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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4강] 첼시전 리뷰

UXLee 2021.04.28 06:29 조회 4,123 추천 8

전반은 지단의 전술적 완패였습니다. 두 팀 모두 포지션상으로는 3-5-2를 기반으로 운영했습니다만, 세부전술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투헬은 여태껏처럼 간격유지를 촘촘히 하면서 레알을 압박했습니다. 에너지 레벨이 좋고 템포가 기본적으로 빠르더군요. 압박부터 해서 각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인지되어 있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베르너 덕분에 살았..) 레알이 최근 상대한 팀 중에서는 가장 단단한 팀이었습니다.

레알의 전술적 키맨은 마르셀로였습니다. 왼쪽 윙백에 머무는게 아니라 공격시 하프스페이스, 박스 근처 중앙까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가져갔습니다. 발베르데가 없는 상황에서 크카모가 종적 무브먼트가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아니다보니 그 역할을 마르셀로가 가져가게 하는 듯 했습니다. 벤제마는 언제나처럼 이곳저곳 내려와서 빌드업에 영향을 주었고요. 하지만 그러다보니 공격상황에서 진형이 U자형인 상황이 반복되더군요. 왜냐하면 벤제마는 공격 시 중앙에서 제대로 볼 전달이 안되고 간격유지도 안되니까 내려오고, 비니시우스는 좌측면에 지나치게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마르셀로가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폼도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공수 모두 순간적으로 못 아가서 실수하는 장면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방에 아무도 없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이러다보니 쓰리백의 첼시가 전방의 비니시우스 하나 마킹하는 건 어렵지 않았겠지요. 고립된 측면의 비니시우스를 수비수들 사이에 둘러싸이게 한 상황을 오래 유지시킨 게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첼시는 간격유지와 라인조절을 본인들의 템포대로 잘 해서, 리버풀처럼 한방에 뚫리는 상황을 방지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후반까지 지속된 문제인데, 레알이 역습 상황에서조차 백패스가 너무 많았습니다. 선수 간에 간격은 첼시와 대비되게 너무 벌어져서 턴오버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차라리 후반 초반처럼 의도적으로 완전히 내려 앉아서 두줄 수비 하다가 첼시를 끌어내린 공간만큼 역습을 가던지 해야했습니다. 전반내내 라인 컨트롤이 이도저도 아니어서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첼시에게 위험 상황을 내주었습니다. 또 크로스, 모드리치는 기본적으로 지쳐있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장점을 못살렸어요. 이건 첼시도 마찬가지였지만요.. 마르셀로는 맡은 임무를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알다시피 폼이 좋지 않아 잘했던 장면도 있지만 좋지 못한 장면도 많았습니다. 특히 수비적 측면에서요. 차라리 이럴거면 같은 역할을 마르셀로 대신 저번 경기에서 폼이 좋았던 아자르한테 시키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포백이 아닌 스리백 상황에서 크로스가 빌드업 기점 역할 할 때 포지션을 잘 못잡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크로스는 내려와 있는데 수비진이 크로스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사람 한 명이 나가리가 되는 상황이지요. 아무래도 스리백을 자주 쓰지는 않았다보니 수비라인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아무것도 못했던 비니시우스를 교체시켜야 했다고 생각했지만(+마르셀로), 지단은 당장의 교체보다는 수비라인을 내려서 역습을 노렸습니다. 확실히 내려앉으니까 수비적으로는 첼시가 그렇다할 상황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또 밀리탕을 비롯해서 중앙 수비수들의 폼이 요즘 좋잖아요. 단단하게 잘 버티더라구요. 하지만 레알 입장에서도 비니시우스가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지 못해 딱히 성과는 없었고, 1:1로 끝나면 손해보는 건 레알이기에 결국 아자르, 아센시오, 오드리오솔라 교체하면서 좀 더 라인 올리면서 전술을 변화시켰습니다. 물론 교체할만한 자원이 첼시보다 적고, 미드진 지쳐있고 했지만, 그럼에도 전반에 완전 밀린 것을 감안했을 때 전술변화와 교체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의 상황은 서로에게 딱히 유의미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선수들은 비가 많이 와서 체력소모가 심할텐데도 열심히 뛰어주었습니다. 아쉬운 폼을 보여준 선수는 카르바할, 카세미루, 비니시우스 등등 좀 있네요. 카르바할 또한 많은 역할을 부여받아 열심히 뛰었지만, 그냥 오드리오솔라로 교체하는게 맞겠다 싶을 정도로 패스나 무브먼트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카세미루는 좀 실망스러웠던게 중앙에서 위험한 패스처리가 연달아 보였습니다. 굳이 안그래도 되는 상황에서 (브라질리언이라는건가..) 부정확한 힐패스를 해서 공격권을 내주고 그러는데, 그렇게 패싱력이 좋은 선수도 아니니 좀 더 집중력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포지션인 첼시 캉테와 비교하면(개인적으로 둘의 대결을 기대했습니다만..) 캉테의 압승이었습니다. 폭우로 인해 모드리치, 크로스, 나초 같은 선수들에게는 평소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는 조금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벤제마는 본인이 공을 잡는 순간 부분전술이 바로 발동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처럼 폼이 좋네요. 쿠르트와도 실점장면 판단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잘 해주었습니다. 모드리치도 사실 제일 지친 선수일텐데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공수 책임져줘서 고마웠습니다. 밀리탕도 계속 퍼포먼스가 좋네요.

 

여러 상황적 악조건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술 상 밀린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크카모의 퀄리티가 중원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첼시의 대응이 기대 이상이네요. 이대로 첼시홈 가면 위험할 것 같은데 대안을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 전제적으로 지단의 시즌운영 상 한계가 찾아오는 시점 같습니다. 선수가 퍼포먼스가 좋지 못하다고 선수에게 모든 책임이 쏠리는 건 좋지 않은 거 같아요. 과한 부상자 발생, 얇은 선수층, 비주전의 동기부여(몸상태) 등 쓰는 선수 위주로 쓰고 선수뎁스는 과감하게 줄여버린 판단의 나비효과가 더 큰 시점 같습니다. 그래도 시즌이 얼마 안남았으니 으›X으›X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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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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