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에게 자극 받았으면
브라질 리그 시절부터 꾸준하게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지켜봤고, 매번 호드리구보다 비니시우스의 잠재력이 더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비니시우스가 주춤거리고 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호드리구보다 비니시우스가 성장세가 더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비니시우스를 호드리구보다 더 높게 평가했던 이유는 비니시우스가 가진 피지컬적인 부분도 있지만, 두 선수의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호드리구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건 다르게 해석하면 그만큼 위험성이 적은 플레이를 펼친다는 뜻이기도 하죠.
반면, 비니시우스인 경우 안정적인 플레이와 거리가 먼 선수지만, 본인이 이것저것 시도하기를 좋아하는 저돌적인 선수인 데다가 본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대와 경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선수입니다. 이 때문에 한때 좋지 않은 소리를 듣기도 했었죠. 이건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플라멩구 시절에도 자주 들었던 소리입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는 어린 선수들입니다. 어린 선수들은 이것저것 시도하는 게 용서가 되는 시기죠. 비니시우스가 이 시기에 수많은 욕을 먹었지만, 최근 출전한 경기에서 본인이 본인의 약점을 서서히 극복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반면, 호드리구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아쉽습니다. 한창 이것저것 해봐야 하는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어요.
하지만 호드리구도 우리 팀 선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든 호드리구 역시 비니시우스와 함께 오랫동안 지켜본 선수인 만큼 애정이 있죠.
제가 호드리구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본인이 매우 영리한 선수임에도 스스로 본인의 한계점을 만들어 놓고 플레이한다는 점입니다. 네이마르처럼 영리하게 파울을 얻어낼 수 있음에도, 좀 더 뛰어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음에도 본인이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모습만 보여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물론, 산투스 시절 왼쪽 측면에서 뛰었을 때는 정말 저돌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였습니다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상대의 강한 견제와 더불어 브라질 리그 자체가 워낙 거칠다 보니 본인 스스로 플레이가 위축됐다는 생각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런 성향이 라리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비니시우스도 호드리구 못잖게 엄청난 견제를 받았거든요? 아니, 오히려 비니시우스가 호드리구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니시우스 뛰었을 때는 브라질 선수들이 댄놓고 비니시우스 무릎 향해서 다리를 높게 들었거든요. 그리고 비니시우스는 결국 부상으로 이탈했었습니다.
그러나 부상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죠. 그리고 호드리구와 달리 비니시우스의 이런 성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플레이에 턴오버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게 아니죠. 턴오버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내준다는 것이고, 그 말은 즉슨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소리니까요.
그러나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모두 어린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팀의 미래라는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물론, 몇몇 분들은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가 실책을 범한다면 비판하겠지만, 저처럼 "아직 어린 선수들이야. 기다려줘야해" 같은 말을 하면서 감싸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나이대 선수들은 비판도 많이 받지만, 동시에 많은 지지를 받는 시기죠.
특히, 레알 마드리드 같은 구단은 인내심이 크지 않기에 지금처럼 어린 나이에 본인의 한계를 깨부술 수 있는 시기도 길지 않습니다. 과거 곤살로 이과인과 마르셀로가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 뛰어난 선수로 성장했듯이 많은 분이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도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랄 것입니다. 이건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호드리구에게 바라는 것은 득점이나, 도움이 아닙니다. 비니시우스처럼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이것저것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본인이 그런 시도를 바탕으로 본인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고, 이걸 극복하면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인데, 호드리구는 비니시우스와 달리 계속 본인이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비니시우스의 플레이를 보면서 본인도 경각심을 가지고 동시에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물론, 타고난 피지컬 자체는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보다 떨어지기에 우리는 호드리구에게 비니시우스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플레이의 완성도라든가 다재다능함,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호드리구가 현재까지는 비니시우스보다 더 낫죠. 본인이 비니시우스처럼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더욱 좋은 선수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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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2.07서로 좋은 라이벌 관계를 유지 하는게 최선이겠죠, 서로가 서로에게 성장에 도움을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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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icius 2020.02.07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상황이 정반대였으니 ㅋㅋ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서 둘 다 잘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
갓베날 2020.02.08브라질에서의 모슥을 몰라서 그런지 호드리구에게 폭발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좀 들더라고요. 호드리구의 과감한 모습을 함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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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rahimovic 2020.02.08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그런 친구이자 라이벌이 되서 양윙을 책임져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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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슥호 2020.02.08호드리구의 완성형은 누구정도 일까요???
뭔가 이 친구는 항상 80점만 맞으려고 하는거 같아서 좀 아쉬운거 같네여
비니시우스는 이래저래 돌파도 해보고 슛도 말도안되지만 질러보고 하는데
호드리구는 도전하기보다는 백패스하는걸 더 많이 보게 되는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Benjamin Ryu 2020.02.08@이슥호 룩바 상위 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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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이슥호 2020.02.08@Benjamin Ryu 룩바 상위 호환이면,,,,,,,너무,,,,,,,제가 기대가 컸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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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DATOR 2020.02.08호드리구는 일단 나이도 어린대다가
계속 오른쪽에 서고 있다는 점에서 억울한 측면이 있지 싶어요.
비니시우스처럼 시즌 중간에 이렇게 축구력이 갑자기 상승하는게 더 이상한거지 호드리구는 사실 보여줄 거 보여줬고, 그 나이대에서 당연한 수순을 밟는거라고 봅니다. 완성된 선수이니 본인이 좀 더 경험이 쌓이고 투쟁심을 가진다면 매년 성장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Slipknot 2020.02.08@PREDATOR 호드리구는 아자르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짤라들어가는 크랙형 윙포같은데,,
오른쪽에서 뛰고있으니 80퍼센트정도밖에 기량이 안나오는 모양새 -
Zidane 2020.02.08글에 제 마음이 꽉 와 닿네요... 추천 하고 가요
글 감사합니다. -
4라모스 2020.02.08윙 자리에 영입이 있다면 다음시즌에 두 선수가 다 남지는 않을거같은데 둘 다 임대 보내기도 어려울거같고 임대 보낸다면 아무래도 호드리구여야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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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ULmadrid 2020.02.08전반기만 해도 호드리구 해트트릭에 비니시우스는 임대 보내야 된다는 얘기도 많았는데 상황이 완전 뒤바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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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2020.02.08그래도 몇주전까진 비니시우스가 호드리구를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ㅠ 이 둘에게 각자의 모습이 동기부여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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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o 2020.02.08둘이 메날두마냥 경쟁하다가 둘 다 메날두급 선수되서 오래오래 우리팀에서 뛰어줬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