연적으로 결정적이었던 것은 아님이 증명된다. 월드컵에 우승하지 못했지만, 1950년대의 디 스테파노는 축구 역사상 최초의 월드스타이자 당시로서 의문의 여지없는 최고의 선수였다. 이렇듯 디 스테파노 이전이나 그의 커리어 내내 많은 월드컵이 개최되었지만, 그 누구도 펠레 외에 그의 커리어 기간 동안 그 명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잉글랜드 일각에서 디 스테파노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역사는 그들을 잊은 지 오래다. 디 스테파노에게 월드컵이 그 당시로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면, 그것은 당대 축구계가 지역 단위로 고립되어 있었음에 연유할 뿐이다. 그러나 그는 남미에서 명성을 얻고 유럽으로 넘어가 유럽 전체의 5연속 챔피언이 됨으로써 그러한 약점을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그리고 그 이전의 수많은 월드컵 영웅들이 얻지 못한 불멸의 명성을 손에 쥐었다. 이는 단발성 매치로서 월드컵이 선수 평가에 척도로서 기능하는데 지닌 한계가 당시로서도 인식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메시에 대한 평가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그토록 좌우되는 것은 무언가 기묘하게 느껴진다. 그는 디 스테파노 때보다 훨씬 치열한 바, 선수 평가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은 클럽 축구계를 10년 이상을 정점에서 호령한 선수가 아닌가? 심지어 디 스테파노와는 달리 월드컵 준우승까지도 진즉에 차지한 선수였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평가가 월드컵에 크게 좌우되는게 현실이라면, 이것은 단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디 스테파노 이후로 무언가에 의해 월드컵의 위상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이미 예상했듯이, 그 무언가가 바로 펠레다.

당대의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펠레를 보기 위해서는, 당대의 자본이 펠레라는 스타를 통하여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월드컵과 같은 단발성 매치만큼 좋은 기회는 없었다. 그리하여 월드컵에 쏟아진 무수한 관심과 광고 선전들이 현재 월드컵의 위상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그 이전이나 동시대 누구도 촉발하지 못한, 그러나 축구의 미래와 내일을 위해 누군가가 촉발해야만 했던 과정들이었다. 펠레 이전의 디 스테파노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그는 20세기 그 어느 스포츠 스타들보다도 광범위하게 자신의 스포츠를 전시했다. 그것이 1970, 멕시코 월드컵의 컬러 중계와 흥행으로 결실을 맺었다. 월드컵의 위상은 결코 대회 그 자체에 국한될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월드컵의 위상은 곧 다른 그 어떤 스포츠와도 격을 달리하는 축구의 위상을 표상한다. 전 세계 인기 스포츠의 종합 전시관으로서 올림픽은 축구까지도 포괄하고 있지만, 월드컵을 향해 비추는 더 없을 열망을 통하여 축구계는 다른 스포츠들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축구는 그 무엇과도 차원이 다른 스포츠다라고. NBA를 필두로 농구가 급속히 세계화되고 있지만 축구의 인기에 도달하려면 한참이 남았다. 펠레가 정점이 되어 일으켜 세운 월드컵에 대한 더 없을 관심들은 축구가 진정 지구촌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서 확고하게 자리잡아가는 과정들과 결정적으로 함께 한 것이다. IOC가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을 제쳐두고, 올림픽 출전 경험조차 없는 펠레에게 바친 “20세기 최고의 스포츠인이라는 헌사는 축구의 위상 확립에 펠레라는 단일 인물이 끼친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상은 전술적 측면에서 축구사의 혁명, 고전축구와 현대축구의 중대한 분기점을 크루이프에서 찾는다. 이는 사실이다. 크루이프가 나타나 깔아놓은 초석 위에 마라도나의 세대가 그를 파훼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전술적 혁명을 일으켰다. 이는 사실이다. 그 완성이 바르셀로나의 메시이다. 이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결국 축구가 자본을 등에 업고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빠른 속도로 단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이를 깊숙하게 침투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74, 크루이프의 네덜란드가 일으킨 충격파가 (동네축구의 틀까지 바꾼) 진정 혁명에 비견될 수 있는 것은 전 세계 사방 곳곳에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빠르게 도입되었던 축구계의 컬러 중계 때문이었다. 가난한 제3세계의 메시가 그 재능을 인정받아 호르몬 장애를 치료하는 선진 기술의 집중적 케어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깊숙하게 침투한 축구계의 유망주 발굴 시스템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디 스테파노 시대까지만 해도 지역화 되어있던 축구계의 장벽을 최초로 부순 선구자, 펠레로부터 시작되었다. 상업 콘텐츠로서 축구라는 일개의 스포츠가 가진 잠재력이 그를 통하여 세계의 자본에 선전되었고, 그 기초 위에 현재의 축구계가 서있다. 그리하여 펠레 이전과 이후의 축구는 더 이상 같을 수가 없다. 그로부터 축구가 본격적으로 산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시는 축구를 산업이 아닌, 그 무엇으로 만들었는가? 나로선 잘 모르겠다.

 

이 글은 펠레가 축구사적으로 차지하는 의의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쓰이게 되었다. 나는 그 의의에 대적할 다른 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독자들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펠레와 그의 세대에 대한 의의 자체는 인정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로선 실력적으로 그를 평가할 도리가 없다. 그의 축구를 담은 영상들은 희박하며, 그 마저도 현장의 생동감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의 축구를 실력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대 다른 축구인들의 플레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나, 펠레의 자료가 이러할진대 다른 축구인들의 플레이를 담은 자료들은 훨씬 더 부족할 것이다. 결국 있는 그대로의 펠레는 지금으로선 복원될 수 없다. 그리하여 펠레는 지는 별이 되고 있다. 고백하건대, 나의 이 글은 어떠한 대세도 거스를 수 없을 듯하다. 펠레가 쓰러져가고 있다. 매체는 그의 생명이 위기에 서있다고 한다. 그가 투병에서 일어서기를 기대하지만 바람의 영역일 뿐이다. 물론 위기에 선 것은 그의 생명만이 아니다. 그가 일으켜 세운 삶의 유산들이 서서히 부정당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축구 제국‘,’영원한 우승후보등으로 거창하게 수식되던 축구계 내 브라질의 입지가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탓이리라. 그리하여 세기말 IOC가 선정한(그리고 공신력이 보장된 거의 모든 기관에서 선정한) ’세기의 스포츠인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이제 스포츠 전체는커녕 축구계로 한정한들 펠레의 GOAT로서의 지위는 쉽사리 부정 당하는 형국이다. 그런 그를 변호해줄 선대의 축구인들도 덩달아 그 생명이 희미해지고 있으니,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선대의 전언이 아니면 그의 축구를 인식할 방법이 없기에, 이는 대단히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이 글이 어떤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면, 우리가 보는 축구가, 어쩌면 우리가 축구를 볼 수 있는 이유 자체가 그것이 하나의 산업이기 때문이라는 점에 있다. 축구는 상업 콘텐츠 그 이상일 수 없다면, 그때는 펠레에 대한 나의 평가도 분명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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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arrow_upward 역대급 선수 비교 관련 사견 arrow_downward 제가 호날두 싫어하긴 하는데 최전성기는 진짜 엄청 높게 평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