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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

질서, 규율, 겸손

토티 2019.12.27 19:32 조회 3,335 추천 9

감독 라울의 지도원칙 (마르카 1면)

선수들은 홈경기에서나 원정경기에서나 구단에서 공식 제공된 의류 상하의만 입어야 한다. 외관으로 관중의 눈에 띄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세면백이나 모자도 허용되지 않으며 스마트폰을 손에 들어서도 안 된다.

라울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러한 원칙들을 세웠다. ‘600유로를 호가하는 루이비통 백팩을 메고 원정에 가면 안 된다’, ‘고가의 헤드폰이나 개인브랜드 신발, 백팩도 안 된다’, ‘슬리퍼까지 포함해 몸에 입는 모든 것은 구단에서 제공된 것이어야만 한다’ 등이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출신이라는 이유로 쉽게 자만해지고 거만해질 것에 대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실제로 카스티야 선수들은 세군다B의 나머지 팀들보다 좋은 시설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규율을 어기면 벌금이다. 경기 당일 선수들은 1시간 40분 전까지 발데베바스에 도착해 복장을 갖춰야 한다. 버스에 늦게 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두고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라울의 팀 모토는 책임감, 겸손, 존중, 희생이다.

라울의 이러한 지도방식은 1군 선수들에게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A매치 기간에 국가대표로 뽑히지 않고 남은 1군 선수들과 가진 연습경기에서 1군이 졌다. 라울의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달리고 누볐다.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경기에서 지고 상응하는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

순수히 축구적으로만 볼 때 라울은 특출난 유망주가 없고 세군다 승격과도 거리가 먼 팀을 이끌고 있다(현재 12위). 팀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였던 쿠보와 호드리구가 없고 후베닐A 선수로만 운영하고 있지만 라울의 철학은 확실했다.

라울은 선수들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주인공이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기회를 포기하지 않고 활용하는 법과 경기 후 자기시간 관리 등과 같은 경험적 측면에서의 지도도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은 감독에 대해 “무척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은 97년생 이하이기 때문에 라울이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것은 알지만 감독으로 더 익숙하다.

라울은 스포트라이트를 꺼린다. 지난 시즌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한 저명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체계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기획해 감독 2명, 선수 2명, 종사자들의 일상을 취재하려 했다. 회의에 유소년 카테고리 전체 감독들을 모아놓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의견을 나눴다. 감독이 고른 감독 2명은 라울과 알론소였다. 알론소는 라커룸 녹화에 동의하지 않았고 라울은 회의가 끝나자 거수해 다큐멘터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이 기획은 폐기되었다.

자신의 원칙을 강요하는 지도자다. 사치 없이 깔끔하고 규율을 지켜야 하며, 배우고 실천하면 경기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라울이 어떤 사람인지를 차츰 알아가고 있는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성장이 최우선인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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