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ter_list
오사수나일요일 2시30분

비니시우스가 지단 체제에서 걱정되는 세 가지 이유

Benjamin Ryu 2019.08.18 20:23 조회 4,012 추천 4
예전에 제가 축구 게시판에 지단이 복귀하면 비니시우스가 겉돌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때는 혹시나 하고 어디까지나 예상했던 것이지만, 지금 지단 체제에서 비니시우스를 본 이후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첫 번째, 비니시우스는 공이 순환되는 축구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아닙니다. 이건 제가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이나, 플라멩구 시절에도 느낀 것이지만, 두 팀 모두 패스 플레이로 기회를 창출하거나, 공의 순환을 중시하는 팀은 아니었습니다. 비니시우스는 예전부터 자기 자신이 전술이었던 선수였고 또 여기에는 알랑 소우자라는 확실한 플레이 메이커이자 도우미가 있었습니다.

비니시우스는 필드의 4분의 3지점에서 동료들, 그중에서도 플레이 메이커들과 유기적으로 패스를 주고받기보다 키 패스를 받은 이후 직접 돌파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지단 체제에서 이런 모습은 거의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비니시우스는 측면에서 넓게 움직이면서 본인이 이것저것 하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그만큼 넓은 공간을 얻으면 확실하게 마무리짓는 선수입니다. 레매 회원분들이 비니시우스 슈팅이 나쁘다, 골 결정력이 좋지 않다 이러지만, 정작 예전부터 비니시우스의 강점으로 뽑혔던 부분이 결정력이었고 애초에 이 친구는 예전부터 스코어러로 클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때 경기 쭉 보면 킥이 기복이 있을 뿐이지 정작 드리블보다 강점으로 평가받은 건 골 결정력입니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이게 안 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르셀로의 존재가 너무 커요.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마르셀로가 거의 10년 가까이 팀의 공격 전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게 컸는데, 갑자기 이걸 바꾸자니 비니시우스의 역할이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많이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르셀로를 빼자니 이게 참 애매한 게 마르셀로를 빼면 크로스가 망합니다. 이게 뭔 말도 안 되냐는 소리일 수 있지만, 크로스인 경우 타고난 민첩성이 떨어지는 선수이다 보니 협력 압박이나, 역습 상황에서 손수무책으로 당합니다. 크로스는 타고난 기술력과 볼 키핑 능력으로 압박을 제칠 수 있는 선수지만, 여러 명의 선수가 높은 지점에서 압박을 가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마르셀로가 상당히 높은 지점에서 오버래핑을 하면서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의 압박을 빗겨내고 동시에 크로스를 보호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시스템에 오랫동안 적응되다 보니 비니시우스가 지금 지단 시스템에 당장 자리잡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망디 영입을 보고 좀 기대하는 게 있다면, 망디가 유리몸이냐 아니냐 떠나서 어쨌든 이 선수는 마르셀로의 대체자로 온 선수고 또 앞으로 팀의 측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질 선수인 만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함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한 몫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라리가는 공간이 잘 안 나는 리그입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에 있어서만큼은 라리가가 다른 리그에 비해 강하다 보니 예전에도 지적했지만, 비니시우스처럼 공간을 넓게 활용해야 하는 선수들일수록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동료들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위해서 공간을 창출해주거나, 혹은 상대의 신경을 끌 수 있는 오프 더 볼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 팀은 그런 선수가 많지 않습니다ㅠ

레매는 물론이고 전 세계 어디서나 이스코가 볼 끈다고 욕 먹지만, 제가 이스코를 절대로 매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구장창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이스코가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공간으로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테크니션이기 때문입니다. 아자르인 경우 본인 스스로가 공간을 창출해서 아예 돌파하는 스타일이라면, 이스코는 좁은 지역에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이후 공간을 만들어준 이후 동료들에게 그 공간을 제공해주는 선수입니다. 비니시우스가 지공 상황에 약점이 있지만, 이스코와 호흡을 맞춘다면 이런 지공 상황에서도 곧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지금 지단 체제에서 이스코는 주전이 아닙니다. 결국, 비니시우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스코가 주전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보는데, 문제는 지단이 과연 그럴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네이마르냐, 아자르냐, 호드리구냐, 쿠보냐 이걸 다 떠나서 결국 비니시우스를 제대로 쓰려면 프리롤 형태로 써야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지금 지단은 아예 시스템을 새로 갈아엎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중인데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가 지단 축구에 적합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저 말고도 다른 분들도 지적했던 걸로 아는데, 전 지단이 원하는 축구는 결국 포그바가 영입됨으로써 완전히 구축되리라 봅니다. 즉, 지단이 계속 포그바 원하는 이유는 결국 포그바를 중심으로 팀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말인데, 안 그래도 프리롤 성향이 많은 이 팀에서 비니시우스가 그 축을 담당하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format_list_bulleted

댓글 16

arrow_upward 선수단 리빌딩보다 급한게 의료 리빌딩 아닐까요 arrow_downward 추가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