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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양측 모두 납득 되는 상황이죠

Benjamin Ryu 2020.11.17 13:30 조회 3,362 추천 1

지난 2017년에 페페와 결별했을 때는 솔직히 납득될 만한 이유가 많았습니다. 당시 페페는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고 있었던 데다가 우리는 라파엘 바란이라는 확실한 플랜 A가 있었죠. 결정적으로 당시 페페의 나이가 만 34살이었던 까닭에 당시 잦은 부상으로 고통 받고 있었던 페페와 2년 계약을 맺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구단이 대비를 아예 하지 않았던 상황도 아니었기에 페페와의 결별을 놓고 아쉬움을 표하신 분도 많았지만, 이해하신 분도 많았죠. 그리고 마침 이 시기에 이스코와 다니엘 카르바할 등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계약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던 까닭에 페페가 떠난 이후 생긴 주급 여유분으로 저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어느덧 세르히오 라모스도 저 시기 페페의 나이가 됐습니다. 그러나 라모스의 상황은 페페 때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죠. 바란은 여전히 수비에서 리더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고, 라모스가 출전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보여주는 경기력 차이가 심합니다. 바란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전체가 라모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죠.

 

결정적으로 라모스는 저때 부상으로 신음했던 페페와 달리 꾸준하게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페페의 확실한 대체자로 라파엘 바란이 있었던 2017년과 달리 라모스는 여전히 확실한 대체자가 없는 상황이죠.

 

사실 이것만 놓고 보면 라모스가 원하는 연봉 동결, 혹은 연봉 인상에 2년 재계약을 맺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베테랑들과의 재계약에 회의적인 저 조차도 라모스와의 2년 재계약은 맺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금 구단이 처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예상했던 수익이 대폭 하락한 게 큽니다. 특히, 지난 시즌은 전반기 관중 수익이라도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코로나 때문에 관중 수익도 벌지 못하게 되면서 지난 시즌 보다 수익이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 22만 유로 흑자를 냈다고 하는데, 어쩌면 다음 시즌은 적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어느덧 다니엘 카르바할과 라파엘 바란, 카세미루 등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어야 하는 시점도 찾아왔습니다. 더불어 내년, 혹은 내후년 여름 이적 시장 때 킬리앙 음바페나 엘링 홀란드 같은 선수들 영입을 목표로 하는 구단인데, 다른 구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주급 공백을 넉넉하게 할 필요가 있기도 하죠.

 

안 그래도 구단은 코로나 때문에 수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여러 차례 선수단에 연봉 삭감을 요청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여름 이적 시장 때 선수들을 그렇게 많이 매각했던 것이고, 지금도 임대 중인 선수들을 어떻게든 매각해서 수익을 올리고, 동시에 선수단 연봉을 줄이는 작업에 놓여 있죠. 라모스와 재계약이 마냥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양측이 처한 상황 모두 납득이 됩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나이가 많은 베테랑 선수와 다년 계약을 맺는 것에 고민이 되겠지만, 더 큰 문제는 계약 기간 보다 연봉이라고 생각해요. 라모스는 현재 구단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라모스가 떠나면 선수단 연봉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관점이겠죠. 경기적인 관점에서 라모스는 여전히 중요한 선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히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 크죠.

 

라모스를 떠나보내는 것은 지난 2003년 페르난도 이에로를 떠나 보낸 것보다 더 타격이 클 것입니다. 여기에 라모스의 대체자가 될 것이라고 여겼던 에데르 밀리탕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까닭에 당장 라모스와 결별하는 것도 쉬운 선택이 아니죠. 라모스가 1100~1500만 유로의 연봉을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돈 아끼겠다고 라모스와 결별하는 것은 경기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라모스에게 연봉 삭감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기이는 합니다. 예전에는 파올로 말디니와 프란체스코 토티 같은 30대 선수들이 구단과 재계약을 하면 주급을 대폭 삭감하면서 구단에 남았습니다. “왜 라모스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있겠지만, 라모스가 구단에 공헌했던 것 보다 그가 처한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도 크죠.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라모스는 3년 전 부동산 사업을 했다가 크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려 6,000만 유로의 손실을 입었죠. 연봉 삭감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만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라모스가 돈을 보고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비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선수도 결국 사람입니다. 그리고 라모스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이오, 아이들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결국 필요한 것은 돈이고, 프로 세계 역시 결국 돈이 중요한 곳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라모스가 레알 마드리드와 재계약이 불발할 경우 다른 구단으로 가는 것도 납득이 되는 상황이고, 레알 마드리드 역시 라모스의 연봉 삭감을 원하는 것도 납득이 되는 상황입니다. 둘 중 한 곳은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양측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러게 에스파냐 말고 강남 부동산에 투자하지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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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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