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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에이바르전 전술 포인트

온태 2020.06.16 00:14 조회 3,634 추천 33

이번 경기 라인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모드리치와 마르셀루입니다. 에이바르는 기동력을 기반으로 강한 압박을 선호하는 팀이고 전반기 에이바르 원정에서 레알은 젊고 빠른 선수들을 다수 기용해 기동력으로 맞불을 놓아 에이바르를 흠씬 두들겨 팬 경험이 있기에 더욱 의외인 선발이었습니다. 이들이 팬들의 신뢰를 잃게 된 이유가 기동력 저하였기에 상당히 걱정스러웠지만 지단은 이들의 활용 방식에 변화를 주어 전반에만 세골의 격차를 벌리며 무난히 승리를 챙겼습니다.



마르셀루 파리전 히트맵


이번경기 마르셀루 전반전 히트맵



모드리치 에이바르 원정 히트맵


이번경기 모드리치 전반전 히트맵


27분까지 히트맵


올시즌 두 선수가 잘했던 경기의 히트맵과 이번 경기의 히트맵을 비교하면 그 활용 방식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마르셀루의 경우 횡적 영향력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하프스페이스를 넘어 중앙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던 파리전에 비해 철저히 터치라인에 그 영향력을 한정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드리치는 우측면 후방을 기반으로 아군 박스에서 상대 박스까지 긴 거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것에 비해 이번 경기에선 하프라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자르가 우측으로 스위칭하기 직전인 27분까지의 히트맵을 보면 후방 기여보다는 좀더 높은 위치에서 하프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움직일 것을 지시한 게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더이상 넓고 긴 동선에서 무리한 걸 요구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인정하고 딱 필요한 만큼만 뽑아먹겠다는 안배입니다. 대신 다른 선수들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뽑아낼 수 있게 공간을 분배하여 상대의 강한 압박을 안정적으로 받아내고 팀 차원에서의 원활한 전진을 가능케 하는 구조를 만들어 상대를 공략했습니다.



카르바할 전반전 히트맵


호드리구 전반전 히트맵


카르바할 하프스페이스


지난 에이바르 원정에서 모드리치의 몫이었던 우측면 후방에서의 영향력은 올시즌 늘 그러했듯 카르바할이 책임졌습니다. 캡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우측면에서도 볼이 원활하게 전방으로 흐를 수 있게 터치라인과 하프스페이스를 부지런히 오갔습니다. 그리고 카르바할과 모드리치의 배치를 이런 식으로 가져가면서 생기는 터치라인에서의 영향력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남아있는 라이트 윙 중 유일한 오른발잡이인 호드리구가 선발로 낙점됩니다. 아주 훌륭한 활약을 했다고 얘기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전술적으로 본인에게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며 뛰었다는 점은 높게 쳐줄 만 합니다.



크로스 전반전 히트맵


카세미루 전반전 히트맵


크로스 라볼피아나


모드리치가 조금 더 높은 위치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크로스는 보다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 영역을 확보했습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캡쳐본처럼 크로스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 볼을 전개하는 정석적인 라볼피아나 형태를 자주 취했다는 점입니다. 카세미루 시프트를 통해 크로스가 라모스와 마르셀루의 사이로 내려가서 볼을 전개하는 변칙적인 라볼피아나를 구사한 적은 많지만 이런 정석적인 라볼피아나를 구사하는 건 지단 체제에선 꽤 드문 사례입니다. 카세미루 시프트의 변형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게 카세미루의 히트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리 높은 위치에서 볼을 잡지도 않았습니다. 외려 두 선수의 히트맵 형태와 따로 캡쳐를 뜨진 않았지만 카세미루 역시 라볼피아나를 위해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빌드업 시 플랫 미들 형태를 취했다고 보는 쪽이 합리적일 겁니다. 이는 모드리치의 후방 영향력을 배제하면서 크로스의 빌드업 시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한 안배로 보입니다. 정중앙에 가까울수록 좌우로 고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자르 전반전 히트맵


마르셀루를 터치라인에 바짝 붙여놨기 때문에 아자르는 마음놓고 하프스페이스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첼시 시절의 완벽한 핏은 아니었지만 몸상태는 제법 괜찮은 듯 했고 팀원 간 공간이 잘 분배되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지체하지 않고 속도를 붙이려는 시도가 많았던 건 고무적이었습니다. 더불어 일전에 언급한 바 있던 아자르가 출장했을 때의 크로스의 득점 공식-위력적인 좌측면 공략을 통해 상대 우측면을 무너뜨릴 때 크로스가 수비 앞 공간으로 파고들며 넘어오는 볼을 간결하게 마무리하는-이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왔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아자르가 이번 크로스의 득점에 기여한 바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러한 패턴은 아자르가 없을 땐 결코 나오지 않습니다.



전반전 패스 횟수


빌드업 대형


동선 분배


벤제마 전반전 히트맵


전반전 패스 횟수를 보면 활용 방식에 변화가 있던 두 선수의 패스 횟수가 포지션 대비 유독 적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성기 시절엔 두 선수 모두 볼을 운반하고 경기를 풀어내는 주역이었기 때문에 팀내 볼터치 비중이 상당히 높았고 그만큼 패스 횟수도 많았습니다. 이는 지단이 이 두 선수의 동선뿐만 아니라 플레이 개입 빈도도 철저히 통제했음을 방증합니다. 대신 팀은 이를 통해 상당히 이상적인 공간 분배를 구현해냈고 높은 에너지 레벨이나 후방에서의 드리블 시도 없이도 상대 압박을 이겨내고 볼을 전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간 분배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벤제마는 필드의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횡적으로 아주 폭넓게 움직이면서 볼을 다룰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공간으로 이동하더라도 호응해줄 동료가 이미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멘디 후반전 히트맵


모드리치 후반전 히트맵


크로스 후반전 히트맵


벤제마 후반전 히트맵


전반전 팀 히트맵


후반전 팀 히트맵


그러나 전반의 이 이상적인 공간 분배는 카르바할이 나가면서 다 작살납니다. 라이트백으로 처음 출장하는 멘디-실제로 그럭저럭 괜찮게 했지만-는 터치라인 플레이조차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고, 카르바할의 역할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었기에 모드리치가 이전처럼 우측면 후방으로 내려가야만 했습니다. 모드리치가 내려오니 당연히 크로스의 동선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필드 중앙에서의 독보적인 영향력을 상실하고 다시 왼쪽 하프스페이스로 밀려납니다. 여기에 터치라인 이외의 구역에서 볼을 받는게 어려운 비니시우스와 측면과 중앙 모두 미덥지 못한 베일이 교체로 투입되자 공간 분배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습니다. 벤제마는 전반전의 그 폭넓은 활동폭을 잃어버리고 좌편향으로 돌아갔으며, 전후반 팀 히트맵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 후반전 히트맵의 좌우 격차는 전반에 비해 월등합니다. 특히 우측면은 하프라인 위쪽에서 거의 단절이 났습니다. 베일은 글러먹었고 이번 경기에서 폼을 확인하지 못한 아센시오가 좋은 폼이길 바라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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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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