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버지와 함께하는 유럽축구 정복기
어제 세비야전까지 보면서 언제 한번 안버지의 축구를 정리하면서 레매 분들과 얘기해보고 싶었는데 주말에 약속도 없고 한가해서 두서없이 적어보고 싶네요. 안비어천가 수준으로 찬양하는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이른바 '해줘' 축구의 시작
여기서부터 언급을 해야될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수많은 음해에 시달렸던 이른바 '해줘' 축구..
21-22시즌 축구를 축약해보면 , '쿠르투아 막아줘' , '또카모', '벤제마 골 넣어줘' 라고 요약해볼 수 있고, 저런 스타일 때문에 안첼로티가 무전술 기도메타 축구, 몇몇 선수의 기량에만 의존하는 축구를 한다.. 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근데 돌이켜보면 다 이유가 있었거든요.
지단 2기가 끝나고, 안첼로티가 부임해옵니다. 그리고 지단 마지막 시즌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첼시랑 4강전에서 엄대엄 경기를 펼치다 떨어졌고, 리그에서도 뭐.. 좋진 않았지만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았거든요. 코로나여파였고, 발베르데라는 좋은 선수도 발굴했고..
어쨌든 부임 당시 팀의 사이클은 끝자락에 와있었습니다. 유럽을 제패했던 크카모는 구시대의 것처럼 느껴지고, 바란은 맨유로 라모스는 파리로 떠났습니다. 아자르는 죽었고 아센시오는 정체되었고 이스코는 전력외, 베일도 있긴 있었죠. 한시대를 풍미했던 레알의 축구는 끝났습니다.
이때 이제.. 뮌헨 나폴리를 거쳐 에버튼까지 밀려갔던.. 당시 '퇴물' 소리 듣던 안첼로티가 참.. 모양새도 안좋게 에버튼에서 막 부임해온 차였는데요. 덕장이 레알이랑 잘 맞는다. 이런 소리도 옛날얘기겠거니, 하 또 얼마나 말아먹어서 암흑기가 오래 갈까.. 솔직히 다들 걱정했습니다.
마침 새로운 중원의 활력이 될 거라 기대했던 외데고르는 아스날로 가버렸고, 카마빙가가 들어오긴 했지만 18세에 불과했고여. 바란-라모스 둘이 떠나고, 영입하네 마네 얘기 많았던 알라바만 영입했던.. 정말 손에 쥐뿔도 쥔 거 없이 새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안첼로티 이 양반이.. 축구를 대충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거든여. 밀란 말년부터 일단 있는 자원은 다 써보고 그 안에서 머리 굴려서 조합해보고, 선수를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최대한 재밌게, 화려하게 축구하길 좋아하는 양반이에요. 선수의 색깔을 최대한 드러내도록 전술적인 배려를 할 줄 아는 감독이죠. 14-15 시즌 하얀애들이 뛰어다니다 이기는 22연승때도 하메스의 정말 단전 깊은 곳 숨은 능력치까지 다 끄집어내서 써먹었던 게 이 사람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했죠. 발베르데도 써보고, 카마빙가도 써보고, 호드리구를 왼쪽에 썼다가 오른쪽에 썼다가, 아자르도 써보고.. 중원을 모카발로 썼다가 카카발로도 써보고 모카카, 크카발 뭐 이렇게 저렇게 해봅니다.
그래서 지난시즌 초반엔 오 이것저것 해보는데? 축구 나름 되는데? 했지만 그만큼 기복도 심했습니다. 뭔 홈에서 셰리프한테도 지고.. 참 욕 많이 했죠.
그러다 갑자기 이 양반이 중원에 크카모를 박기 시작합니다. 이때 정말 말이 많이 나왔죠. 아 어느시절 크카모냐. 독일산 경운기, 곧 은퇴할 노인네로 요즘같이 에너지레벨이 강조되는 시기에 이게 맞냐. 발베르데같은 선수가 벤치에 썩는게 말이 되냐.. 이런 얘기가 숱하게 나왔구여.
근데 이건 철저한 전술적 계산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전진성을 포기하더라도 우리 쪽 진영에서는 완벽하게 볼을 제어하길 바랐고, 종적인 움직임은 더디더라도, 좌우 전환만큼은 빠르게 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걸 하려다 보니 결국 크카모를 다시 쓰게 된 거구요.
수비도 라모스 바란이 빠져서 기둥 두개가 없고, 카르바할이 없어서 바스케스를 쓰긴 쓰는데 여긴 단독으로 볼 전진이 안됩니다. 연계효율성도 떨어지고. 반대쪽은 멘디..인데 여기도 뭐 바스케스랑 공격시 크게 다르지 않죠. 그러니 예전처럼 중원을 완전히 장악해놓고 좌우에서 풀백들이 지원, 전방의 윙자원들이랑 맞춰서 상대를 무너뜨려가는 축구가 안되는거에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겁니다. 당시만 해도 우윙은.. 아센시오에 왼쪽은 비니시우스가 라인 가까운 곳에서 치고 들어가는 정도만 잘했으니까요.
그래서 안첼로티는 팀의 중심을 그야말로 쭈욱 끌어내립니다. 하프라인 아래의 우리 진영, 박스 가까운 곳까지 쭈욱 내리고, 대신 이쪽에서는 완벽히 공을 제어할 수 있도록 크로스, 모드리치, 카세미루를 계속 씁니다. 그리고 공격은 한방에 빵! 빠른 속도로 한번에 넘어가는 축구를 의도하게 되는 거고, 여기서 비니시우스가 만개하게 되는 겁니다 .
사실.. 여러 다른 대안들이 있었겠지만 아시다시피 레알 감독은 파리목숨이니, 가장 검증되고도 확률 높은 방법의 축구를 해야 하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축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던 거 같아요. 공격은 한번에 빵, 돌격대장은 비니시우스, 다만 센터서클 넘어서 상대 진영에서 차이를 만드는 건 벤제마의 실력에 완전히 맡긴다. 그리고 모드리치는 벤제마와 비니시우스를 지원한다. 이게 지난 시즌 안첼로티가 구상했던.. 구상이라기 보다도 짜내고 짜내서 나온 결과물이었던 거죠. 들고 있는 패들을 조합해서 .. 어 이거 잘하면 풀하우스 되겠는데? 노려볼까? 하지 않고 갖고있는 투페어를 강력하게 사용하는..? 뭐 그런 느낌이랄까요
대신 이제, 중심을 내려놓으니 당연히 공격이 끊기거나, 선수들이 실수했을 때 더 치명적인 위기가 오게 됩니다. 멘디나 뭐 바스케스가 패스미스하거나, 돌격하려는 비니시우스에게 가는 패스가 끊기거나 했을 때 우리 진영 쪽에서 바로 역습을 맞는 거죠.
이건 쿠르투아가 막아주는 겁니다.. 뭐 어쩔수 없죠 ㅋㅋ 그렇다고 무방비 상태로 쿠르투아를 노출시키는 건 아니에요. 카세미루랑 밀리탕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해뒀습니다.
이렇게 되니 쿠르투아의 진면목이 나왔죠. 이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니, 팀의 에너지 레벨은 떨어져보이고, 어 뭔가 레알이 기다리는 축구를 하는 것 같고 좀 노잼인것 같고.. 하지만 세명은 완벽하게 터졌습니다 (사실 네명) 쿠르투아, 비니시우스, 벤제마.
여기에 원래 잘하던 카르바할이 복귀해주니 좀 더 전술의 파괴력이 올라갔죠. 이렇게 쓰다가 후반전에 오픈찬스가 나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호드리구, 카마빙가를 넣어서 좀 더 종적인 움직임을 노렸던 게 지난 시즌 레알의 기본적인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그래서 전반전은 다소 답답하고, 후반전에는 에너지레벨이 올라가죠. 많은 분들이 카마빙가를 선발로 써보자 얘기하셨어도 안버지가 '응 카마빙가는 교체여야 더 잘해 ㅎㅎ' 했던 게 다 이런 의미가 아니었나 싶구여.
2. 윙베르데의 발견
1. 을 너무 길게 써서 다른 글로 적을까 하다가 그냥 얘기 한김에 쭉 해보자면...
일단 해줘축구처럼 보이는 늪축구로 리그 쪽 지배력은 거의 완성되어가고 있는데, 챔스가 문제였습니다. 세리프한테 한방 맞긴 했어도 인테르 두들겨패면서 조별리그는 순항했는데, 뭔 갑자기 범지구급 억까로 재추첨을 하질 않나 그래서 파리를 만나질 않나..
이때까지만 해도 레알의 우측은 아센시오였습니다. 뭐 경기력은 한숨나왔지만 선수 개인이 공격포인트 잘 쌓고 있었으니 이게 최선이었거든요.
그래서 파리1차전, 항상 해왔던대로 크카모 늪축구에 비니,벤제마, 아센시오로 구성해서 리그에서 하듯이 하려고 하니까.. 개발렸죠. 이게 어쩔수 없는게, 당시엔 저게 최선이었지만 중원에서의 에너지레벨을 버린 건 사실이거든요. 어느 정도는 상대를 끌어들여서 플레이해야 하는데,
저 팀에 메시도 있고, 디마리아도 있고 음바페도 있었어요. 끌어들이는데 너무 위험한 거에요. 특히 음바페가 미쳐가지고; 음바페가 만들어내는 약간의 차이가 치명적이어서, 우리 진영에서 완전히 제어가 안됩니다. 일단 크카모 늪축구는 내려앉아야 하는데, 내려앉으니까 계속 두들겨 맞는 거죠. 그래서 역대급 망경기를 보이면서 안첼로티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깁니다.
아.. 뭔가 중원을 먹긴 먹어야 되는데 머리수는 셋이고.. 발베르데를 써야 되겠다.. 하고서 2차전에 발베르데가 선발출장을 합니다. 그랬더니 겨우겨우 비슷하게 중원 장악이 되거든요. 사실 2차전도 밀렸어요. 벤제마가 해트트릭 해줘서 겨우 이겼고, 포치의 대충짠 듯한 미드-수비진 간격 덕분에 비니시우스랑 벤제마, 모드리치가 파고 들 틈이 있어서 공격이 됐던 거죠.
어쨌든 발베르데를 넣은 효과는 나왔습니다. 이 때부터 안첼로티는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대충 제 뇌피셜로는 ' 크카모 늪축구에 비니시우스 돌격은 필수인데, 발베르데를 넣으니 괜찮네? 어떻게 살려볼 수 없을까 중원 숫자는 세명인데 어쩌지.. 하다가 셋? 음? 왜 셋이지? 넷으로 할까? 어떻게 넷으로 하지? 아센시오를 내리고 잘뛰고 공 세게 차는 발베르데를 가짜 윙으로 놔서 중원에 힘을 더 줘볼까?' 정도의 고민을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윙베르데가 탄생했습니다. 파리 2차전을 시작으로 벤치만 열심히 달구던 발베르데는 일약 선발로 발돋움하게 되고, 아센시오는 교체1-2순위로 내려오게 되죠. 실제로 이후에 첼시 1,2차전, 맨시티 1,2차전에서도, 리버풀과의 결승에서도 윙베르데는 계속 나오게 됩니다.
크카모 늪축구에 비니시우스 돌격 원패턴에서, 발베르데를 사용한 반대쪽 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된 거죠. 카르바할 컨디션도 좋겠다. 이거 먹히거든요.
포메이션은 4-3-3이지만사실상 4-4-2 변형이고, 이때만 해도 발베르데가 중원쪽에 좀 더 붙어서 플레이했던 걸로 기억하네요. 모드리치 쪽의 활동량을 커버해주고, 우리가 볼 소유 했을 땐 오른쪽에서 전진해주고 오 꽤 괜찮거든요. 기본 컨셉은 상대를 끌어들여 늪축구, 우리 진영에서 볼을 완벽히 통제하고 공격은 한번에 빵 비니시우스를 최대한 사용하되, 발베르데는 시시때때로 밸런스 맞춰주며 우측도 루트를 파준다.
이걸로 전술천재 펩, 압박변태 클롭 둘다 골로 보냈습니다. 시종일관 밀리는 듯 하지만 의도된 내려앉음이었고, 되로 얻어맞되 되돌려줄때는 말로 갚아주는 축구를 한 거죠.
벤제마의 역대급 퍼포먼스, 비니시우스의 스프링같은 탄력, 쿠르투아의 포텐 대대폭발까지 어우러져서 결국 유럽을 먹었습니다. 사실 피엘 팬들은 어이가 없었을 걸요. 안첼로티 축구를 한시즌 내내 봐온 우리도 확신이 없었는데, 어쩌다 챔스에서만 우리팀 볼차는 거 본 타팀 팬들에게는.. 사실 어이없죠. 이상한 축구 하는데 지거든요.
뭐야 기도메타 축구인데, 별거 없어보이는데 왜 지지? 그래서 뭐 레알이 챔스 DNA가 있네, 뭐 벤제마 골넣어줘 쿠르투아 막아줘 해줘축구네 했지만 사실 다 안버지의 손바닥 위였던 겁니다. (사실 이것도 꿈보단 해몽이긴 합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이겼는데)
3. 2022-2023 시즌
이렇게 유럽을 먹고 안첼로티 두번째 시즌이 되었는데요. 또 여름에 큰 변수 두가지가 생겼습니다. 음바페가 안온다네요. 카세미루 나간다네요.
솔직히 안첼로티도 이때쯤 'XX, 못해먹겠네' 했을 겁니다. 오른쪽 윙포로 음바페를 어떻게 쓸까 비니시우스랑 어떻게 스위칭을 시킬까 열심히 생각했을텐데 안온다니까..
게다가 늪축구의 핵심이었던 카세미루가 나가고, 손에 든 패는 추아메니 뿐인데, 사실 애지중지하면서 소중히 키우려고 했었을 거거든요. 근데 어쩔 수 없죠. 속성으로 키워서 바로 써먹어야지
다행인건, 추아메니가 생각보다 훌륭한 플레이어였던 겁니다. 일단 볼간수가 기본으로 되는 선수고, 전진패스 길을 볼 줄 아는 선수고, 몸도 잘씁니다. 소중히 키워야 될 선수인줄 알았더니 이미 어느정도 완성되어서 막 굴려도 되는 급이었던 거죠. 게다가 크로스보다 낮은 자리에서만 잘할 줄 알았더니, 동라인에서도 잘하고, 그 위에서도 잘하는 거에요. 의외의 대박이 난 겁니다.
오 그래서 중원은 추아메니 끼워넣어 모드리치-크로스-추아메니 기본으로 잡고, 여기에 세바요스도 한번씩 기용하고, 사정에 맞춰서 발베르데를 중앙으로도 쓰고 이렇게 구성하면 얼추 지난 시즌이랑 비슷하게 갈 수 있거든요.
게다가 호재인게, 크로스의 신체능력이 어느정도는 회복이 됐습니다. 그래서 크로스가 15-18 좋았던 때 전진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번 시즌엔 그 모습이 어느 정도 나와주거든요. 모드리치는 정말 프로중의 프로로서 기량 유지를 해주고요. 그러니 중원 장악력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거죠.
그리고 윙베르데가 완벽하게 대폭발해주고, 카르바할이 밸런스 잡아주니 지난시즌만큼 내려앉아서 비니시우스만 쳐다보지 않아도 공격이 잘 됩니다. 캬 할만하거든요. 게다가 호드리구가 오른쪽이 아닌 중앙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줍니다. 벤제마만큼은 당연히 아니지만, 나름 얼추 비슷하게는 해주니, 우리 중심이 지난 시즌보다 올라오게 된 겁니다.
윙베르데 얘기는 다른 글에서도 많이 했으니 넘어가고.. 꼭 얘기하고 싶은 포인트가 잇는데..
4. 캡틴 알라바
솔직히 미쳤습니다. 저는 알라바가 이정도 클래스의 선수인 줄은 몰랐어요. 한참 윙백으로 전성기 구가하던 12-14년 무렵에 마르셀로 대체자 또는 경쟁선수로서 원했지, 라모스의 대체자로 얘가 우리 팀에 와서 이정도로 해줄줄은 꿈도 못꿨거든요.
완벽한 축구선수입니다. 사실 우리 팀이 작년 유럽을 먹은 숨은 일등공신이에요. 쿠르투아, 벤제마, 비니시우스와 함께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줬던 선수고, 지금도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폼원탑'이라던 뤼디거가 괜히 벤치를 달구고 잇는게 아니에요.
센터백으로서 공중볼이 약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 이상으로 수비진을 완벽히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뇌축구라는건 이런 거다. 라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죠.
일단 빌드업 완벽합니다. 몇년 전 한참 잘되던 우리팀 축구의 센터라인 '라모스-크로스-벤제마' 를 '알라바-크로스-벤제마'로 완벽히 대체했습니다. 우리 진영 박스 근처에서 미드필더 또는 윙에게 넘겨주는 패스의 질이 어떻게 보면 라모스보다도 더 훌륭해요. 라모스만큼 눈에 띄는 수비를 하지는 않지만, 대인마크, 지역방어, 라인컨트롤 정말 결점 하나 없이 잘해주는 모습입니다.
알라바 솔직히 눈에 잘 띄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수비는 원래 눈에 안띄어야 잘하는 거 잖아요. 밀리탕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공을 끊어내는 데 강점을 보인다면, 알라바는 수비진을 조율하고 밀리탕을 커버하고, 멘디랑 협력수비, 상대 왼쪽 공격수가 공격 들어올 때 우리 박스 안 공간 마크.. 100점 만점으로 잘해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알라바 근본이 센터백이 아니어서 저평가받는거지, 미친 퍼포먼스거든요. 꾸레랑 엘클 생각해보시면 답이 바로 나와요. 이 역할을 십년 가까이 해온 피케보다 훨씬 잘합니다. 유럽 전체로 봐도 뮌헨-맨시티-첼시-리버풀의 그 누구보다도 잘하고 있어요.
알라바가 완벽히 수비진을 잡아주니, 밀리탕의 퍼포먼스도 덩달아 대폭발했죠. 오히려 이 친구가 눈에 잘 띄는 수비를 하는데, 다들 레반도프스키 막는거 보셨을 거에요. 현재 유럽 그 누구가 밀리탕만큼 레반도프스키를 묶을 수 있을까요.
지난 시즌 쿠르투아만 너무 눈에 띄어서 우리 센터백들의 수비력이 간과되곤 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손발을 맞춰온 알-탕이 이번 시즌 완벽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아마 알라바가 피엘선수였으면 '현폼 원탑' 얘기 진작 들었을 겁니다. 밀리탕은 거의 반다이크 급으로 포장되었을걸요. 경기 접근성이 떨어지는 라리가여서 그렇지. 괜히 뤼디거가 피엘 씹어먹고 와서 벤치 달구는게 아니에요.
게다가 알라바는 라모스와는 다른 형태로 클러치를 해줄 수 있습니다. 득점이 필요한 오른쪽 직접프리킥, 우리 팀에서 알라바가 제일 잘 차더라고요. 벌써 골도 두어개 넣었던 걸로 기억해요.
5. 그래서 이번 시즌 결과는?
해줘축구, 기도메타, 안재앙, 또카모, 발베르데 안씀? 카마빙가 안씀? 소리 듣던 안버지의 축구가 2시즌만에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발베르데가 농담이 아니고, 리그 20골 페이스에요. 수비시에도 완벽, 통상시에도 완벽, 공격시에는 크랙의 면모까지 보이고 있고, 크로스는 몸 완전히 회복했고, 호드리구가 10번으로 만개할 포텐을 보여주고 있으며, 알-탕은 더 견고해졌습니다. 추아메니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천재 미드필더 플레이어였구요.
저는 오히려 이번 시즌이 적기 같아요. 월드컵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이건 우리 말고 다른 팀도 똑같습니다. 오히려 우리 팀이 젊고, 스쿼드 두께가 나쁘지 않다고 봐요. 걱정했던 벤제마 자리도 호드리구가 얼추 비슷한 삘로는 커버해줄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이상,
벤제마랑 모드리치, 발베르데만 부상이 없다면 이번 시즌 다시 한번 해볼만 하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작년에는 피엘 강팀들이랑 붙으면 미드필드 먹힐 걱정을 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해볼만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유럽대항전의 모의전이었던 엘클도 우리가 완벽히 제어해서 이겼구요.
감히 안버지의 챔스 5회 우승을 엿볼 수 있지 않나, 이정도까지 자신있게 노려도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차 포 다 떼고도 부임한 첫 시즌에 챔스 우승했던 이 양반이라면, 이번 시즌에도 미친 전술적 역량을 보여줄 거라 기대되거든요. 게다가 상성이 맞아요. 이 양반은 밀란 아니면 레알을 맡아야 됩니다. 펩-클롭이랑은 축구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다른 사람이라서요.
안버지 2기의 두시즌을 한 글에서 언급하려다 보니 글이 너무 길고 두서도 없는데, 여튼 이번 시즌 챔스 우승 적기로 판단됩니다. 아니, 설사 온 지구가 억까해서 월드컵 이후 악재들이 겹친다 하더라도, 몇몇 포인트에 집중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즌이라고 생각하네요.
월베 들어가기 충분한 발베르데의 대폭발이라든지, 파비뉴-로드리-카세미루에 꿀리지 않는 추아메니의 퍼포먼스라든지, 클래식 판타지스타 느낌나는 호드리구라든지..
여튼 뭐 축구팬질의 90퍼는 설레발 아니겠습니까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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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뱅바요르~ 2022.10.23지난시즌 신기한게 또카모 소리 들으면서도
지나고 보니 챔스 라운드를 거치며
전술을 가다듬어지고 있었던것 같아요
챔결 가서야
이번시즌 주력으로 쓰고 있는 버전의
3미들 +발베
(발베는 수비시 5백 형성, 빌드업시 중원 숫자싸움 도움, 역습시 우측 직선움직임)
형태가 완성됐던것 같네요
이번시즌도 재밌는게 이 틀에서 머무는게 아니라
세부적인 조율을 또 하고있는듯 보여서
안버지가 그냥 해줘 하고 껌만 씹는게 아니라는걸 깨닫게 됩니다ㅎㅎ -
파타 2022.10.23정성 글은 추천! 개인적으론 저번시즌보다 좀더 침착하게 늪? 축구를 시전하고 다양한 패턴으로 공격전개를 하는데 그게 다 먹혀서 생각보다 힘을 필요할때만 줘도 되는 상황으로 가는데...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팀이 그렇듯 안되는 날도 많을거고 컨디션이 바닥일때도 많을텐데 이럴때 안감독의 대응능력이 중요하겠죠. 약간의 행운도 필요하구요.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여전히 불안요소를 해결해줄 영입이 최선이라고 봐서 올 시즌 기대치를 높이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는것만 잘 추스려줘도 다음시즌 영입으로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다고 봐서 당장의 성과에 맞추지 않아도 좋을듯 하네요. 이미 저번시즌 더블을 해버려서 이런 성과에 여유가 있다는게 이번시즌의 위안입니다. 내부적으로 흔들리면 답이 없어서.. 적어도 지금의 레알은 프론트진부터 스태프진 선수진들까지 상당히 잡음없이 단단해 보이는게 고무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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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사는세상 2022.10.23내용도 내용인데 너무 재밌게 술술 잘 읽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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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2.10.23추아메니가 생각 이상으로 천재 미드필더였다는 것이 안첼로티에게 띠용!하는 계기가 되어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말씀처럼 오? 이거 잘만하면...? 이란 생각이 들었을거 같구요 카세미루에게 미안하지만 지금 보니까 사실 내보낸다는 결정을 했을때 다 계획된 무언가가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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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머 2022.10.23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너무나 순항중이라 14-15 전반기가 괜스레 떠오를 정도네요.
말씀하신대로 월드컵이 껴있어서 더 걱정이긴한데, 페이스 잃지 않고 시즌 마무리까지 잘 달렸으면 합니다. -
맥킨 2022.10.23여러모로 14/15랑 비슷해서 오히려 두렵네요 ㅋㅋ 챔스우승 다음 안첼로티 2년차에 날아다니는 에이스 (하메스, 발베르데) ㅋㅋ
14/15때는 하메스 부상과 후반기 체력저하로 급떡락했는데.. 발베르데 제발 부상없이 몸관리 잘해줬으면 ㅠㅠ -
subdirectory_arrow_right 포코 2022.10.24@맥킨 그래서 작년에 선수들 컨디션 자체를 중후반부터 터지게 훈련한게 아닌가 싶네요..올해도 핀투스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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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ental 2022.10.23레뽕터진다 ㅠㅠ 또 우승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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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2022.10.23*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레알뽕 차오르기는 오랫만입니다.글 다 읽고 지렸습니다.
일단,월드컵이란 대형 변수가 있어서,
월드컵 후 우리 선수들이 부상없이 모두 안전히 돌아오길 빌고 또 빌뿐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
루우까 2022.10.23추천드립니다.
안첼로티가 442를 변태같이 잘쓰는 감독인것도 현재 안정기를 가져온 것같네요. 와중에 발베르데는 제라드 저리가라급 퍼포먼스로 각성해줬고 ㅎㅎ -
ECI 2022.10.23너무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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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aki 2022.10.23자주오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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뵨쟈마 2022.10.23벤금님.. 그는 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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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8 2022.10.23너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어습니다!! 제가 몰랐던 부분도 알게楹六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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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gerKing Hazard 2022.10.23정독 했습니다 추천추천
안버지는 역시 우리팀과 잘맞는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작년보다 다 상향榮鳴보는데 유일한 불안은 벤제마 겠죠
호구가 터져주던가 프랑스가 조별딱을 해줘야.. -
라젖 2022.10.23정말 신기한 양반이죠
이렇게 잘하는데 이전 팀들에선 왜 그랬나?
이전 팀들에선 그래놓고 어떻게 이렇게 잘 하나?
팀감독간에 궁합이란게 있나봅니다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Veronaldo 2022.10.24@라젖 안감독은 좋은선수들로 결과를 내는것에 장점이 있는듯하네요
전형적인 빅클럽전용 감독 -
나쁜아이형님 2022.10.23글 내용도 내용인데 가독성이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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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 2022.10.23완벽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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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 2022.10.24알라바-밀리탕 라인을 보면 딱 예전 라모스-페페 의 순한맛 버전 같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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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쓰 2022.10.24안첼로티의 레알 마드리드를 정말 좋아하는 팬으로서
알고는 있지만 표현하긴 어려운 모든 부분을 글로써 표현해준 글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근현대사를 알기 쉽게 쏙쏙 알려주는 일타 강사의 강의처럼
최근 우리 팀이 걸어온 발자취를 이처럼 생동감 넘치고 상세하게 묘사한 글이 있을까요.
그간의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들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는 글이었고
또한 앞으로의 우리 팀의 미래가 기대되는 글이었습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요 2022.10.24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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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차타 2022.10.24사실 1실점을 깔고가는 팀 스타일상 경기력에 비해 득점이 약한건 아쉽습니다. 케찹이 얼른 몰아터져야 올해도 챔스한번 들어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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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신왈왈이 2022.10.24설레발 하자고 글쓰는거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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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io canal 2022.10.24일기같은 내용이네요 ㅎㅎ
정말 행복한 지금 마드리디스타의 심정을
표현한 거 같아요 잘 읽습니다. -
아르한 2022.10.24선수가 최적의 퍼포먼스를 낼수있도록 하는게 전술이다.
라는 말을 완벽히 보여주는 예시가 우리팀에 있네요.
톱은 이걸 해! 윙은 이걸 해야만 해! 점유율과 공간을 확보해야만 해!
같은것은 없고 선수 개인에 더 집중하니 선수들이 좋은 퍼포먼스와 성장으로 보답해주네요.
호드리구가 우측도 안맞고 윙에서도 영 버벅거리네? 그럼 윙이 아니라 10번으로 쓰자. 우측이 아니라 왼쪽에 치우치게 해주자. 라는건 쉽게 할수있는 선택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빅이어와 리그 우승을 동시에 챙기고 선수들은 성장했군요. 그리고 세대 교체도 진행중이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네요. 좋은 감독님 입니다 정말 -
guichanism 2022.10.25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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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멈춰 2022.10.25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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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시ma 2022.10.26어중간한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용어 사용하고 꼬아서 글쓰다보니 가독성이 안좋은데 그런게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게다가 재미도 있구요 너무 좋은글 같아요 다음에도 글써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