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크리니아르에 대한 생각
세컨드가 인터 밀란인지라 인테르 경기 보면서 여러 차례 “이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옛날 아드리아누랑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그랬고, 그다음으로는 마우로 이카르디였죠. 이카르디에 대한 얘기는 레알매니아나 제 블로그에 여러 차례 올렸던 까닭에 제 글을 꾸준하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듯하여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마우로 이카르디 못잖게 레알 마드리드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또 다른 선수가 한 명 있었는데, 바로 밀란 슈크리니아르입니다.
지난 2017년에 삼프도리아에서 옵션 포함해서 총 3,400만 유로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해서 데려왔을 때만 해도 “이 친구에게 과연 이만한 거액을 써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을 했었을 정도로 슈크리니아르를 맨 처음 봤었을 때 저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습니다.
아마 이런 생각은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인테르 당사인 ‘띠아모 인테르’에서도 있었던 걸로 압니다. 당시 인테르가 FFP룰 때문에 거액을 쓸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슈크리니아르 한 명에게 그만한 돈을 쓴 것 자체는 도박이었다고 봤고요.
그런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듯이 밀란 슈크리니아르는 합류하자마자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인테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됩니다. 공격에서 마우로 이카르디가 있다면, 수비에서 밀란 슈크리니아르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의 상승세에 공헌합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체제 이전만 해도 인테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력이었는데, 슈크리니아르가 합류하면서부터 인테르는 세리에 A에서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 중 하나가 됩니다. 여기에 SS 라치오로부터 스테판 더 프레이를 데려오면서 인테르의 센터백 라인은 세리에 A에서 가장 견고해졌고요.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플레이를 보면서 “아, 이 친구야 말로 세르히오 라모스의 다음을 이을 센터백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슈크리니아르는 적극적으로 상대와 경합하고,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비수인데다가 빌드업 능력도 좋고, 수비 범위도 넓은데다가 헤딩 능력도 좋은 센터백이기 때문에 라모스의 후계자로 이만한 선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특히, 라모스처럼 상당히 도전적인 수비를 펼치는 센터백이기도 해서 딱 라모스의 뒤를 이을 센터백이라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두 번째 시즌, 그러니까 2018/2019시즌부터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약점도 하나둘씩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밀란 슈크리니아르는 발이 압도적으로 빠른 선수는 아닙니다. 느린 선수는 아닌데, 페페나 세르히오 라모스처럼 엄청 빠른 선수는 아니라서 발이 빠른 선수들에게 상당히 고전합니다.
특히, 순간적인 민첩성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테크니션들에게 상당히 고전합니다. 그렇다 보니 테크니션들을 상대로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자주 범하는 편이죠.
여기에 상대 선수들과 경합을 즐기는 까닭에 선수들을 상대로 1차적으로 달려드는 습관이 심한데, 문제는 이를 파악한 상대 팀들이 이를 정말 잘 활용합니다. 조직적으로 뛰어난 공격진을 갖춘 팀들은 이런 슈크리니아르의 약점을 이용하여 1차적으로 드리블러들을 활용해서 슈크리니아르를 끌어내고, 이때 생긴 공간을 활용하여 인테르의 수비진을 공략합니다.
그나마 포백 라인인 경우 선수들 간의 거리가 그렇게 넓지 않다 보니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이런 약점이 그렇게 잘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리백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현재 스리백을 사용한다고 많은 비판을 받는데, 그 지분 중 하나는 밀란 슈크리니아르의 이런 문제점도 적잖이 있습니다. 스리백을 사용할 경우 수비진과 수비진 사이의 거리가 넓다 보니까 슈크리니아르가 커버해야 하는 공간과 더불어 공략당하는 공간도 자연스럽게 많아지는 점도 있습니다. 특히, 인테르는 왼쪽이든 오른쪽 측면이든 둘다 수비력이 형편없는 곳이라서 안 그래도 민첩성에 약점이 있는 슈크리니아르의 약점이 더욱 노출될 수밖에 없고요. (물론, 이렇게 욕먹어도 요즘 센터백으로 나오는 다닐로 담브로시오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라리가에서,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했던 센터백들은 대부분 발이 빠르거나, 기술력이 좋거나, 자신감이 좋은 선수들이 성공했습니다. 슈크리니아르인 경우 기술력 자체는 좋고, 자신감이 넘치는 센터백이지만, 발이 빠르지 않고, 순간 민첩성이 떨어지는 까닭에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한 라리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사실 장담을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처럼 라인을 올리고 공격을 하는 팀들일수록 수비수들의 커버 능력이 중요한데, 슈크리니아르는 수비 범위 자체는 넓지만, 민첩성에 문제가 있는 선수인 까닭에 이런 부분에서 고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갑자기 왜 이런 글을 썼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도 있을 듯한데, 오늘 라파엘 바란 글 쭉 보다가 밀란 슈크리니아르 영입했으면 좋겠다 싶으신 분들이 있어서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라파엘 바란이 비판받을 점도 분명히 있지만, 정말 냉정하게 말해서 바란과 같은 센터백을 구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호러쇼를 펼친 이후부터 유독 단점이 부각되는 면이 있고, 저 역시도 비판하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바란이 레알 마드리드급 센터백이 아니라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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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 Valverde 2020.11.05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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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A_HalaMadrid 2020.11.05저는 후벵 디아스를 원했는데 맨시가 돈많다고 현질해버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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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20.11.05*슈크리니아르에 대한 정말 현실적인 좋은 글 인거같습니다
갠적으로 제가 느껴졌던 슈크리니아르의 특성이랑 벤님의 생각이 거의 비슷한거 같아서 이해가 쉬웠네요
다만 포백과 스리백에서 왜 큰 차이가 나는 선수인지는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는데 아주 좋은 설명인거같습니다 -
Inaki 2020.11.05다 좋은데 발이 안빠르면 좀 걸리긴 하네요 예전부터 아무리 잘해도 느린 센터백들은 자리를 못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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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특공대 2020.11.05난 바란보단 밀리탕이 더 걱정입니다.
아직까지 현 레알에서 밀리탕의 역할이 뭔지 모르겠습니다.백업으로 쓰기엔 이적료가 높은데..레알 2년차인데 적응기로 끝났을텐데... -
보나 2020.11.05저도 슈크리니아르가 어째서 쓰리백에서 중용받지 못하나 의아했었는데 좋은 글 잘봤습니다. 바란에 대해선 제가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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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스타☆ 2020.11.05솔직히 밀리탕이 바란의 짝으로 낙제점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단지 라모스가 전술 그 이상 뭔가의 포인트가 많아요. 당장 대체는 할 수 없겠지만 미드필더 포지션만 조금 조정하더라도 바란 밀리탕으로 대처가 가능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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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우도 2020.11.05레알 전형, 전술 특성상 센터백이건 풀백이건 모두 공히 빨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슈크리니아르는 큰 메리트는 없는 선수죠.
유베 센터백 특히 키엘로 수비력으로만 보면 전성기 기준 매우 우수하고 영리한 월클 센터백이나 레알 센터백으로는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같죠. 느려요..
전 만약 영입을 한다면 에드아르두 콰레스마 같은 어린 선수를 영입해서 (임대 1-2년 보내 더라도.. ) 키워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어린 선수 제 판단엔 진퉁의 향기가 흐르던데... -
거기서현 2020.11.05느리고 민첩성이 떨어진다면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이 많아 수미와 센터백의 커버 범위가 넓을수 밖에 없는
우리팀에는 최악의 상성이네요 -
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20.11.05@거기서현 비교 대상이 페페나 라모스 같은 선수라서 그렇지 슈크리니아르는 발이 그렇게 느린 선수가 아니에요...후방에서 빌드업해서 본인이 헤딩해서 골 넣는 선수가 슈크리니아르입니다...그저 페페나 라모스만큼 안 빠르고, 상하체 방향 전환 속도가 좀 떨어져서 민첩성이 약하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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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umbra 2020.11.06저는 좀 달리 생각하는게 중앙 수비수에게 스피드는 단순 주력 뿐만이 아니라 생각의 속도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 이미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바란과 달리 슈크리니이아르는 한번 긁어 볼만한 수비수인듯 합니다. 가끔 인터 영상 보면 전 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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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백색물결 2020.11.06*@Penumbra 뒷공간 펑펑 뚫립니다. 이 선수 바르샤와 인테르 경기에서 워스트만 두번 먹었습니다. 판단보다는 수비스킬 하나로 버티는 쪽에 가깝다고 보네요. 물론 수비스킬 하나는 대단한 것 같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