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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외데고르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소고

라그 2021.08.20 20:33 조회 4,177 추천 6



 저는 외데고르가 요 1년간 구단에서 배려와 기회를 못 받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거와 별개로 외데고르가 구단을 딱히 소중하게 생각하거나 경쟁을 감수하지 않은 선수라 못 마땅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근데 어찌되든 전 외데고르가 이 팀에서 성공할 거라는 생각은 그닥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로 출전 기회를 얻거나 남아서 경쟁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외데고르가 마리아노마냥 남는다고 하면 골치 아플거라 봤고, 적당한 가격에 잘 판매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좀 과하게 말하면, '쟤넨 왜 이런 애를 사가지?' 란 생각까지도 들고요. - 와 또 우리 레길론처럼 사기쳤다



 외데고르가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던 레알 소시에다드 시절의 플레이 스타일을 봅시다. 3미들의 공격적인 롤을 소화하면서 수비진을 몰며 볼을 운반하고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제끼면서 슈팅으로 이어지는 키패스를 뿌리는 타입의 선수입니다.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진가가 살아나는 타입입니다. 직접 타격이 뛰어나진 않지만 어느정도 직접 타격을 노릴 수 있는 능력도 있습니다. 어느정도 활동량도 있으면서, 기여도가 특출나지는 않지만 일정 이상의 수비가담도 합니다. 주력이 아주 빠르거나 커버 범위가 넓진 않지만, 크게 단점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이렇게만 보면 현대적인 축구 롤을 수행하는 것 같으면서도, 빅클럽의 주전을 먹기에는 명확하게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최전방에서 압박을 버티고 플레이메이킹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무릎 건염 이후 외데고르가 아예 주전이 아니라, 유망주로서도 경쟁력을 많이 잃은 이유가, 바로 역동성을 상실함과 동시에 최전방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많이 떨어진다는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니에스타나 덕배, 모드리치 같은 현대적인 미드필더들은 모두 볼키핑이 탁월하면서 최전방에서 키패스를 넣어주고, 플레이메이킹을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각자의 장점, 전진성, 킥력 등을 잘 녹여내면서 활동하죠. 적절한 활동량과 압박, 수비가담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스타일은 매우 대조적이지만 3미들, 혹은 공미에 가까운 중미 롤을 수행하는 포그바 역시 최전방의 좁은 공간에서 버티는 힘이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써먹기 매우 까다롭죠. 이는 외데고르와는 다르게 체구가 커서 달라붙는 압박에 취약한 탓에 일어나는 현상에 가깝긴 합니다. 하지만 포그바는 아직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황소같은 피지컬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 좀 더 낮은 공간에서 볼을 가지고 올라가거나, 속도와 피지컬로 측면으로 빠지거나, (매우 드물지만) 수비적인 옵션이 되어준다거나, 같은 여러 선택지를 취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포그바는 여러 논란 속에서도 아직 탑티어 미드필더를 논하는 자리에 기웃기웃할 수 있는거고요. 



 외질도 결국 대성하지 못하고 아스날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 최근 외데고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최전방에서 압박을 버텨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데 그렇다고 측면으로 빠질 속도는 없고 결국 키패스 메이커 외에는 소화할 수가 없으니 스탯은 잘 찍고 뭔가 도움이 되는데, 최종적으로는 계륵이 되는거죠. 심지어 외질은 외데고르에게 없는 경이적인 라스트패스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소시에다드 시절처럼 다시금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스타일을 고치고 역동성을 확보한다면, 어느정도 쓰임새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것도 빅클럽의 주전감이라고 하긴 어려울 겁니다. 지금에 와서는, 외질의 하위호환이라고 해도 크게 과언이 아니고요. 나무위키에는 볼을 가졌을 때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외데고르가 볼을 잡기 힘들어 마드리드에는 자리가 없고, 다른 팀이면 자리가 있다는 식으로 서술이 되어있던데, 글쎄요. 볼을 많이 가지는 선수는 그만큼 팀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오지 않으면 안되는데, 외데고르가 그만한 역량을 앞으로 가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직 외데고르도 유망주라고 치고, 어떤 능력이 나이를 먹으면서 발전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는 있습니다. 최전방에서 볼 간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하메스처럼 정적인 공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라스트패스를 잘 넣는다면 외질같은 공미가 될 수 있을거고, 활동량이나 전진성을 손에 넣는다면 디마리아 같은 선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사람 일은 모르는거니 안될거라고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딱히 외데고르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어서 저주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딱히 마드리드를 버리고 제 살길 찾으러 가는 선수에게 애정이나 응원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 부정적인 예측을 맘껏 편하게 써보는 걸로 제 외데고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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