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에서 봤던 쿠보 타케후사
전에 일했던 직장인 풋볼 트라이브가 일본 회사라서 어찌어찌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J리그 봤네요. (당시 회사에서 J리그 좀 다뤄달라고 해서 한국 에디션이었는데도 J리그 리뷰를 다루게 됐습니다. 근데 웃긴 건 조회수 보면 자국 리그인 K리그보다 J리그 조회수가 더 높더군요) 당연히 자연스럽게 쿠보 타케후사의 경기도 접하게 됐는데, 전 당시 쿠보가 라리가로 온다고 했을 때 좀 놀라면서도 “통할 수는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쿠보가 피지컬이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확실히 지난 2년 동안 제가 봤던 쿠보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쿠보의 나이가 만으로 17, 18살이었다 보니까 한창 성장기였다는 점, 그리고 동양인들이 아무래도 피지컬적인 발전이 서양인들보다 떨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작년에 레알 마드리드 루머 떴을 때 “현재로써는 분명히 피지컬이 약점이기는 한데, 나이가 어리다는 점 때문에 확실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네요.
당시 제가 봤던 쿠보는 딱 전형적인 일본인이었습니다. 키는 173cm로 그리 큰 신장은 아니고, 그렇다고 골격이 크거나 특출난 신체 조건이 있냐면 그것도 아니었어요. 딱 그냥 일본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얘가 볼 다루는 기술력만큼은 확실히 다른 레벨이기는 했습니다. 아무리 J리그가 유럽 리그보다 떨어진다고 해도 J리그는 브라질과 에스파냐 축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리그이다 보니까(브라질의 전설인 지쿠와 같은 브라질 축구의 인사들이 J리그에 많이 왔었습니다. 2010년대 접어들면서 에스파냐 인사들이 J리그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최근 3년 동안 라리가 출신 인사들이 대폭 J리그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네요) 전체적인 기술력과 패스 플레이 수준 자체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하니까요.
그래서 쿠보가 라리가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놀라면서도 “그래, 쿠보가 다른 건 몰라도 기술력이나 패스 같은 부분이 좋으니 피지컬이 떨어진다고 해도 라리가에서는 충분히 통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쿠보가 과거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아시아 선수들이 흔하게 겪는 에스파냐어 구사(실제로 쿠보는 에스파냐어를 매우 잘 합니다. 인터뷰 영상 보고 매우 깜짝 놀랐네요)와 문화에 적응하는 문제점을 그리 심하게 겪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술력 다음으로 쿠보의 장점으로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킥입니다. 킥에 대한 기복이야 어린 선수들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문제인데, 쿠보 역시 킥 정확도나 힘을 싣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복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제대로 걸리면 상당히 정확하게 임팩트 됐거든요? 그래서 저도 당시에 쿠보의 장점으로 기술력과 킥을 뽑았습니다.
다만, 기술력과 패스, 시야, 킥 이것들만 가지고 과연 쿠보가 라리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회의적이기는 했습니다. 아무리 라리가가 피지컬을 우선시하는 리그가 아니라고 해도 쿠보의 포지션에서는 비니시우스처럼 빠른 발이 필요한데, 전 쿠보가 주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순간적인 민첩성 자체는 좋지만, 라인을 깨부수거나, 오프 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경합 과정에서 쉽게 밀려나는 걸 보고 “과연 기술적인 라리가 수비수들을 상대로 쿠보가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등 별별 생각을 다했네요.
근데 라리가에서 보여주는 쿠보는 지난 2년 동안 J리그에서 제가 봤던 쿠보와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깜짝 놀랐던 게 쿠보가 몸 싸움에서 생각보다 잘 버틴다는 거였네요.
역시 어린 선수들은 피지컬이 성장하는 시기가 각각 달라서 1차적으로 평가해도, 리그에서 적응하거나, 성장기 이후 보여주는 모습 자체가 달라서 좀 더 오래 보고 평가하는 게 맞을 듯하네요.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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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2020.06.21이승우 평가했다던 마드리드 현지 에이전트 얘기 떠올려보면 유럽 애들은 18~20세에 속도가 붙는다더군요. 반대로 아시아 애들은 골격이 그때 많이 자라는거 같습니다. 쿠보도 시즌 초랑 비교해보면 운동도 했겠지만 골격 자체가 커진 느낌이에요.
그리고 마요르카 임대 가기 전에 지단은 팀에 잔류를 권했다던데 그 이유를 조금 알거 같습니다. 지단이 보기에 이 친구의 베스트 포지션이 어딘지 애매해 보였던거 같습니다. 이번 시즌은 2군-1군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나이다보니 근처에 두고 지켜보면서 성장 방향성을 잡아주려고 했던거 같습니다. 다음 시즌은 선수 본인과 팀이 잘 대화해서 성장 방향성을 잡고 임대팀도 구하고 했음 합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20.06.21@디펜딩챔피언 아무래도 이 팀에 남기보다 임대 갈 것 같기는 한데, 어디로 갈지 궁금하네요
소시에다드 루머 떴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외데고르 복귀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외데고르도 한 시즌 더 남는 분위기라서. -
Vanished 2020.06.21프리시즌 보고 될성부른 나무라 생각 했는데 당시 분위기에 이런말 하면 이강인이랑 비교하면서 역적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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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로이스 2020.06.21제가 느낀 부분이랑 비슷하게 느끼셨군요 분명 기술력은 브라질리언이 생각나고 민첩하고 작은 체구인거에 비해 킥력이 나쁘지 않지만 킥 정확도가 아쉽죠 그리고 스피드가 무지하게 빠른편도 아니구요
이제 곧 라리가 수비수들도 쿠보의 파훼법을 찾아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S.Ramos 2020.06.21말로만 듣고 저번에 한번 봤는데 그때 만큼은 이강인은 이대로 가면 쿠보 한참 뒤에 있겠다 라고 확...신..하게 느꼇네요..뭐..개인적인 느낌이었고..세상에 당연은 없지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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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real7 2020.06.21이강인이 쿠보만큼의 스피드만 됐어도 지금의 쿠보보다 훨씬 잘했을듯
쿠보가 이강인 정도 스피드였으면 핵못했을거같고..
그냥 속도감이라는게 축구에서 너무 중요한듯..
노력한다고 쿠보만큼이라도 빨라질수없다는건 참..
이스코가 이니에스타만큼만 빨랐어도 메시 이니에스타 안부러울 재능인거랑 비슷한 느낌..? -
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20.06.21@sonreal7 그러기에는...수비 가담시 보여주는 행동이 너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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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rileño 2020.06.21프리시즌때 쿠보 뛰는 거 처음 봤는데, 생각이상으로 잘하길래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이강인보다 확실히 나은 선수는 맞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