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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미래 : 메시는 독이다?

라그 2020.07.01 17:24 조회 3,297 추천 13


 제목으로 일단 어그로를 한번 끌어보았.... 


 네, 하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르사가 잘 나갈 때 비슷한 얘길하면 안 믿어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좀 안 나갈때 이런 글을 올려봅니다.


 옆동네는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리그는 이제 4.5점차, 코파는 탈락했고, 챔스도 나폴리까지야 그렇다치더라도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낼 경기력이 아닙니다. 우리도 뭐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작년 우리처럼 무관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죠. 그리고 우리랑 다르게 바르사의 미래는 굉장히 어둡습니다. 



- 마드리드
노장(80년대 후반) : 라모스, 모드리치, 마르셀루, 벤제마, 베일
주축(90년대 초반) : 카르바할, 카세미루, 바란, 크로스, 쿠르투아, 이스코, 바스케스, 아자르, 나초, 마리아노, 하메스
미래(90년대 후반) : 발베르데,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멘디, 브라힘, 아센시오, 요비치, 밀리탕


- 바르사
노장(80년대 후반) : 피케, 라키티치, 수아레스, 메시, 알바, 부스케츠, 비달
주축(90년대 초반) : 슈테겐, 그리즈만, 세메두, 브레이스웨이트, 세르지, 움티티, 피아니치
미래(90년대 후반) : 뎀벨레, 랑글레, 데용, 피르포, 파티, 푸츠


당장 3부류로 비교해봤습니다. 우리 팀도 정리는 필요하지만, 당장 스쿼드의 무게감이 다르죠? 심지어 외데고르나 히키미(곧 팔리겠지만) 같은 임대생은 빼고 생각하더라도요. 




1. 재정 악화


 몇년 간 바르사의 미래가 어둡다는 얘기는 종종 레매에 나왔습니다. 저도 그 부류 중 하나였고요. 바르사의 수익이 메시 이후 굉장히 뛰어오르긴 했지만 그 이상의 수익을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감당이 안될 거라는 게 그런 얘기의 본질이었습니다. 근데도 얘네가 너무 과감하게 선수를 영입하다보니, 일부 분들은 그런게 아니지 않냐 괜찮은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종종 하셨지만, 이제 점점 끝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도 지금 늘어나는 이적 자금의 위험성을 느끼고 유망주를 과감하게 지르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유망주는, 영입 비용만큼을 건지기는 어렵더라도 나중에 많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 팀에서 이적한 유망주나 유스 출신의 이적료는 생각보다 상당하죠. 지난 이적 시즌, 우리는 지출만으로는 300m을 썼지만 사실 코바치치나 테오, 요렌테, 라데토, 나바스 등의 이적으로 반 가까이 그 금액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이적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여유 자원이, 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죠. 


 하지만 바르사는 그정도 장기적인 정책을 수행할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지금 당장 팀의 핵심 뿌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보내거나, 장기적으로 봐야 할 선수를 한 시즌 만에 다시 이적시키거나 하는 불합리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변화해야 할 시기에 변화하지 못한 건 크게 부메랑이 되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제 바르사는 메시 이후 장기적으로 유럽 제패를 하기 어려운 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아스널이 그러하듯요.


 네이마르가 바이아웃으로 팔린 건, 어찌보면 이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분기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쿠티뉴와 뎀벨레라는 거대한 실패는 결국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재정은 이제 바닥이 나가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까지 한몫했습니다. 주급 삭감 얘기가 바르사가 먼저 나올 수 밖에 없는게 얘네가 치졸해서 그런게 아니라 당장 자금 현황이 위태롭기 때문에 그랬겠죠. 






2. 메시는 독이다...?


 레전드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건 당연히 좋은 일이고, 메시의 기량은 여전히 리그 최고입니다. 당장 메시만 없어졌으면... 할 때가 너무 많죠. 근데 메시를 데리고 있으면서 최고 효율을 뽑아먹는 시절은 이미 지났습니다. 당장 바르사의 재정 악화를 논할 때 언급되는게 메시의 주급입니다. 물론 그정도 받는게 이상한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메시의 주급은 바르사의 재정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레전드의 기량이 에이징 커브를 지나서 점점 떨어지기 시작할 때 그 비용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즌 정도라면야 뭐 납득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2~3시즌 후에는? 메시가 주급 값을 못하는 시기가 올 겁니다. 그때 바르사는 메시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못합니다. 


 현실적인 방안에서 재정 관리를 한다면, 앞으로 메시를 팔거나 은퇴시키고 리빌딩을 하는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천하의 메시를 그렇게 할 순 없습니다. 메시를 이적 시장에 내놓거나 그런 소문이라도 나오는 순간 바르사 팬덤은 바르사를 박살 내놓을 겁니다. 우리가 호날두를 팔 순 있어도, 바르사는 메시를 팔 수 없죠.  제라드나 토티 수준의 레전드도 아닌, 발롱도르 6회를 받은, 상징이나 다름없는 원클럽맨이니까요. 


 메시를 데리고 트레블도 2번씩 하고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 값을 바르사는 이제 마저 지불해야합니다. 바르사가 정상적인 상황이면 감당할 수 있겠지만, 바르사는 이제 메시를 감당하는 것도 버거울 겁니다. 






3. 일관성 없는 윈나우 or 리빌딩


 사실 어느 스포츠에서나 윈나우든 리빌딩이든, 극단적인 실패를 하지 않는 이상 둘 중 하나로만 골자를 잡고 가긴 어렵습니다. 팬의 반발이 많기 때문이죠. 완전히 리빌딩 체제로 들어가서 우승컵을 포기하면 팬이 떠나기 시작하고, 팀 자체가 리빌딩만 하다 무너지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요. 


 바르사의 행보는 일관성이 없습니다. 윈나우를 지향할 것이라면, 검증된 선수를 영입할 기회는 많았습니다. 반대로 리빌딩을 주축으로 삼을거라면 데려온 유망주에게 더 기회를 주고 기다렸어야 했죠. 둘을 어느정도 섞어서 합리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망주는 기회를 못 받고 한 시즌 만에 다른 팀에 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반대로 거액을 주고 영입한 선수는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영입 실패만이라고 하기보다는 보드진이 지금 축구를 온전히 축구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사실 이번 시즌 초반 네이마르 영입 얘기가 나왔을 때, 저는 바르사로 가길 정말 원했습니다. 재정 악화, 수아레즈 그리즈만 메시 네이마르라는 지나친 공격진을 정리할 능력이 없는 감독, 이게 시너지를 일으키면 바르사가 망할 결정타가 될 수 있을거라 봤거든요.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바르사는 뭐 애시당초 데려올 돈 자체가 없던 걸로 보입니다. 


 이번 시즌 바르사가 그리즈만을 영입하며 우리 팀과의 격차를 벌렸다.. 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저는 좀 의문이 있긴 했습니다. 우리 팀의 스쿼드가 훨씬 우월하다고 봤거든요. 아자르 제외하면 즉전감을 영입하지 않았다, 네이마르까지 가면 어쩌냐 이런 얘기에도 동의하지 않았던게, 우리가 코어가 훨씬 튼튼했기 때문입니다. (바란 - 카르바할 - 크로스 - 카세미루로 이어지는...) 물론 우리 이번 시즌이 크게 실패하지 않은 이유는 쿠르투아의 각성, 발베르데의 업그레이드 패치. 이 2개가 크니 어떻게 보면 운이 좋다고 밖에 볼 수도 있지만요. 


 데용처럼 본인이 바르사 가겠다 하면서 완전히 거저먹은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엔리케 이후 바르사에서 제대로 자리 잡은 선수가 없다 시피 합니다. 크루이프즘이라는 철학도 발목을 잡고 있죠. 세티엔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봅니다. 물론 총알받이로 데려온 감독이지만, 아무나 데려올 수 없는 바르사의 사정이 세티엔 같은 어중간한 입지의 감독을 대타로 밖에 데려올 수 없는 거죠. 바이언이 급할 때 하인케스를, 마드리드가 급할 때 지단을 콜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말입니다. 





4. 결론?


 축구계에서 계속 어떤 팀이 패권을 잡지 못하는건, 성공한 팀에게는 그만큼의 반동이 돌아옵니다. 선수에게는 동기 부여가, 감독에게는 매너리즘이, 보드진에게는 주급 이상을 비롯한 재정 관리와 리빌딩이 따라오죠. 2000년대 가장 성공한 팀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바르사, 마드리드 정도가 후보에 오를 겁니다. 


 마드리드는 5년간 챔스 4번이라는 성공을 거두고(어느정도 감정적 문제가 있긴 했지만) 호날두를 거침없이 이적시키고, 과감하면서도 점진적인 변화로 반동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난 시즌 처절하게 실패하고 지단을 다시 데려오긴 했지만 스쿼드나 재정, 모두 좋은 상황이고 기대를 걸만한 상황이죠. 


 반대로 바르사는 엔리케 이후 반동을 최소화하는게 아니라 이곳 저곳 매년 단기적인 정책으로 팀이 망하기 직전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사실 마드리드도 비판할 구석이 많고 완전체 팀은 절대 아닙니다만, 이대로 가면 리그 3연패, 4연패도 이제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보드진이 바뀌거나, 펩처럼 철학과 혁신이 있는 감독이 온다고 해서 단기간에 좋아질 가능성도 없다고 봅니다. 바르사의 차기 감독으로 언급되는 사비가 와서 지단이나 펩처럼 한다면, 한두시즌 봉합은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주축 노장들을 젊게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비가 정말 매의 눈으로 성공할 유망주만 쏙쏙 뽑아올 수 있는게 아니라면 불가능하겠죠. 


 그나마 아르투로와 데용으로 가능성이 있던 중원까지 보드진이 알아서 망가뜨려놨습니다. 슈테겐과 그리즈만을 제외하면 90년대 초반 선수 중 제 몫을 하는 선수는 없다시피하고, 데용을 제외하면 90년대 후반 선수 중 1군 주전 레벨의 선수는 없죠. 


 보드진은 일관성 없는 정책과 단기적인 시야로 팀의 재정을 악화시켰고, 개선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팀은 늙었는데 리빌딩 시기를 점점 놓치고 있습니다. 워낙 버는 돈이 많고, 라리가 자체가 탄탄하다보니 밀란 꼴이 나진 않겠습니다만 레바뮌 같은 패권을 노리는건, 앞으로 쉽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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