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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

엘 클라시코 단평

라그 2021.04.11 13:28 조회 2,958 추천 9

1. 지단의 최고 강점

 지단은 상대적으로 약팀에게 지는 경우가 많고, 강팀 상대로는 강한 편입니다. 지단 본인도 강한 팀 상대로는 철저하게 상대 팀에 기준을 맞추고 자만하지 않는다고 인터뷰했죠. 그런 지단의 최고 강점은 '대응' 능력입니다. 상대가 잘하는걸 못하게 하고, 상대의 약한 점을 찌르는 겁니다. 말이 쉽지, 이거 대부분의 감독이 '명장병'에 빠지게 만드는 원흉이고, 자기 전력을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일이 허다한걸 생각하면, 지단의 가장 독보적인 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다 아는 얘기인데 왜 그렇게 길게 찬양을 하냐면, 오늘이야 말로 전력이 반토막난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바르사에 대한 대응을 성공 시켰기 때문입니다.


 쿠만은 반대로 약팀에 강하고, 강팀 상대로는 약하다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하면서, 지단과 반대로 입지가 매우 악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9번이 없는 바르사

 마드리드는 수비진의 대부분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그나마 남은 주전인 멘디도 2년차 징크스를 심하게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단은, 리버풀 전과 마찬가지로 라인을 박스 근처에 붙인 상황에서 크로스와 모드리치를 압박을 해소하는 용도로 사용하면서 양쪽 측면으로 계속 볼을 뿌려서 비니시우스의 빠른 발로 역습을 노렸습니다. 현재의 바르사가 볼 키핑이라면 몰라도 수비에 치중하는 마드리드를 압박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라인을 올리면 빠르게 침투하는 비니시우스를 제어하지 못해서 계속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쿠만은 마드리드의 중원 라인을 의식했는지 리베로에 가깝게 기용하던 데용을 다시 미드필더로 올리고, 그리즈만을 빼고 라인업을 추렸습니다. 최전방에서 버텨주면서 공격의 흐름을 잡아주는 9번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쿠만은 그리즈만을 철저하게 도우미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리즈만이 없으니까 전방에서 버텨주는 선수가 없었고, 중원 공략까지 실패로 돌아가면서 기본적으로 허리에서 힘을 받아 침투하는 뎀벨레와 메시 역시 반동을 얻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바르사의 공격은 전반전 기준으로는 완벽하게 틀어막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비라도 잘했다면 희망이 있었겠지만 벤제마와 크로스의 골로 벼랑끝까지 몰렸습니다. 


 그리고 굳이 이걸 실책이라고 표현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피케가 없는 상황에서 후방 전진을 담당하던 데용이 미들로 빠져버리니 밍게사, 아라우호, 랑글레로 이루어진 3백에서 전환이 더딘게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잘한다 잘한다 하지만 사실 유스 레벨의 선수는 이렇게 고난이도의 경기에서 반드시 부족함이 드러납니다. 



3. 비니시우스

 지난번 엘 클라시코에서는 3-1로 이겼지만, 비니시우스 개인에게는 속쓰린 경기였습니다. 주력 하나만 믿고 돌진하다 데스트에게 완전히 공략 당해서 최악의 경기에 가까웠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3백 상황에서 데스트가 더 높은 라인에서 공격적으로 위치하고 있고, 밍게사와 주로 대치하게 되면서 바르사 수비진을 열심히 헤집어 놓았습니다. 비록 슈팅은 한번도 없었지만 키패스를 3개나 찍어주고, 바르사가 라인을 올리지 못하게 잡아두는 활약을 했습니다. 조금만 더 정밀한 플레이를 했다면 득점도 노릴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은 아쉬웠지만 오늘은 1인분은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4. 밀리탕, 나초, 카세미루, 쿠르투아 

 대타라고는 하지만 정말 좋은 플레이가 많았습니다. 특히나 이제 맨마크는 짭페페라고 해도 될만한 밀리탕이 바르사 공격진과 계속 매치업하면서 상대를 괴롭혔습니다. 노련함과 기술을 모두 갖춘 라모스나 바란과 달리 아무래도 경합에 약점이 있는 나초나, 경험이 부족한 밀리탕은 사실 좀 우려 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잘해주었습니다. 어제 좀 특이한 기록이 나왔는데, 메시의 7개의 슈팅 중 5개가 모두 수비진에게 블락당했습니다. 나머지 2개는 쿠르투아가 모두 세이브했고요. 유일하게 걱정했던 게 메시의 한방이었는데, 우리 수비진이 철저하게 육탄 수비로 이를 모두 저지했습니다. 

 

5. 아슬아슬했던 후반

 바스케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쿠만이 그리즈만을 투입하면서 바르사는 어느정도 자기 페이스로 마드리드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비가 오는 것도 한 몫했고요. 1골 내주긴 했지만 그래도 잘 틀어막았습니다. 2골 먹혔다면 사실 꽤나 난감한 상황까지 몰릴 수 있었는데 정말 좋은 선에서 막았어요. 오드리오솔라가 알바에게 자꾸 기회를 내주는 바람에 위태롭긴 위태로웠습니다만... 휴 진짜 멘디를 오른쪽에 보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잘 막긴 했지만, 마드리드의 부족한 결정력은 후반에 추가 득점을 못하면서 정말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몰고 갔습니다. 리버풀과의 2차전과, 후반전 체력적인 부침을 걱정한 지단이 정말 이례적으로 72분 비니시우스와 벤제마, 크로스를 빼면서 교체 카드를 5장 모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득점은 없었지만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어서 엘 클라시코에서 신승을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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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arrow_upward 기어이 이 죽음의 행군을 돌파하고 있네요 arrow_downward 최근의 하키미는 좀 미묘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