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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수나일요일 2시30분

호날두에게 정말 실망이 큽니다

라젖 2019.07.27 16:17 조회 3,270
우리팀 레전드로서 오랜 기간 활약하는 동안 그를 정말 무던히도 응원하고 옹호했습니다. 호날도 같은 거 할 땐 개인적으로 싫기도 했지만 어쨌든 타 팀 팬들이 까는 걸 보면 괜히 억울해서 키배 붙기도 했었죠. 승부욕이 넘쳐서 그렇다, 일순 자제력을 잃을 수도 있는 거다..저 자신조차 동의하지 않는 말들로 억지 실드를 쳤어요.

탈세 건이 터지고 주급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으며 이별이 가시화되던 시기가 생각납니다. 저는 호날두를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구단과 호날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봐서 그랬던 거지 호날두가 싫어진 건 아니었습니다. 떠나는 호날두를 보며 섭섭함과 아쉬움을 느꼈고 떠나가서도 멋진 활약 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랬던 것은, 호날두가 다소 감정적이고 이기적인 면은 있더라도 근본은 선량하고 멋진 사람이며 훌륭한 프로 축구 선수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메시가 눈을 찢고 다니는 동안 호날두는 일본인 소년의 어눌한 포어를 경청해 주었고, 관중석에 슛을 날리고 키득대는 메시와는 달리 걷어낸 공에 맞은 관중에게 아낌없는 팬서비스를 베풀었습니다. 우리가 호날두의 팬서비스와 프로의식에 관한 미담들을 얼마나 많이 들어 왔나요.

바로 그 팬심의 근간, 호날두가 축구팬을 존중하는 축구인이며 선량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믿음, 그러한 인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보냈던 존경...그런 것들이 하룻밤새 싹 사라지네요.

조금이라도 팬들을 존중한다면 그리 해서는 안 됐습니다. 사실 의무 출전 조항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겠고, 경기에 못 나온 것 그렇다 칠 수 있어요. 팬들에게 단 한 번의 성의라도 표시해 줬더라면 이렇게까지 욕 먹진 않았을 겁니다. "컨디션이 나빴다, 많이 기대해 준 팬들에게 미안하다"이 말 하기가 정말 싫었나 봅니다. 싫었어도 해야 했는데 말이죠.

어린 시절 좋아했던 로봇 장난감에 더는 관심이 없듯이. 호날두라는 이름을 들어도 이제 더는 설레지 않네요. 이 선수가 마드리드 역사의 가장 큰 부분이라는 사실조차 불쾌합니다. 제가 CR7을 좋아했던 시절이 이렇게 지나가네요.

답답해서 그냥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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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arrow_upward 이 팀은 중원에서 개싸움 해주는 선수가 부족합니다. arrow_downward 레전드라고 해서 성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