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이슈에 대한 생각
1.
저는 이번 시즌 특히나 자주 보이는, '탱킹 시즌'이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리빌딩과 성적은 양립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납득이 안갑니다. 유망주를 기용하면 성적이 안 나온다, 리빌딩을 하려면 성적은 포기해야 한다... 이런 얘기 말이죠.
리빌딩과 성적은 독립된 것 같으면서도 독립된 사안은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는 선에서, 어느 구단이 리빌딩을 명목으로 더 하락한 성적을 용납하나도 싶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정말정말 양보를 해도 페레스가 다시 부임해서 페예그리니 이후부터는 다들 성적과 선수단을 매년 개선하면서 팀을 이끌었지, 리빌딩을 전제로 부진한 성적을 면피해준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무관이면 자른다, 우승해도 엉망진창이면 자른다' 라는 마드리드의 숨겨진 기조가 '독이든 성배'로 많은 비판을 받을지언정 우리 구단이 축구 역사에서 누구보다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칼데론이 망친 그 스쿼드로도 페예그리니는 리그 승점 90점대를 따내는 등 항상 우승을 목표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원래 리빌딩은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인위적으로 팀의 주전을 7명~8명 이렇게 바꾸지 않아요. 부자연스럽게 잘하는 베테랑을 내리고 유망주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도 않아요. 주전의 부상, 혹은 로테이션으로 나온 경기에서 잘하면서 차츰 비중을 늘려가고, 기존 주전과 경쟁하면서 주전 자리를 따냅니다. 리빌딩이라고 인위적으로 못하는 선수를 내보내고 잘하는 선수를 벤치에 앉히고.. 이런 경우는 저는 본 적이 일단 없네요. 우리 팀에 있는 현재 주전 중 누가 못하는데 의도적으로 주전을 배제하고 올라와서 자리 잡고 성장했나요.
이미 우리는 18/19 시즌부터 지금까지 팀의 리빌딩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해로 3년째입니다.
2.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는 최근 영입이 대다수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입니다. 2018년 이후로 쿠르투아 정도를 제외하면 매우 큰 돈을 투자했는데도 외부 영입 중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자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패로 돌아간건, 구단이나 감독의 부족한 안목도 있을 것이고 선수 개인 기량이나 의식의 문제도, 불운한 사건사고의 영향도 있을 겁니다. 사실 누구의 책임이라고 비판하기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보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입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도 임대나 선수 기용, 전술 등 구단이 좀 더 신경쓰고 고쳐야할 부분이 많다는건, 이미 많이 얘기가 나왔으니 굳이 덧붙일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인과 관계가 잘못 인식된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유망주를 기용했다 성적이 안 나와서 베테랑을 쓰고 있다' 라는 겁니다.
구단이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탈락에 직면한 이후 주장단의 조언을 받아들여 주전 위주의 경기 진행을 하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주전'과 '비주전'의 로테이션이지, '베테랑'과 '유망주'의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승점을 잃은 경기에서 유망주 위주로 나온 경기는 애시당초 거의 없습니다.
멘디(95년생)을 기준으로 이보다 어린 선수를 아직 검증 안된 유망주라고 했을 때 이번 시즌 패배, 무승부한 경기의 선발 라인업 중 95년생보다 어린 선수가 다수 포함된 경기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기껏 해봐야 코파 알코야노 전이나, 샤흐타르와의 홈, 원정 경기 정도죠. 사실 주전 급인 멘디와 발베르데, 그리고 명확한 주전이 없는 양 윙어(비니시우스, 아센시오, 호드리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어린 선수들은 이번 시즌 거의 애시당초 출전을 못했습니다. 초반 성적의 부진이 '로테이션' 탓일지는 몰라도 '유망주 기용' 탓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유망주를 기용하다가 성적이 안 나왔으니 어쩔 수 없다', 이게 누군가의 책임을 회피해주려는 논리로만 받아들여진다면 제가 너무 과민한걸까요?
지난 시즌 결과를 복기하면서 제가 했던 얘기가 비주전과 주전 간의 경기력 격차가 너무 크다. 주전 의존도가 높아지면 팀의 과부하로 이어진다. 이런 늬앙스의 얘기를 했었는데 이게 이번 시즌에도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3.
우리는 꼭 과도하게 비싼 선수만이 아니더라도 좋은 선수를 잘 데려오고 검증하고 내보내고 또 데려오고 이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무리뉴, 안첼로티, 지단을 거쳐서 하나의 왕조를 만들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 왕조를 유지하고 보강해야 하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썼지만 실패했고 점점 그전만큼 못 씁니다. 당연히 그래서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실패도 더 할 수 있다는 건 사실 정말 인내심이 없는 분이 아니라면 동의할 겁니다.
제가 클롭을 신격화하는 여론에 대한 반발로 클롭도 리버풀 6시즌간 이끌면서 리그 1 챔스 1이 고작이다 이런 말을 하긴 합니다만, 리버풀은 리그는 30년, 챔스도 십몇년을 우승 못하고 방황하던 팀입니다. 피르미누나 헨더슨 정도를 제외하면 완전히 스쿼드를 갈아엎을 기세로 영입하고 손발을 맞추면서 매 시즌, 그 전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기에 리버풀 팬덤이 클롭을 용납하고 성적을 낼 때까지 기다려준거죠. 유로파 준우승, 챔스권 확보, 챔스 4강, 챔스 준우승, 챔스 우승, 최고 승점 리그 우승.. 이게 매년 클롭이 발전된 성과를 보여줬기에 유임된겁니다. 물론 클롭도 불운과 실책을 겪으면서 본인이 신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고는 있지만요.
지난 시즌 트레블한 바이에른 뮌헨은, 마지막 챔스 우승, 하인케스의 12/13 부터 7시즌이 걸렸습니다. 근데 그럼 바이언은 다 포기하고 리빌딩하는게 7년이 걸린걸까요? 아닙니다. 많은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선수단을 바꾸면서 계속 유럽무대에 도전하면서 꾸준히 성적을 냈습니다. 12/13 트레블을 경험했던 선수는 지금 바이언에 딱 5명입니다. (노이어, 알라바, 보아텡, 뮐러, 하비). 그러면서 지금 다시 한번 19/20 트레블에 성공했죠. 바이언은 분데스리가에서 독주하니까 그런거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겠고 그런 부분도 당연 있습니다만, 12/13 트레블을 하기 전까지 10/11, 11/12 모두 무관일 정도로 분데스리가조차 그렇게 쉬운 리그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과도한 투자 없이 극도로 압축된 재정을 운영하는 팀이기도 하고요.
리버풀이나 바이언이 쌓아올리는 과정과 비교하면, 우리는 3시즌간 진보가 없습니다. 그 와중에 따낸 우승컵 하나, 그것도 특수한 상황을 거쳐서 얻어낸 우승 하나 가지고 면피할 상황도 아니고요.
4.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 라는 얘길 하곤 합니다. 그 부분에는 일정 부분은 동의를 하지만, 그건 팬이 결과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구단을 기다려줘야 한다는 얘기지, 구단이 잘못하고 있는데 관대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구단은 계속 도전을 하고, 승리와 우승을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돌아왔을 때 그걸 납득하고 수용하는 것도 팬이 할 일입니다. 운이 없어서, 정말 해도해도 안되서 생긴 결과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근데 성적이 안 나온다, 잘못하고 있다, 그 비판의 입을 막는데 쓰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보드진이 할 일은 간단합니다. 이번 시즌을 잘 운영하면서, 이번 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팀을 만들 것. 그리고 지금 팀이 전자와 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황은 아닌거 같습니다. 저는 지단이 계속 하든 아니든 간에 팀에 새로운 비전과 장래성이 보고 싶어요.
누군가의 책임 면피를 위해서 팀의 성적이 안 나오고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을 당연하다고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가 안됩니다.
댓글 35
-
장비 2021.02.02잘 읽고 갑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장비 감사합니다.
-
크카모외카발 2021.02.02공감가는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크카모외카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르코 로이스 2021.02.02팬들이 축구팀을 응원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3가지로 나누면 1. 슈퍼스타의 활약 2. 압도적인 경기력 3. 그들의 비전 이렇게로 볼 수 있을겁니다
근데 우린 이 중 그 아무것도 안되고 있는것이 현재의 상황이죠 스타들은 늙고 부상으로 폼이 떨어져 실망감만 안겨주고 3부리그에 패할정도로 경기력은 형편없고 팀의 주요 유망주들은 임대를 가거나 팀을 떠나는 상황이 나오고 있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죠 우리도 맨유와 밀란처럼 \"그땐 그랬는데...\"라면서 과거회상을 할수도 있으니깐요
다음 감독이 누가 될지 지단이 유임이 될지는 알순 없지만 최소한 \"내가 이래서 이 팀을 응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마르코 로이스 좋은 말씀이시네요. 사실 올시즌 팬덤의 반발이 유독 강한 이유라면, 예상 외의 상황에서 부진한 점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요 2021.02.02좋은글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마요 마요님의 방향성과는 좀 다른 얘기인데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맥락에서는 마요님의 생각과 다르진 않습니다.
-
Iker_Casillas 2021.02.02탱킹 시즌이라는게 NBA도 아니고 축구에, 탑클럽들에겐 애초에 잘못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Alvaro Morata 2021.02.02@Iker_Casillas 애초에 레매에서 탱킹 이라는 단어 쓰는사람 한명밖에 없습니다 ㅋㅋ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Iker_Casillas 축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연속성을 갖기 마련이고 어찌되든 전 시즌보다는 나은 방향성을 가지려고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리빌딩 자체가 성적을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
토티 2021.02.02좋은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토티 감사합니다만 토티님 글 좀 자주 올려주세요...ㅜㅜ
-
Alvaro Morata 2021.02.02전체적으로 다 공감 가는 얘기들이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Alvaro Morata 감사합니다.
-
Kramer 2021.02.02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 리빌딩과 성적이 양립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불가능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힘들다라고 할 수는 있을테고 실제로 힘들죠.
레알 마드리드나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이 계속 보강을 하면서 강해진 건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이전이었습니다.
지금 레알의 문제를 고치는데 보강이 필요없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세대교체를 위해서나 당장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서나 보강은 필수인데 진짜 문제는 팀이 영입은커녕 있는 선수들 주급까지 삭감하고, 이걸 못 받아들일 선수는 쿨하게 나가라고 할 정도로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이 할 수 있는 일은 미리 사놓은 유망주들을 기용하는 것 뿐인데 그러면 꼬꼬마들에게 당연히 좋은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고, 트로피 획득은 요원할 일일텐데 그걸 레알 팬들이 인내심있게 기다려 주겠습니까?
당장 레매만 봐도 레알 사정은 알겠으나 결국 내가 시간 내서 보는 레알이란 팀이 못하고, 유망주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 기다리기보다 비판의 글이 넘쳐날게 훤히 보입니다. 팀이 잘 나가던 시절에도 그런 반응이 적지 않았는데 과도기엔 오죽하겠습니까?
말씀대로 팀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
영입이 거의 없이 이 명제가 성립되기 위해서 필요한 전제조건은 결국 트로피라는 결과입니다. 가시적인 결과가 없는데 팀이 나아지고 있다라고 누가 객관적으로 단언할 수 있을까요? 지난 시즌 리그우승한 이 팀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려면 최소 리그우승, 나아가 코파나 챔스 트로피는 있어야 근거가 될텐데 지금 전력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트로피가 없는데 몇몇 유망주들의 활약, 그리고 팬들의 극히 주관적인 기준인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내 눈엔 그렇게 보인다.\' 라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건 모든 클럽들이 짊어지는 과제이지만 특히나 레알에게 과도하게 부과된 짐이고, 그래서 이 팀 감독들은 위기의 순간에 리빌딩보다 성적내기에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단도 비슷한 상황일 테구요.
리빌딩과 성적은, 적어도 10년 전 갈락티코 2기를 약속하며 돈보따리를 가져온 페레즈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지 않고, 코로나가 완전 종식되지 않는 이상, 양립하지 못할 겁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Kramer 본문의 요지는 베테랑과 유망주를 잘 조화시켜 성적을 내는 과정 자체가 리빌딩이라는 얘기입니다. 베테랑 위주로 기용하면 성적 위주, 유망주 위주로 기용하면 리빌딩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가 자꾸 보여서 나온 얘기고요. 리빌딩과 성적을 투트랙으로 이해하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리빌딩이라는 것 자체가 갑작스럽게 확 뒤집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기도 하고요. 지금 마드리드의 문제점이 \'성적을 내기 위해 베테랑 위주로 기용한다\'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말씀하신 내용대로라면 코로나로 인해 보강을 할 수 없으니 리빌딩도 할 수 없을 거고, 성적도 낼 수 없으니 포기하라는 얘기로 들리네요. 그런 의미로 하신 말은 아니겠지만.... -
subdirectory_arrow_right Kramer 2021.02.02@라그 리빌딩과 성적이 원론적으로는 하나의 묶음인건 맞는데, 지금 레알의 상황에서 하나의 묶음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방향성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방향성을 찾기 위해 유망주를 기용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전술을 써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죠. 승점도 몇 점 잃기도 하고 운이 좀 나쁘면 중요 대회에서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는 그게 용인되지가 않는다는 겁니다. 레알이라서 그게 더 심하구요. 지단이 당장 성적이랑 상관없이 팀이 나아갈 방향을 잡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다가 잃은 승점이 꽤 되고 챔스에서도 미끄러질 뻔 했기에 결국 본인만의 승리 방정식인 기존의 전술과 선수 기용법들을 다시 썼습니다. 오래되고 수없이 파훼법이 나온 조합이지만 당장 성적을 보장할 수 있기에 꺼낸 카드였고 여론을 무마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카드를 쓰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리빌딩을 위한 새로운 시도의 시간은 줄어들고요.
코로나로 인해 보강을 할 수 없다는 말은 리빌딩을 못한다는게 아니라, 여기 팬들이 그렇게 부르짖는 레알 소속의 유망주들밖에 타개책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외데고르든 호드리구든, 레길론을 복귀시키든 어쩌든 기존의 레알 소속의 선수들을 팀에 융화시켜야 하는데 그 시간동안의 시행착오를 팬들이 용인해 줄 것이냐,
그리고 그러한 팬들의 압박 때문에 레알의 감독은 리빌딩 시도가 아닌 성적을 위한 기존의 방식을 답습할 것이고 신선한 시도의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라는 이야기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라그 용인 안된다는 얘기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이번 시즌 초반 3경기, 기존과 다르게 변칙적인 4-2-3-1과 4-3-1-2를 썼는데도 아무런 비판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전술 시도가 용인되지가 않는다는건 어불성설입니다. 오히려 바야돌리드와의 경기 이후 왜 투톱 가능성이 보였는데 왜 안써보냐라는 얘기가 나왔었죠. 이후 지단의 행보가 말씀하신 것처럼 안정성을 추구하게 되자 주전은 과부하에 걸리고 있고 비주전은 출전시간 불만으로 팀을 이탈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 자체가 지금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현 상황이 다양한 선수와 전술을 시도하면서 주전과 비주전 선수를 잘 융화시켜서 성적을 냈으면 그게 최선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성적을 냈으면 차선인데. 최선도 차선도 아닌 상황이니 비판을 받는 거라는 얘기입니다. -
고스트라이더 2021.02.02바이언과 리버풀의 사례를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기량뿐만 아니라 나이도 고려를 해서 접근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선수마다 에이징 커브구간이 다르고 축구게임처럼 나이먹는다고 기량이 무조건 급락하는것도 아니지만 30대 선수의 재계약은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유도 결국 기량유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겠지요.
바이언이 13년도 챔스 트로피를 들어올렸을때랑 18년도 우리가 챔스 트로피를 들어올렸을때 주전 선수들의 평균 나이를 비교해보면 바이언은 그때 당시 람, 슈바인슈타이거, 리베리, 단테가 30대 선수였던 반면 이쪽은 호날두, 벤제마, 모드리치, 라모스, 마르셀루, 나바스로 마지막 챔스를 들어올렸을 시점에서 주전의 절반이 넘는 6명이 30대에 접어들었던 상황이기도 하고 주전과 비주전이 명확했던 선수단 운영으로 인해서 하인케스 바이언처럼 크로스, 뮐러, 알라바같은 젊은 코어자원 또한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분데스리가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바이언과는 다르게 이팀이 리그에서 타이틀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팀은 하인케스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괴체와 레반도프스키, 티아고등 젊은 재능들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았던 펩이 3년간 한번도 넘어서지 못한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아틀레티코는 현재 클럽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고 바르셀로나는 우리보다 먼저 스타트를 끊고 쿠만을 앞세워 체질개선에 들어갔습니다.
당장 재정 빨간불 들어올때까지 돈 펑펑쓰면서 눈앞에 성적에 집착하던 그들도 이제 현실파악하고 쿠만 경질을 외치지 않는것처럼 우리도 변할 생각이 있으면 지금 바르셀로나 팬들이 쿠만 지켜보는것처럼 성적에 대한 집착 내려놓고 좀 길게 지켜보는게 맞다고 봐요. -
고스트라이더 2021.02.02그런 차원에서 저는 발베르데가 이번시즌 많이 기용되지 못하고 있는것도 많이 아쉽습니다.
그나마 주전으로 도약할수 있는 새로운 팀의 코어자원으로서의 실력을 지난시즌 보여준게 발베르데인데 올시즌은 정체된 감을 지울수가 없네요. 현재 주전선수중 자기 포지션에 제대로 자리잡았다고 할수 있는 젊은 선수는 멘디뿐인데 사실 멘디도 구단의 미래라고 말하기엔 아직까지 아쉽죠.
현재 이팀은 크로스, 알라바, 뮐러가 있던 하인케스 뮌헨과는 다르게 아예 젊은 코어자원들을 새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오히려 클롭이 부임했을때 리버풀과 비슷한 상황이고 클롭에게 로버트슨과 아놀드가 처음부터 짠 하고 나타난것도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고스트라이더 바이언이나 리버풀과의 일률적인 비교 자체가 중요한건 아니지만, 저는 카세미루, 크로스, 카르바할, 바란 같은 전성기의 코어 자원은 다른 예시보다 오히려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최근의 영입 실패가 참 아쉽고, 지금의 성적과 방향성에 대해서 기대치보다 나쁜 결과라고 보는거죠.
고스트라이더님이 평소에 자주 말씀하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성적에 대해서 관대해져야 한다\' 라는 부분에는 저도 공감을 하는데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논리로 \'리빌딩하려면 성적은 포기해야한다\' 식의 얘기가 많아져서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말씀대로 시간도 필요하고요. -
M. Asensio 2021.02.02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치명적인 영입실패가 포스트 호날두 시대에 진행하고 있는 리빌딩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된 것 같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나의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가는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2@M. Asensio 아자르가 성공했고, 코로나가 없었으면 좀 더 전체적으로 여유를 갖고 유망주를 기용하는 등, 유연성 있는 운영이 가능했을지도 모르죠. 그 점에 대해서는 참 지단도 불운한 부분이고요. 하지만 결국 장애물이 있고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되버렸는데, 그런 상황에서의 구단의 행보가 만족스럽진 않네요.
-
온태 2021.02.03지단이 나가야한다 아니다를 떠나서, 어느 쪽이든 지단이 시즌 중 했던 전술적 실험들이나 베테랑을 고정시키게 된 일련의 과정들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이 관련 논쟁이 극으로 치닫는 게 저는 좀 안타깝긴 해요. 물론 대부분이 실패로 끝났지만 실패라고 건질 게 하나도 없었느냐고 하면 그건 아니었다고 보거든요.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들이 다 제각각이니 지단을 아니꼽게 보는 쪽에선 마냥 지단탓을 하게 되고 지단에 동정적인 시각을 가진 쪽에선 마냥 스쿼드탓만 하게 되죠. 늦게나마 얘기를 꺼내볼까 싶긴 한데 요새 분위기가 많이 격해서 별로 들어주지도 않을 것 같고 저도 별로 얘기하고 싶지도 않네요. 어떻게든 되겠죠 뭐.
-
subdirectory_arrow_right 까삐딴 2021.02.03*@온태 공감합니다~~~ 요새 여론이 안좋다보니 괜히 반대의견 내기가 힘드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3@온태 찔리는 말이라 할 말이 없근영..
-
까삐딴 2021.02.03근데 1번에서 리빌딩 부분은 레알은 그렇게 했지 않나요..? 레알은 갈락티코 정책으로 한번에 주전을 갈아 엎은 팀인데.
-
subdirectory_arrow_right F. Perez 2021.02.03@까삐딴 루이스 피구 00/01 입단
지네딘 지단 01/02 입단
호나우두 02/03 입단
데이비드 베컴 03/04 입단
마이클 오언 04/05 입단
갈락티코 당시에도 한번에 주전을 갈아엎을 수는 없었어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3@까삐딴 비슷하게 갈락티코 2기도 빅네임 영입은 차츰차츰했습니다. 11/12 같은 경우는 바란이나 코엔트랑 같은 백업 영입에 집중했고요.
09/10 카카, 호날두, 벤제마, 알론소, 알비올
10/11 외질, 디마리아, 케디라
12/13 모드리치 -
subdirectory_arrow_right 까삐딴 2021.02.03@라그 아 저는 그정도면 한번에 바꿨다고 생각했는디 이정도가 차츰차츰 바꾼거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당연히 한시즌에 11명 주전을 모두 바꾸지는 않죠.
근데 다른 팀이 하는 리빌딩에 비하면 한번에 바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남겨봤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라그 2021.02.03@라그 09/10 레알 마드리드 정도면 사실 축구 역사상에서도 독보적인 케이스긴 합니다만, 지금은 선수 몸값이 많이 오르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다시 보기 어려운 일이긴 하죠.
-
subdirectory_arrow_right Slipknot 2021.02.03@라그 09/10급 동시영입이면 데 브라위너, 음바페, 홀란드, 카마빙가 동시영입급인가...
-
GAGAmel 2021.02.03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성적이 좀 안나올 수는 있습니다만 방향과 비젼은 명확히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성적도 사실 나와야 합니다. 그게 레알 마드리드니까요.
-
Specialist 2021.02.04팀리빌딩이 한시즌만에 되는게 아닙니다. 정말 S급 선수 사이닝 한두개로 되는게 아니죠. 그야말로 판을 새로 짜는건데 최소 3~4년 걸립니다. 리버풀이 4년 걸린거 생각해보면 알 수 있죠. 거기에 이번 시즌은 0입이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미드진과 수비진이 좋으니 골결 확실한 한두 사인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흥민급의 정말 확실한 골결정력이면 최소 3년은 먹고 살지 않을까요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