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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챔스 8강 2차전 단상

마요 2022.04.13 14:24 조회 2,896 추천 9

1.

크카모를 쓴게 문제라기 보다는, 1차전의 전술을 그대로 복붙해서 나온게 문제였던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1차전에 비해 저 쪽이 우리 패와 우리 수를 더 잘 알고 있었다는 거죠. 손에 광 세개를 들고 있어도 상대가 그게 무슨 광인지, 우리패가 뭔지 안다면, 점수 내기가 쉽지 않죠.

2골차의 리드를 안고 있기에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올 것이고, 밀리탕이 없어 빌드업과 공중에 문제가 있으며, 저쪽 멘디 이상으로 이쪽 멘디가 바보라는 것까지. 그대로 읽혔습니다.

암튼 베르너의 활동량과 스피드가 1차전 하베르츠를 톱으로 내세웠을 때 보다 더욱 부담이었습니다. 그래도 저쪽이 대단히 밀어붙였다 보기는 어렵다 봐요. 다시 보시면 아시겟지만, 전반에 대단히 위태한데? 싶은 장면은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는 비벤발이 다 컨디션이 메롱이었는지 몇번의 탈압박 후 벌어진 역습에서 파괴력과 세밀함이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는 거.

리스 제임스는 거의 목숨 걸고 비니를 막았고(연장되니 다리 풀리는게 보이더만요), 치크 때로는 캉테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카세미루는 수비시 많이 내려섰기에 공격으로 올라올 때에 종적으로 많은 거리를 소화해야 했으므로 유효하지 않았습니다. 우측의 발베르데도 미스가 좀 있었고, 코바치치가 워낙 잘해줘서 틈이 좀처럼 나질 않더라고요.

2.

우리가 왜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냐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좀 세밀하게 나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방압박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우리가 젬병이라는 건 다 아실거고...(바르셀로나전 4:0 패배 복기 요망), 뭔가 직선적이고 적극적임이 부족했다는 걸 말씀하신다면 이건 일종의 전술적 선택(불가피한)이긴 했다고 생각해요. 

2골차의 리드를 안고 홈으로 돌아온 팀은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오는 상대의 뒤를 파는 것이 효율적이죠. 우리는 수비가 약하니 뭐니를 떠나서 이게 정석적인 루트였다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역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상대가 코너킥으로 2:0을 만든 후부터는 다르게 접근을 할 수 밖에 없었죠.발베르데도 좀 더 중앙으로 땅기고...활동량과 스피드 공격가담에서 더 나은 카마빙가를 크로스 대신 투입하죠.

문제는 거기서 3:0이 되었고 거기서 안첼로티는 유일한 승부수를 던집니다. 높이고 뭐고 무시하고 카세미루 대신 호드리구를 투입하는 뒤없는 선택을 한거죠. 요상찬란한 어그로를 끌던 멘디도 교체하고... 호드리구는 5분만에 감독에 보답했죠.

사실 3:1이 되는 순간 첼시 선수들은 조금 균열이 갔다고 보여집니다. 온힘을 다해 갈아넣던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던 거죠. 교체 자원들은 아무래도 효용이 별로 없었고...

그래서 연장에선 분위기를 잡고 시작할 수 있었고, 레알마드리드의 위대한 조합인 비벤이 멋진 결승골을 선사했습니다.(호드리구가 앞으로 움직이며 뤼디거의 시선을 잡아 끈 덕택에 벤이 뤼디거의 사각에서 헤딩을 할 수 있었죠)

3. 

크카모가 아닌 발빙의 선발, 특히 크로스를 선발에서 제외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오늘 경기 크로스가 영 유효하지 않은 수준의 플레이를 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봤을때에는 본인 역할 적당히 해주고 나온걸로 보여지거든요. 그리고 안첼로티도 이야기했지만, 크로스->빙가 교체가 빙가선발->크로스 교체 보다는 에너지 흐름상 낫기도 하고요.

발빙이면 우리가 주도권을 잡는 경기를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체계적인 전방압박을 구사할 수 없는 우리팀의 경우 체급 높은 상대에 맞서서 헤타페전 마냥 경기하긴 어렵다 봅니다. 그리고 비록 빙가가 오늘은 정말 훌륭하게 해주었지만, 시즌 내내 보여준 요상한 태클과 위치선정은 솔직히 선발로 내세우기 꺼리는 부분이 있죠.

어차피 조만간 빙가의 시대가 올겁니다. 크로스를 그렇게 끌어내리지 않아도..ㅎㅎ 자질이 워낙 좋네요. 경기 흐름도 잘 읽고. 정말 좋은 영입. 아무리 생각해도 6번보다는 더 위에 굴릴 자원 같아요.

4.

라코에서 3:0이면 진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좌절했는데 몹시 후회스럽습니다. 선수들은 전혀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봅니다.


5. 몇몇 선수들 이야기

쿠르투아 - 숨은 MOM. 3:0에서 결정적 헤딩을 막은게 최고였습니다. 현폼 키퍼 원탑

카르바할 - 정말 고생했습니다. 익숙치 않은 위치에서도...

알라바 - 동점골의 시발점. 올시즌 라리가 최고의 영입아닐지.

비니시우스 - 지쳤어요. 뭐에서 느끼냐면 스피드 이런게 아니라, 특정 순간에 내던지듯 하는 플레이와 미스가 생겼다는 거. 안첼로티는 젊다고 굴릴게 아니라 재충전의 기회를 한번은 줘야 하지 않나 싶어요.

모드리치 - 발롱도러

벤제마 - 예비 발롱도러

호드리구 - 더 파괴적인 선수가 되려면 피지컬, 경험, 날카로움, 집요함. 이런게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6.

레알 경기를 보시는 분들 모두 높은 기대와 수준 높은 식견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정도는 선수들 칭찬해주고, 감독의 의도도 선해하고 업적도 조오금 인정해줬음 합니다(리그 우승권에 챔스 4강이잖아요). 나겔스만도 투헬도 떨어졌습니다. 칭찬과 저주를 넘나드는 안첼로티의 냉탕온탕 축구는 과연 어디까지 갈려는지. 벤제마와 모드리치 등은 위대한 개인의 역사를 과연 쓸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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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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