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네이마르가 시장에 나온게 야속하네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속된 말로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아다리가 맞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몇 년간 구단이 성공에 심취해 안일하게 대처한 점은 분명하지만, 이렇게까지 업보로 돌려받아야 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축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애초에 PSG가 네이마르를 한 시즌 동안 만이라도 더 데리고 간다고 했으면 이 모든 사단이 일어났을지 싶네요. 오히려 네이마르가 갑작스레 시장에 나온 것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필이면 왜 이 타이밍에, 그리고 하필이면 안 그래도 서로 비교하면서 물고 뜯기 좋은 떡밥인 옆 동네랑 엮여서.
네이마르 사가가 없었다면 아마 레매 분들은 남은 이적 시장 판더베이크를 기다리면서 혹여 포그바가 남은 이적시장 동안 영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던가, 또는 다음 시즌 전술은 어떤 형태가 최선일지 등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셨겠죠. 허나 지금은 유망주 정책이나 네이마르 영입의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커뮤니티가 분주합니다. 때로는 찬반으로 갈려 과열되는 양상도 보이구요.
팬들끼리 애정을 가지고 팀의 미래에 대해 건설적인 토론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이 이번 호날두 참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일개 아시아 팬덤의 이역만리 떨어진 구단을 향한 소리 없는 아우성 뿐이지 않나하는 무상감이 듭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 선수 하나 때문에 레매 분들끼리만 괜히 열을 올리고 감성을 소모하는 것이 아닌가 하구요.
서론이 매우 길었습니다. 구단 현황에 관련된 사견이나 몇 자 적어 보겠습니다.
1. 첫 번째로 FFP 2.0의 발효. 사실상 이번 이적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죠. 항간에 떠도는 세부 내용은 대충 (1) 넷스펜딩 -100m을 맞추는 것이 최선이다 (2) -100m을 초과하는 적자를 낼 경우 추가적인 재정 건전성 심사를 받는다 (3) 나이가 어린 선수의 이적료는 집계에서 제외한다 등등 많지만, 이런저런 설만 가득하고 정작 실체를 명확히 단정 지을 수가 없습니다.
이적을 제한하는 장치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료가 사실상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의 전부인 이적 시장에서 팀의 가용 자원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팬 입장에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이적 시장을 불안감 속에서 무언가에 쫓기듯이 보낸 느낌이 드네요.
명확성 면에서나 발효 시점 측면에서나 참 아쉬운 점이 많은데 이건 뭐 우리 구단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니, 그냥 운 없는 것으로 치고 넘어갈 수야 있겠습니다.
2. 두 번째로 보드진. 제 스탠스는 명확합니다. 영입은 더 잘 할 수는 있었지만 할 만큼 했고 방출은 정말 반성이 필요하다, 이 정도입니다. 이번 이적 시장의 패인은 과거의 영입과 현재의 방출이지, 이번 이적 시장의 영입 탓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순위에 관한 아쉬움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선수의 면면을 보면 충분히 구단 차원에서 영입할 만한 자원들입니다. 아자르는 일단 말할 것도 없고, 요비치와 멘디, 밀리탕은 마리아노, 레길론과 나초/바예호를 중용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꼭 필요한 영입이었습니다. 특히 요비치 영입 안했으면 지단-벤제마 를 두고 얼마나 알제리-프랑스 향우회라고 조리돌림했을지 싶네요.
다만 문제는, 이번 이적 시장을 통해 뎁스를 상당히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을 낭비한 탓에 플랜A에 큰 변동 사항이 없다는 데 있죠. 대신 데려온 유망주도 당분간은 위상이 낮아질 일만 남은 한 국가에서 모조리 데려온 선수들이었구요. 명백한 페레즈의 오판입니다. 근데 이렇듯 온전히 과거의 과실로 인해 올해 플랜A를 바꾸지 못했느냐라고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이번 이적 시장에서의 방출 작업이 최대 패인입니다. 전권에 준하는 권한을 약속 받고 돌아온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상 감독이 기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선수 중에 나간 선수가 없습니다. 하메스랑 마리아노야 그렇다 치고 베일을 이적시킬 수 있었음에도 내보내지 않은 점은 페레즈의 아집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적료 몇 푼 받겠다고 그 막대한 페이롤 절약을 포기한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네요.
3. 세 번째로 지단. 그간 우리 팀에 선수로나 감독으로나 기여한 공로가 매우 큰 레전드고 어려운 상황 속 돌아와 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적 시장은 항상 본인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도 않을 뿐더러, 특히 이번 이적 시장은 여러 구조적인 악재가 겹쳐 구단 입장에서 감독의 요구 전부를 들어주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빈정이 상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을 때 차선책을 찾으려는 시도라도 해 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 유형이 매사에 반대만 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사람인데, 지단이 눈에 차는 선수가 없는지 이러한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 더 베이크나 하메스 모두 싫다고 하면서 정작 문이 사실상 닫힌 영국의 포그바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이렇듯 지단과 보드진의 관계는 사실상 구단 내에서 본인의 권위와 자존심을 걸고 치킨 게임을 하고 있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팬 입장에서는 그저 어느 한 쪽이 하루 빨리 아집을 거두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요. 현 상황에서 정말 답답한 점은, 모두가 명암이 존재하기에 차라리 한 명을 꼽아서 잘못을 돌릴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안그래도 1~3번 문제로 구단이 시끄러운 와중에 FFP 2.0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철퇴처럼 가해지고, 가족까지 설득해서 데려온 원더키드는 시즌 시작 전부터 시즌 아웃, 거기에다 네이마르가 매물로 풀리고, 그마저도 초반에는 우리 팀 이야기가 나오다가 이제 옆 동네로 간다라... 이쯤되면 네이마르가 시장에 나온 것이 오히려 야속하네요. 마냥 영입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몇 시즌 더 PSG에 있었으면 좋겠네요.
횡설수설 쓰인 긴 푸념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아무쪼록 모두 더운 여름 잘 나시길 바랍니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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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o 2019.08.14*지단은 본인이 다시 돌아온 이상 본인 뜻대로 모든걸 하고싶어 하는 모양새고
페레즈는 나도 할만큼 했으니 너도 조금 양보해라 이런 모양새 같아요
근데 지단도 이럴거면 다시 날 왜 부른거냐 원하는 영입 아니면 난 내 입맛에 맞는 애들만 데리고 갈거임 알아서해 이거같네요 -
할라피뇨 2019.08.14아니 왜이렇게 합이 안맞는지 모르겠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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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i Toni Kroos 2019.08.14개인적으로 네이마르 자체는 아쉽지 않은데 이적하는게 하필 저쪽이고 여기에 저쪽이랑 이적시장을 비교했을때 돈은 더 많이 썼는데 저쪽보다 확실히 부족해보이는게 이해 안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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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ca 2019.08.14지단의 팬으로써 지단에 대한 뇌피셜을 늘어 놓아 보자면..
포그바를 기다렷고, 구단에서 노력했지만 도저히 안된다고 했을 때 받아들이고 반더영입에 수긍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실제로 기사들로 봤을때 계약이 진전되는 것 같았구요.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네이마르 사가가 터집니다. 지단이 가만히 보니 네이마르 살돈이면 포그바 살수 있는데 구단측이 본인 상대로 구라친듯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반더이고 네이마르고 다 필요없고 포그바 사 내라. 돈 있는거 분명 봤으니 구라칠 생각 더이상 말고..
라는 입장 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단이 잘한건 아니라고 보지만.. 이번 이적시장 영입에 관해서도 저는 페레즈가 잘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적시장 성공여부는 \"포그바 or 네이마르 영입 + 베일방출\" 이라고 봅니다.
둘중 하나만 하면 쏘쏘, 둘다 못하면 실패라고 봅니다. -
subdirectory_arrow_right Andre Falkao 2019.08.14@shaca ㅋㅋㅋㅋㅋㅋ그럴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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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날둥 2019.08.14저번시즌에 나왔으면 딱 맞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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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통찰력 2019.08.14선임대 후의무이적도 가능한데 그냥 의지가 없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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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onysd 2019.08.14*가족까지 설득해 데려온 시즌아웃된 원더키드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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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토ni크 2019.08.14@orionysd 아센시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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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directory_arrow_right Sephie 2019.08.14@orionysd 노답시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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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의레알 2019.08.14이렇게 토론하고 푸념하고 뭐 그러려고 이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 표현의 자유말이죠 ㅋㅋㅋ 다만 다수에게 피해나 불쾌감을 주는 언행은 삼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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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로드 2019.08.14지금 상황자체가 네이마르가 나 바르셀로나 보내줘 하고 땡깡 부리고 올해 안보내주면 카타르 홍보대사도 이제 안해 까지 해서 여기까지 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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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hj 2019.08.14*쓰신 대부분의 현상황에 대한 판단은 공감합니다. 제가 1시간 단위로 neymar라고 구글에 기사 검색하는데 정말 쏟아지네요 ㅋㅋ 네이마르는 정말 중요합니다. 페레즈가 왜이렇게 집착하는지 조금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고 싶네요. 레알 진성 팬들 아니고서는 스타를 보러 구장에 갑니다. NBA도 그렇죠? 네이마르가 우리 팀에 있으면 전세계에서 관심이 몰리고 마드리드로 가서 방문하고 축구경기보고 굿즈 사고 그럴겁니다. 저도 외국 팬으로서 제가 보고싶은 스타가 있는 팀에만 경기를 아주 가끔이지만 보러 가게 되더군요.
성적만 좋으면 되는거 아니냐 하시겠지만, 성적 중요하지만 프로 스포츠는 스타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지금 바르샤에는 인스타 팔로워 1.2억 메시가 있고, 네이마르도 1.2억입니다. 그 유명한 포그바가 3천7백만, 음바페가 3천3백만, 아자르가 2천5백만입니다. 네이마르 메시 둘이 뭉치면 어떻게 될까요? 레알 골수 팬 아닌 일반인이 마드리드로 갈건지 바르셀로나로 갈건지 불보듯 뻔하죠. 더군다나 네이마르는 단순 팬만 많은게 아니고 실력까지 좋습니다.
네이마르가 바르샤 가는 순간 경영진 입장에서는 재앙입니다. 그래서 방출에서도 네이마르 영입을 위해 현금을 계속 받으려다 저 사단이 났을수도 있습니다. -
마누 2019.08.16그저 파리잔류를 기도해야죠 제발...레오형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