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미루 대체자에 관한 생각
뭐 카세미루 대체자라고 하면 어차피 다들 아시는 것처럼 아마 스타드 렌의 미드필더인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될 듯합니다.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레알 마드리드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영입 전선에 물러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카마빙가 영입이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그걸 다 떠나서 카마빙가만한 미드필더를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하네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에 대한 얘기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여기서는 카세미루의 역할과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점에 대해서 그냥 끄적끄적 거리겠습니다.
자, 카세미루. 분명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카세미루가 전술적으로 가져다주는 장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역시나 수비적인 장점들이죠. 카세미루 본인이 일대일로 경합해서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는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카세미루의 최대 장점은 선수들 간의 경합이 아닌, 포백 라인의 보호와 더불어 수비수들에게 일정한 공간을 분배하고, 그 공간을 조율하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어떤 분들은 이걸 수비 시프트라고 하시는데, 저 같은 축알못은 그런 고급 용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냥 카세미루가 수비수들에게 공간을 분배하고, 조율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만 표현하겠습니다.
이게 상당히 쉬워 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분명히 공격 상황에서 카세미루는 지능적인 선수는 아니라고 보지만, 수비 상황에서 공간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줄 아는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다른 팀에서도 정말 적습니다.
이에 능한 선수들은 본인이 직접 수비 커버를 들어가거나, 혹은 동료들을 활용해야만 하죠. 그만큼 수비에 특화된 선수들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공수에 걸쳐 다재다능함을 요구하는 현대 축구에서 카세미루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는 점점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적어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물론, 카세미루가 이런 역할에 장점이 있는 이유는 분명히 최후방에서 뛰는 세르히오 라모스의 역할도 있다고 봅니다. 라모스가 다혈질적인 성격과 거친 플레이로 카드 수집한다고 욕을 많이 먹지만, 그만큼 전술적으로 안겨다주는 게 많죠. 여기에 라모스가 부담하는 영역도 넓다 보니까 그만큼 상대와 경합하는 횟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즉, 개인적으로 카세미루의 이런 장점들이 빛나는 이유는 분명 라모스의 존재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르히오 라모스와의 호흡 문제를 떠나서도 수비 상황에서 카세미루가 가져다주는 공간 활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비 전술이 안정적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카세미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백업이자, 그가 떠난 이후 수비 전술을 책임질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목말라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런 전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카세미루와 비슷한 성향의 수비형 미드필더만을 찾거나, 혹은 지금의 수비 전술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레알 매니아든, 레알 마드리드 코리아든, 제 블로그 이웃 분들이든지 간에 많은 분이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3연패를 지켜보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저만큼이나 잘 알고 계시죠. CR7의 엄청난 활약, 마르셀로의 공격적인 플레이도 있지만, 이들을 보좌했던 크카모 조합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크카모 조합은 CR7이 떠남으로써 그 수명이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루카 모드리치의 노쇠화 부분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지만, 모드리치의 노쇠화 여부를 떠나서 미드필더 개개인의 성향과 조합 자체가 더는 CR7 한 명의 득점력을 높여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제 모드리치가 페데리코 발베르데에게 밀려남으로써 우리 팀의 중원은 토니 크로스의 빌드업 능력과 영향력을 높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진 상황입니다.
당연히 중원에서 역할 자체가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세미루가 지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시즌 카세미루는 토니 크로스와 페데리코 발베르데 못잖게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본인의 기량이 향상된 점도 있지만, 기존의 역할에서 일부분 달라졌기 때문이죠.
지금의 미드필더 조합은 결국 최대 3년, 그러니까 2022/2023시즌까지라고 봅니다. 이는 모두가 알다시피 토니 크로스가 이번 계약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라고 못 박아둔 점이 결정적이며, 마르틴 외데고르와 헤이니에르 제수스 등 구단이 영입한 유망주들이 이 시기에 정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카세미루의 역할도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때 카세미루의 나이도 만 31살이 되기 때문이고, 그만큼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저 시기에는 우리 팀의 수비진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시기에 세르히오 라모스가 은퇴를 할 수도 있고, 혹은 저 시기에 이미 팀을 떠났을지도 모르니까요. 여기에 다니엘 카르바할과 라파엘 바란도 30대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대체자와 더불어 기존의 수비 방식과 다른 형태의 수비 방식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라파엘 바란인 경우 센터백이라는 포지션 특성상 롱런할 가능성이 크지만, 다니엘 카르바할은 풀백들이 30살 기점으로 기량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죠. 즉, 2022년에서 2023년은 중원과 더불어 수비 자체가 대대적인 개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원과 수비 시스템 자체가 변화기를 겪으면서 대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큽니다.
많은 분이 알다시피 이 팀은 오랫동안 CR7과 더불어 세르히오 라모스가 수비와 공격에서의 핵심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 라모스가 떠나면 당연히 중원 시스템 자체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마련이죠. 그 말은 즉, 카세미루를 중심으로 한 공간 방어적인 수비 전술이 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현대 축구에서 선수 대 선수로 전술을 완벽하게 대체하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성향이라고 생각해서 영입했던 선수가 압박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나, 알고 보니 이전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서 잘했다는 게 드러나곤 하죠.
특히, 이 팀은 오랫동안 공격에서는 CR7이, 미드필더에서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가, 수비에서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마르셀루, 다니엘 카르바할 등이 시스템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다른 어느 팀보다도 선수 변화와 더불어 전술적 변화에 대한 시행착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성향의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서 그 선수가 성공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카세미루의 백업이자 장기적인 대체자로 거론되는 스타드 렌의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도 따지고 보면 카세미루의 역할을 맞바꾸겠다는 뜻이 아닌, 이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면서 다른 장점들을 바탕으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겠다는 뜻이죠.
일전에 제가 썼던 글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를 상당히 좋게 평가합니다. 물론, 여러 차례 거론했듯이 카마빙가는 카세미루와 같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죠. 오른쪽 측면에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고, 공을 탈취한 이후 곧바로 공격으로 전개하는 능력과 더불어 빌드업이 뛰어난 미드필더입니다. 여기에 왼발 킥이 좋아서 왼발 크로스나, 패스가 제대로 걸리면 매우 치명적입니다.
추측이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카세미루의 대체자뿐만 아니라 토니 크로스 이후 팀의 빌드업을 책임질 미드필더로 카마빙가를 낙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AFC 아약스의 유소년 선수인 케네스 테일러를 영입하기를 원했지만, 저 같은 방구석 여포보다 수비적인 기술이 더 좋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를 선택한 구단과 후니 칼라팟의 안목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네요.
무엇보다 최근 몇 년 동안 축구에서 “수비란 걸어 잠그는 축구가 아니다. 공격이야 말로 최선의 수비다”라는 식으로 바뀌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 레알 마드리드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팀일수록 선수들에게 다재다능함, 그중에서도 공격적인 재능을 많이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챔피언스 리그 3연패 때도 되돌아본다면, 카세미루와 케일러 나바스는 틈만 나면 빌드업이나, 기술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비판받곤 했죠. 결과가 좋아서 그렇지, 두 선수는 3연패 시기 자주 비판받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잘해야만 하는 게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숙명이죠.
물론, 유소년 선수에 안토니오 블랑코(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와 후베닐 B의 사비 신테스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있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 순수하게 수비적인 성향만 놓고 본다면,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블랑코가 아니라 신테스가 그 자리에 더 적합한 선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저는 과연 이들이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나 페데리코 발베르데처럼 구단에 많은 것을 안겨다줄 수 있는 선수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이는 우리 팀의 유소년 선수들의 기량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현재로서 저 두 선수들이 다양한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확실한 선택지인 까닭이죠. 즉, 카세미루의 대체자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자 최선의 방안이기도 합니다.
댓글 9
-
TheWeeknd 2020.06.08*좋은글 잘봤습니다 꼭 카마빙가 왔으면 좋겠네요
-
Ibrahimovic 2020.06.08카세미루 정말 유니크 하고 좋은 선수라 아마 똑같지는 않고 말씀하신것처럼 다른 유형으로 대체 하게 될듯 한데 카마빙가도 자신만의 유니크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네요
-
모드리치 쬲 2020.06.08*카마빙가가 영입 된다면 중원 조합은 어떻게 될지 정말 기대됩니다ㅎㅎ카마빙가가 전통적 수미인 카세미루의 자리는 대체 못하겠죠?ㅠㅠ
-
Mercedes 2020.06.08세월에 따른 대체자를 생각하니 아쉽네요...
어디 레돈도 같은 선수 또 안나올까요 -
까스띠야 2020.06.08맞아요. 대체자라고 해서 같은 유형의 선수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
-
마르코 로이스 2020.06.08구단의 방향성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카마빙가를 박투박 성향을 지닌 원볼란치로 키우는게 제일 좋지 않나는 생각이 있습니다
-
Galácticos21 2020.06.09카미방가 느그발 외데고르 전부 우측 메짤라 지역에서 자리 잡고 있는데 과연 교통 정리가 어떻게 될런지...
-
sonreal7 2020.06.09카마빙가를 약간 야야투레 전성기 하위호환쯤으로 생각하면 되려나..
-
거기서현 2020.06.11카세미루의 중원에서 수비 공헌도가 엄청난데
발데바르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키마빙가를
카세미루 대체자로 생각한다면 중원 삼미들 전부
스피드 좋고 수비 가담 잘하고 수비력도 평균이상은
되어야 카세미루 부재시 수비 공백을 매꿀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