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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에게 자극 받았으면

Benjamin Ryu 2020.02.07 23:29 조회 4,261 추천 6
브라질 리그 시절부터 꾸준하게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지켜봤고, 매번 호드리구보다 비니시우스의 잠재력이 더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비니시우스가 주춤거리고 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호드리구보다 비니시우스가 성장세가 더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비니시우스를 호드리구보다 더 높게 평가했던 이유는 비니시우스가 가진 피지컬적인 부분도 있지만, 두 선수의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호드리구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건 다르게 해석하면 그만큼 위험성이 적은 플레이를 펼친다는 뜻이기도 하죠.

반면, 비니시우스인 경우 안정적인 플레이와 거리가 먼 선수지만, 본인이 이것저것 시도하기를 좋아하는 저돌적인 선수인 데다가 본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대와 경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선수입니다. 이 때문에 한때 좋지 않은 소리를 듣기도 했었죠. 이건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플라멩구 시절에도 자주 들었던 소리입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는 어린 선수들입니다. 어린 선수들은 이것저것 시도하는 게 용서가 되는 시기죠. 비니시우스가 이 시기에 수많은 욕을 먹었지만, 최근 출전한 경기에서 본인이 본인의 약점을 서서히 극복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호드리구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아쉽습니다. 한창 이것저것 해봐야 하는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어요.

하지만 호드리구도 우리 팀 선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든 호드리구 역시 비니시우스와 함께 오랫동안 지켜본 선수인 만큼 애정이 있죠.

제가 호드리구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본인이 매우 영리한 선수임에도 스스로 본인의 한계점을 만들어 놓고 플레이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마르처럼 영리하게 파울을 얻어낼 수 있음에도, 좀 더 뛰어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음에도 본인이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모습만 보여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물론, 산투스 시절 왼쪽 측면에서 뛰었을 때는 정말 저돌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였습니다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상대의 강한 견제와 더불어 브라질 리그 자체가 워낙 거칠다 보니 본인 스스로 플레이가 위축됐다는 생각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런 성향이 라리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비니시우스도 호드리구 못잖게 엄청난 견제를 받았거든요? 아니, 오히려 비니시우스가 호드리구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니시우스 뛰었을 때는 브라질 선수들이 댄놓고 비니시우스 무릎 향해서 다리를 높게 들었거든요. 그리고 비니시우스는 결국 부상으로 이탈했었습니다.

그러나 부상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죠. 그리고 호드리구와 달리 비니시우스의 이런 성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플레이에 턴오버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게 아니죠. 턴오버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내준다는 것이고, 그 말은 즉슨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소리니까요.

그러나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모두 어린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팀의 미래라는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물론, 몇몇 분들은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가 실책을 범한다면 비판하겠지만, 저처럼 "아직 어린 선수들이야. 기다려줘야해" 같은 말을 하면서 감싸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나이대 선수들은 비판도 많이 받지만, 동시에 많은 지지를 받는 시기죠.

특히, 레알 마드리드 같은 구단은 인내심이 크지 않기에 지금처럼 어린 나이에 본인의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시기도 길지 않습니다. 과거 곤살로 이과인과 마르셀로가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 뛰어난 선수로 성장했듯이 많은 분이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도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랄 것입니다. 이건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호드리구에게 바라는 것은 득점이나, 도움이 아닙니다. 비니시우스처럼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이것저것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본인이 그런 시도를 바탕으로 본인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고, 이걸 극복하면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인데, 호드리구는 비니시우스와 달리 계속 본인이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비니시우스의 플레이를 보면서 본인도 경각심을 가지고 동시에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물론, 타고난 피지컬 자체는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보다 떨어지기에 우리는 호드리구에게 비니시우스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플레이의 완성도라든가 다재다능함,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호드리구가 현재까지는 비니시우스보다 더 낫죠. 본인이 비니시우스처럼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더욱 좋은 선수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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